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을 비웃는 맨유 그리고 지성의 두골

By | 20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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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손의 복귀와 솔샤르 등의 부상으로 사실상 맨유에 가동할만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맨유의 남은 일정에 대해 걱정을 했고 4-4-2, 4-3-3에 대한 논쟁이 또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이번 경기가 볼튼이라는게 문제였죠.   저 역시도 지난 올스타전에 풀타임 출장한 박지성이 선발출전 명단에 들어있지 않을거라고 속단하고 그날 후배네 부부와 늦게까지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와서 전반전이 끝난 상황을 보고 놀랐으니까요.

볼튼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올시즌 EPL 빅4의 바로 아래인 5위를 달리는 팀으로서 빅4를 언제든지 잡을 수 있는 엄청난 피지컬을 보유 하고 있는 날래고 용맹한 팀입니다.   시즌초반전에서 토튼햄을 억누를때 이미 알아봤죠.   아스날도 이미 올시즌 EPL에서 3:1로 잡은바 있습니다.   리버풀 역시 2:0으로 무릎을 꿇은바가 있구요.     작년 12월이 가장 최고조였습니다.  아스날을 3:1로 잡고나서 첼시에 1:0으로 진다음 12월의 시작을 레딩과의 매치로 시작했는데 이 역시 1:0으로 패하면서 불안한 12월을 시작했습니다만 그후로는 12월이 끝날때까지 웨스트햄-아스톤빌라-맨시티-뉴캐슬-포츠머스를 차례로 물리치며 5연승을 내달렸습니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패배가 늘어났습니다.  어제 경기를 포함해서 최근 4연패를 당하는 중인데 그 4경기동안 13실점을 하면서 수비가 완전히 와해된 인상입니다.  그중 한경기인 2월 25일엔 전반기에서 굴욕적으로 패배해 와신상담하던 토튼햄과 만나 4:1로 대패했고 그 직전의 아스널과의 FA컵에서는 역시 3:1로 똑같이 설욕당했었죠.

그러나 볼튼은 전반기에서 맨유에 4:0으로 대패한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번이 설욕의 기회였고 최근까지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력을 날려버릴 수 있는 찬스였죠.  게다가 바로 뒤에서 오늘 아스날을 잠재운 에버튼과 토튼햄-레딩이 승점 1점씩을 사이에 두고 맹렬히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때 보다도 동기부여가 될만한 날이었죠.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뚜껑을 열자마자 루니-긱스-호나우두-박지성의 4인의 공격조가 펼치는 현란한 불쇼를 막아내지 못하더군요.  반데사르-스콜스가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었고 최전방 공격수들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으며 게리 네빌마저 부상으로 실려나가고 왼쪽의 에브라까지 없었지만 4인조 바로 뒤에 서있는 캐릭한명과 나머지 4명의 날랜 공격조로 충분했습니다.

루니-박지성이 두골씩 뽑아냈고 호나우두는 전반전에 터진 3골을 자기 혼자 몽땅 만들어내는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후반에 긱스대신 투입된 스미스 역시 루니의 쐐기골을 만들어줬죠.

역시 퍼거슨이야…라고 생각하면서 혀를 찼습니다.  

올시즌내내 누누히 호나우두를 칭찬했었는데 이날도 호나우두는 단연 돋보이더군요.

이 친구의 박자빠른 슈팅을 막아낼 수 있는 수비수가 없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비수를 완전히 제껴내려는 시도만해서 보는 사람이 짜증이 참 많이 났었습니다만 드디어 대오각성을 했군요.  수비수를 빤히 쳐다보면서 갑자기 한발짝 옆으로 공을 드리블해서 막바로 슈팅으로 연결하는 시간이 1초도 채 걸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수비수 강간범이라 할만하죠 -.-)

박지성은 이날 항상 밥상만 차려오다가 오랜만에 호나우두가 차려주는 포르투갈식 밥상으로 포식했습니다.  역시 문전쇄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맨처음 놓친것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세컨볼을 받아 먹었습니다.    그것도 능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축구기사를 보다보니 아래 사진은 정말 잘찍었더군요.  인상적이어서 가져봐봤습니다.  팬들의 표정하나하나를 좀 보세요.  작품사진이 따로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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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객관성을 비웃는 맨유 그리고 지성의 두골

  1. PRAK

    잘 봤습니다.
    박지성 오른 어깨 위의 썬글래스 쓴 아저씨와 사진 좌상단의 모자 쓴 아저씨가 인상적이네요.^^
    그나저나 수미는 오셔와 캐릭의 더블 볼란치 아니었나요?
    여튼 맨유도 드디어 4-2-3-1을 제대로 쓰는구나 하고 즐거워하며 봤습니다. 사실 3-1 이라기 보다 4에 더 가까왔던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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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ㅎㅎ 공격전형은 확실히 뭐라고 말하기 힘들더군요. 오셔가 있긴 했습니다만 이날 경기조율은 캐릭이 발군이었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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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그러게요… 저도 사진에 나온 모든 사람들이 저렇게 행복해 하는건 첨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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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소나무

    첫번째 골을 못 봤어요. 진공청소기 돌리고 있느라, 골 소리를 전혀 못들었지 뭐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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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어서오세요 소나무님^^
      첫골 장면을 몇번이고 다시봤는데 어뢰같이 낮게떠서 2-3명의 다리사이를 쏜살같이 뚫고 지나가더군요. 저도 집에 있었으면 청소기 돌렸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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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도령

    사진 정말 죽인다. ^^ 남녀노소, 각양각색이네.
    박지성의 첫골은 정말 센스 만점이었지. 늘 그런 감각을 유지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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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니

    저 사진보면서 매번느끼는거지만 영국은 팬층이 참 다양하다는걸 느낍니다. 볼때마다 부러워요… 게다가 그들을 열광시키는게 박지성이라니 최고의 사진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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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로군요. 마니님 홈피에 자주 들르겠습니다. 저도 베어백을 지지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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