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맨유 vs 풀럼 : 천신만고끝 맨유의 대역전극

    (2:1 맨유승,  맥브라이드, 긱스, 호나우두 득점)

풀럼은 박지성때문에 우리한테 매우 친숙한 팀이죠.   박지성은 풀럼만 만나면 그야말로 펄펄 날았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이 이날 나오지 못한것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거의 풀럼 킬러였는데 말이죠.  챔스리그 16강전때 출장하지 못한것이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고려해 정규리그전에 대비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16강전 멤버들이 거의 다 그대로 나왔습니다.

맨유는 이날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브라운-퍼디난드-비디치-에브라의 포백들이 특히 평소답지 않은 실수를 연발했는데요.  부상이나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 포백은 교체가 되지 않는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맨유의 포백들이 계속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비디치와 에브라가 각각 실베스트르와 오셔로 교체되면서 나중에는 오셔-퍼디난드-브라운-실베스트르 체제가 되었습니다.  

교체 카드 3장중 두장을 수비에만 할애를 했던 거죠.  이날 맨유가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교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캐릭-스콜스의 중앙 미드필더는 이상하게 평소보다 힘이 떨어져 보였고 그 때문에 풀럼이 중원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고 수비진에 구멍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풀럼의 스트라이커인 맥브라이드의 득점 장면은 맨유의 총체적인 난국을 설명하는 결정판이었죠.  무엇에 홀렸는지 전반전 내내 그렇게 안정적이던 반 데사르 골키퍼마저 잔실수를 몇번씩 저질렀고 결국엔 판단미스와 우왕좌왕하던 수비수들의 합작으로 뒤에서 달려들던 맥브라이드에게 골을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라르손-루니-호나우두-긱스의 공격편대는 그 동안에도 계속 침묵하고 있었죠.   그나마 몇번 되지 않던 반격기회에서 루니가 왼쪽에서 올려준 것을 반대편 골에이리어로 돌진하던 긱스가 달려들면서 논스톱으로 차넣은 장면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긱스는 릴전에 이어서 맨유를 구렁텅이에서 건져올렸습니다.

후반전에도 풀럼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공세를 지속했습니다만 골운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풀럼이 비기거나 진다면 정말 ESPN의 해설자 말대로 억울한 노릇이었죠.    그러나 조직적인 공격이 안되던 맨유가 후반부에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끊어낸 호나우두의 개인기에 의한 단독돌파로 역전에 성공했을 때 풀럼의 억울함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번시즌 올드 트래포드에서 풀럼이 다섯골이나 내주면서 완전히 무너질때 하고는 정말 딴판인 경기였습니다.   같은팀이 맞나하는 의문이 들었구요.   맨유는 작년 12월 정도의 포스에서 점차 지쳐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루니-호나우두가 다 같이 예전만 못하네요. 

박지성이 후반에 교체되어 들어가지 못한것이 이날 너무 의아했습니다. 게리네빌의 경우는 아예 명단에서도 빠져있었죠.   퍼거슨 할배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그놈의 영감탱이 속에 무슨 능구렁이가 그렇게 많이 들어있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더군요.

2. 레딩 vs 보로 : 동국, 인상적데뷔 But 머나먼 주전의 길

    (2:1 보로승,  비두카, 야쿠부, 오스터 득점)

135년만에 EPL에 올라온 레딩이 첫승을 올리는데 제물이 되고 말았던 보로가 이번에는 홈에서 레딩에 설욕을 했습니다.    요즘의 레딩공격진은 작년 1라운드를 처음 시작할때와는 완전 딴판으로 변했습니다.  

콘베이-킷슨-도일-설기현이 그 당시의 선발 주전멤버들이었는데요.  이제는 백업멤버들이 그 모든 자리를 모두 차지해 버렸습니다.  어제는 헌트-롱-리타-리틀이었죠.   리틀이야 작년까지 계속 주전이었습니다만 다른 멤버들은 챔피언십에서도 백업요원들이었는데 요즘은 펄펄 날더군요.  

보로는 어쨋든 이동국의 영입발표가 있자마자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참 묘하죠)  이동국의 영입발표 직전까지 보로는 강등권에 대한 걱정을 할 판이었는데  이때부터 갑자기 비상하기 시작하더니 정말 날이면 날마다 승리하더군요.   게다가 야쿠부-비두카의 쌍포가 기름칠 잘한 대포처럼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도 이 두명이 한골씩 터뜨려줘서 쉽사리 레딩을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설기현 역시 지난 1라운드 보로전에서 날아다녔던 것을 감안한다면 명단에서 빠진것은 많이 아쉽더군요.   요즘 잘나가는 보로의 멤버들 중 역시나 가장 잘해주는 선수는 투톱을 제외하면 스튜어트 다우닝의 왼쪽 날개와 우드게이트가 지키는 중앙수비더군요.  

