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길을 지나다가, 남의 얘기를 듣다가, 페이스북으로 스쳐지나가다 뭔가를 보게 되면 그것이 내 기억을 소환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혼자 머리를 싸매면서 밤늦게 작업을 하다 기분 전환겸 인터넷의 이것 저것을 구경하다 옛추억이 떠오르는 경우다.  그 기억을 그대로 적어내려가면서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그랬음직한 말과 문장으로 메워가며 블로그와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써내려간 것이 나의 에피소드 모음집이 되었다.  대부분은 특정 주제에 대한 나의 관찰과 느낌이다. 가령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한동안 써내려간 수영장 시리즈는 나중에가선 페친들의 독촉에 의해 더 빨리, 많이 쓰게된 사례이고 냉면과 면식의 추억은 페이스북 그룹 면식범에서 많은 분들이 즐겁게 읽어주셨다. 

수영장, 음악, 면식, 연애, 영화, 군대, 성당 등 다양한 소재들이 있는데  나의 유치원 시절부터 현재까지 내 생애의 거의 전 부분을 커버한다. 소재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사람에 대한 관찰이 주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다만 이 에피소드에 등장하지 않는 얘기들은 매일 아니면 자주 상대하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나의 정말 개인적인 부분이다.  사실 그 부분이 더 재미있는데 아직 거기까진 가고 싶진 않았고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즐겁게 읽어주시길~ 


음악 

  • 이상한 밤 : 밝은 달빛이 비추던 어느 가을 밤, 자정부터 시작된 생일 파티에 오라는 전화로 그날의 신비로운 체험이 시작된다. 모든게 비현실적인 것 같았던 그날의 밤풍경은 달과 음악으로 시작하고 끝이 났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하세민씨와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 
  • 도어즈의 단골들 : (J씨의 음반리뷰편) 아마 그날밤 J씨의 고백을 듣지 못했더라면 나의 인생진로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직업적으로 의뢰를 받아 리뷰를 쓰는 것이 그렇게 괴로운 일인줄 몰랐다. 만감이 교차하는 밤이었다고나 할까?
  • 물리치료사 : 단골집이었던 도어즈에 어느날인가부터 정장차림의 젊은 신사가 혼자 드나들기 시작한다. 단골손님들은 그의 직업 알아맞추기 놀이를 시작하는데 먼저 물어보지 않고 그가 와서 말을 걸게하려고 수를 짜낸다. 그가 신청하는 신청곡에 다같이 대응곡을 편성하는 방법으로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하는데…

수영

  • 세 명의 지진아들 : 맨 처음 수영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산토리니 여행을 꿈꾸며 수영을 시작했지만 30대 중반의 뻣뻣한 몸으론 젊은이들의 진도를 쫓아가지 못해 수영 지진아가 되는데 포기할무렵 용기를 북돋워 줄 동료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한다.
  • 모니카 벨루치 : 내 수영실력이 중급을 향하고 있을때 우리반에서 독보적인 외모를 소유한 젊은 여성회원이 개인교습을 부탁해온다. 즐거울수도 있었던 시간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자리가 되었고 모니카 벨루치의 아찔함을 닮았던 그 친구는 자꾸 무리한걸 요구해 오는데…
  • 만삭의 영자 : 수영클래스를 수 년간 다니면서 본 가장 성스러운 수영장면은 만삭의 임산부가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조용히 물살을 가르며 저녁의 수영장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았을때였다. 나뿐만 아니라 클래스의 모든 남녀가 비슷한 생각으로 그 모습을 경건하게 바라보았다.

면식범 

  • 신정동 웰컴냉면 : 신정동으로 이사간 작은 외삼촌이 집에 놀러갈 때마다 바로 옆 골목시장의 냉면을 시켜주셨던 기억. 툇마루에 앉아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아직도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음식의 가치는 끼니를 채운다는 느낌을 넘어 행복을 주는 것 같다.

