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를 보면서 후반전이 되어서야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저는 오늘의 경기가 아드보카트 감독의 연막전술이 아닌가 의심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평가전에서라면 선수를 많이 교체시키면서 이런저런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늘은 좌우날개 정도만 박주영과 정경호로 교체했을 뿐 나머지 멤버들은 그대로 뛰게 했습니다.    의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를 ‘오늘 많이 보여줄수는 없다’라고 해석했습니다.

세네갈은 토고와 싸운 팀이기 때문에 간접적인 비교가 가능해 전력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르겠죠.   또 하나는  미드필드진의 구성입니다.   아시는 바대로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이을용이 모두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요.   이 4명은 제가 예상하는 토고전의 스타팅 멤버들입니다.  이들이 컨디션이나 부상의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나  초반 미드필드 싸움에서 번번히 세네갈의 두터운 미드필더들에게 볼을 차단당하는 모습을 보고도 후반에 이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입니다. 

세번째는 전술적인 변화가 거의 없다 시피 했다는 것인데요.  물론 소집된지 일주일만이라 전술적인 훈련이 미진했다고는 하나 포지션이동 등의 다양한 작전구사가 눈에 띠지 않았다는 것도 예전의 아드보카트 감독을 감안한다면 좀 의외였습니다.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작년 11월 스웨덴,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승리한 후 라커룸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남긴 작전지도(?)가 발견되었는데요.  

왼쪽 사진과 같이 박지성이 차고 최진철이 앞에서 헤딩으로 짤라먹는 그림이 왼쪽의 사진1 입니다.  실제로 세르비아전에서 사진1과 같은 상황에서 박지성대신 이을용이 올려준 볼을 최진철이 앞에서 방향만 바꾸어 골을 기록했었습니다. 

그 두경기에서 나온 골장면들과 사진에서 나오는 전술이 거의 일치하고 있습니다.

단 일주일만 소집해도 뭔가를 연습해 왔던  아드보카트 감독이었기에 오늘의 전술과 선수운용에 조금 의구심이 든 것은 당연했습니다.   물론 아무 뜻도 없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럼 연막전술이고 뭐고를 떠나서 오늘의 경기를 되짚어 보도록 하죠.    

이천수는 확실히 2002년때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K리그로 리턴한 이후 특히 킥력이 매우 좋아졌는데 오늘 사진1과 같은 지점에서 올려준 위협적인 크로스는 정말 좋았습니다.  게다가 쇄도하는 우리선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박주영의 머리에 닿았으면 더 좋을뻔 했죠)

그러고보면 사진1의 작전은 아직 선수들 머리속에 기본적으로 남아있는가 봅니다.

박주영도 오늘 아주 좋았습니다.  단지 어시스트를 했다고 그러는것이 아니라 문전앞에서의 침착성과 시야는 청소년대표팀 시절보다 더 좋아진것 같습니다.   

반면에 세네갈이 초반 두터운 미드필드진을 세워 압박하는 것에 패스를 자주 차단당한 대표팀의 허리는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차단도 자주 당했고 볼 배급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뿐 더러 커버플레이도 엉성했죠.   김두현-백지훈-이호 등 공격형 미드필더 2명에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의 형태였는데 젊은 선수들이라 그런지 리딩을 하는 역할을 누군가가 해주지 못했습니다.

포백의 불안은 거기에서부터 출발한 것 같습니다.   일단 커버플레이와 협력수비가 엉성하다보니 3명이 에워싸고도 크로스를 허용하거나 돌파를 당하는 등 시종일관 불안했습니다.   이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습니다.  송종국도 오늘 예전의 컨디션은 아닌것 같았구요. 

멤버확정후 첫 평가전 치고는 평이했지만 첫단추는 그럭저럭 잘 꿴것 같습니다.    저는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경기만 펼쳐준다면 결과에는 상관없이 즐길 생각입니다.   (물론 우울하긴 하겠지만요 -.-)  16강에 진출하건 8강에 진출하건 제가 보기엔 이제 현대축구는 그날의 컨디션과 경기운과 주요선수의 부상 정도에 의해 승부가 결정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축구 전문가가 어느팀이 유리하다고 예상한들 막상 뚜껑이 열리면 보기좋게 예상이 빗나가는 것이 축구입니다.  그래서 축구를 더 좋아하죠.

여담으로 제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다크호스라고 생각하는 팀은 미국입니다.  같은조의 가나, 이탈리아, 체코는 아마 죽을고생 좀 할거라 생각됩니다.  2002년에 미국이 보여준 좌우침투에 의한 수비허물기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8강전에서 하마터면 독일이 질뻔한 경기였죠.  

일본이 속해있는 조도 정말 흥미거리입니다.  2002년에 나오지 못해서 와신상담했던 체코나 네덜란드의 경기도 기대됩니다.   자~ 언론과 대기업들의 여론몰이에 당하지들 말고 이 기회에 축구자체를 좀 즐깁시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