허영만 화백의 싸인

By | 200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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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5 목

지금 기억하기론 아마 이날 기분이 그리 좋진 않았던 것 같다. 2월초에 내가 하고 있었던 일 자체가 짜증을 감수하면서 해야했던 비생산적인 일이었다.
아예 팀원들을 다 퇴근시키고 느긋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지긋하게 일하리라 마음먹었다.
밤 10시쯤 되어 입도 심심한데다 끊었던 담배가 다시 생각나서 회사 바로앞의 훼밀리마트엘 갔다.

시원한 캔커피와 담배를 하나 사서는 회사 현관앞에서 오랜만에 담배를 피워물었다.
훼밀리마트 바로 옆엔 고기집이 있었는데 상호가 매우 독특하다.
고릴라…ㅋㅋㅋ
항정살을 파는 고기집 이름이 고릴라라니… 언제봐도 말도 안되는 간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시간에 거기에서 허영만 화백이 나오는게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고릴라엔 유명인의 싸인들이 벽에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 허영만 화백의 싸인이 있었다는 것으 기억해 냈다.

고릴라 아줌마가 담배를 피는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와서 싸인을 받으라는 신호였다.
친절하게도 아줌마가 A4지 한장과 싸인펜을 가져다 주었다.
난 ~ 물론 허영만씨의 완전한 열혈팬이다.  이미 차에 타서 시동을 걸기 직전이라 싸인을 안해줄 가능성도 있어서 나는 뭔가 카드를 내밀어야 했다.

“선생님, 전 선생님의 열혈팬입니다.  이미 집구석에 각시탈도 가지고 있는걸요”
“아 그래요? 각시탈이면 지금 옥션에 내놔도 상당히 비싸게 팔릴텐데….”

다행이 그 카드가 먹혔는지 허영만 화백이 위와 같이 혼쾌히 싸인을 해주셨다.
후후…사실 우리집엔 식객만 18권이 있고 다른 만화책들은 이미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만 몰두하라는 어머니의 의지가 담긴 분서갱유때 모두 유실되었다.
ㅎㅎ 횡재한 기분~
야근한 인건비가 여기서 나오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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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허영만 화백의 싸인

    1. demitrio

      ㅎㅎ 저도 이걸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아직 감이 안섰습니다. 액자에 걸어놓는건 좀 오버인거 같고..그렇다고 그냥 가지고 있자니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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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무슨의민지 정확히 아시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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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기찬

    하하하 분서갱유라… 넘 재밌습니다.

    저도 일전에 제주도 다녀오다가 비행기 안에서
    모 아나운서의 서명을 받아왔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앨범에 여행 사진과 함께 넣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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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저도 결국 그와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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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꼭 땅에 묻히지는 않았지만 대추나무 아래에서 몇대 얻어맞았으니 그걸 갱유라고 봐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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