여성

  • : 4학년때 내 짝이자 우리반 회장이었던 S의 이야기. 매일 꼴뚜기 반찬만 싸오던 나에게 반찬을 아낌없이 내주었고 어느날부터는 내 반찬통까지 하나 더 싸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1학기가 끝나자 서울의 반대편으로 이사를 가면서 전학을 하게 되었고 나를 집으로 초대한다.
  • 매혹의 머천다이저 : 사람의 매력이 외모보다 대화와 매너쪽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계기. 우리회사에서 여자로서 친구나 동료로서 가장 인기 있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다.
  • 달타냥의 탄생 : 우리회사에서 자타 공인 껼떡쇠 3총사라 불리웠던 인물들은 모두 나와 가까웠다. 어느날 삼총사에 이은 네 번째 껄떡쇠가 나타나는데…. 그를 달타냥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런저런

  • 베르나 : 이천 미란다 호텔로 주말 여행을 갔다가 그날 지나칠까 하다 행운권 추첨함에 응모권을 넣었다. 2개월 뒤 1등 당첨을 알리는 전화가 걸려왔다. 살면서 이런 일도 다 있다니. 이 차는 우리가족의 행운의 상징으로 남았다. 에피소드 중 지금도 믿을 수 없는 사건
  • 당구와 직업병 : 대학동기들, 군대동기들과는 오랜세월 당구를 같이 즐겨왔다. 어느날부터인가 이걸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기록이 시작되자 직업병 때문인지 이걸 시스템화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결국 이걸 MS-Access를 이용해 개발하기 시작하는데…
  • 매트리스 전쟁 : 이사를 맞이해 10년간 사용하던 매트리스를 교체하려고 에이스, 실리, 한샘 매장을 찾았다 가격에 큰 충격을 받게되고 그날부터 매트리스 공부에 돌입한다. 결국 가격이 싼 미국의 신흥 매트리스 스타트업의 제품을 직구하기로 결정하는데… 그 과정에서 공부했던 미국 매트리스 산업에 대해 정리한 글

군대

  • 헌혈열외 : 3주차 훈련소의 주말에 온 헌혈차. 모두들 시큰둥했지만 하고나면 커다란 과자봉지를 주는걸 보고 다들 앞다투어 줄을 선다. 그러나 같은 고등학교 1년 선배인 생새우 형은 체중미달로 헌혈을 할 수 없게 되어 복도로 쫓겨나는데… 군복을 입으면 작은 것에도 서운해 지는구나.
  • 장기 : 형과 나 아버지, 작은 아버지, 큰 아버지, 사촌형, 사촌 동생 등 수 십명이 넘는 친척모두가 동네 장기고수였다. 방학때 시골에 모이면 한달내내 장기두는 것이 일상이었다. 결국 이 경쟁력을 가지고 입대를 하는데… 인사계와 수사관 소문난 의무대 인사계까지 모두 차례로 격파하고 사단 장기대회에 나간다
  • 북한산 폭우 : 군수계인 동규와 폭우가 쏟아지는 날 218연대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폭우로 차가 끊겨 고립된다. 그 폭우속에 식당간판만 걸려있는 허름한 건물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 타자기 : 군대에서 인생처음으로 커다란 올리베티 한글 4벌식 타자기를 마주하게되었다. 배우기 어려웠지만 익숙해지자 가끔씩 타자수가 아니라 피아노 연주를 하는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타자기가 내는 소리는 누구에게는 자장가였다.

밥돌이 

  • 밥돌이 – 더 비기닝 : 대학시절이었던 1993년 제주로 수학여행을 간다. 배를 타고 한 밤에 도착한 숙소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기로 계약을 했는데 사람은 서른명 남짓인데 여관사장님은 겨우 50인분의 밥을 내놓는다. 분명히 100명분의 밥을 내놓으라 신신당부를 했건만…

망원동

  • 스위치 타자들 : 고등학교와 재수시절까지 이어진 동네 친구들과의 야구리그. 타고투저 현상이 심해지자 누군가 반대타석에서 타격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모두 받아들여 모두가 스위치타자가 된다. 타격은 정상적으로 잘들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결국 그에 적응해냈고 구경하던 동네아저씨도 놀란다.
  • 대부 : 내가 앞집 아들래미의 대부가 된 이야기.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운전병이 앞집에 취직한 얘기와 그를 고용했던 앞집 아저씨. 앞집 아저씨가 아들의 영세성사를 기념해 마련했던 가든파티(?)에서 난 최단시간내에 필름이 끊기게 된다. 얼마전 작고한 앞집 아저씨를 기억하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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