비두카-야쿠부 투톱이 어제 워낙 잘해줬기 때문에 정말 제가 감독이라 할지라도 이동국을 넣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야쿠부의 추가골로 2:0이 되는순간 경기에 약간 여유가 생기는것 같았고 아니나 다를까 5분을 남기고 이동국이 야쿠부와 교체투입되었죠.

많이 긴장한것 같이 보였습니다.  그 상기된 표정하곤…    

그러나 오스터의 논스톱 발리슛이 경기에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었죠.

축구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스코어 2:0과 2:1은 정말 천지차이같습니다.

여기에서 이동국이 쐐기만 박아준다면 그보다 인상적인 데뷔무대가 어디있겠습니까 ?

게다가 인저리 타임이 4분이나 주어졌구요

당연히 레딩은 총공세로 전환했고 공격위주의 팀이다 보니 그 공세는 대단했습니다.

반대로 보로에게는 반격을 위한 뒷공간이 많이 생겼죠.   몇번찾아온 보로의 반격찬스에서 코너킥을 시간을 끌기위해 다우닝이 코너에서 가지고 놀때 이동국에게는 찬스가 없어보였죠.   두번이나 그렇게 코너킥을 차지 않고 근처에서 볼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1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금 다우닝에게 공이 넘어갔고 이동국은 니어포스트로 뛰어드는 대신 잉기마르손의 뒤쪽인 파포스트쪽에 위치를 잡고 다우닝에게 손을 치켜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우닝의 왼발이 작렬했죠.  정말 좋은크로스였습니다.  크로스가 반쯤 넘어가는걸 보고 저는 순간적으로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국이의 논스톱 왼발발리슛이 불을 뿜었죠.  이동국 자신도 크로스가 넘어오는 순간 직감했을 겁니다.  발에 공이 닿는순간 저는 100% 골이라는것을 확신했습니다만…..  웬~ 크.로.스.바 … -.-;;

이동국에게 한번의 찬스가 더 배달되었지만 동국의 중거리슛은 쪼금 많이 벗어나고 말았고 경기는 종료되었습니다.  정말 아까웠습니다….  오랜만에 TV보다가 ‘악’소리 한번 질렀네요.

보로, 도깨비팀 답지 않게 어제는 정말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습니다. 

믿기지 않는 역전패, 어이없는 참패, 어처구니 없는 대승, 거함을 침몰시키는 저력…등등 모아니면 도의 팀이었는데 말이죠.

3. 토트넘 vs 볼튼 : 볼튼, 웬일이니 ? 토트넘 달라졌네?

    (4:1 토느넘승,  킨두골&퇴장, 제나스, 스피드(PK), 레넌득점)

요건 길게 쓰지 않겠습니다. 

전반기의 토트넘 vs 볼튼전을 기억하십니까?

토트넘이 하프라인을 넘기도 힘겨워했던 경기였고 토트넘 팬으로서는 거의 환멸감이 느껴질만큼 볼튼에게 완전히 압도당한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  토트넘이 잘한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볼튼이 느슨해진게 눈에 들어오네요.

칼링컵 결승과 같이 시청하다 보니 간간히 놓쳤지만 오늘의 볼튼은 제가 알던 이번시즌의 볼튼하고는 다르던데요?   그것도 그렇고 토트넘의 득점 루트역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베르바토프가 1차적으로 중앙에서 긴패스를 받아 좌우로 벌려준것은 지난시즌의 미도가 하던 일이라 토트넘 다웠다고 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하던 토트넘의 ‘문전쇄도’가 오늘은 정말 제대로 이루어졌네요.   저는 독일대표팀 경기를 보는줄 알았습니다.   동료들의 슈팅이 있을 때 일제히 문전쇄도를 감행하여 리바운드 되는 볼을 따먹는 일이 토트넘에겐 드물었고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 윙포워드의 돌파때마다 중앙의 쇄도가 부족했는데

오늘은 감쪽같이 그런 단점이 사라졌네요 ?

제나스의 득점, 킨의 두번째 골, 레넌의 득점 모두가 그렇지 않았습니까

전형적인 토트넘 골은 베르바토프가 좌우로 볼을 배급하면서 킨이 왼발로 득점한 첫번째 골이었습니다.

후우~  토트넘~ 몇경기 지켜봐야 이게 패턴으로 굳어졌는지 알 수가 있겠네요.

그건 그렇고 볼튼의 그 살인적인 중원압박은 어디갔나요?

아~ 이영표를 빼먹었네요.  이영표의 최근 몇개월은 윈도우즈의 안전모드 같습니다.

PSV에서 활개치던 당시의 그 모드는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이영표의 안전모드는 그야말로 철옹성에 가깝죠.

4. 첼시 vs 아스날 (칼링컵 결승) : 아름다운 전반, 추한 후반

  (2:1 첼시 승,  월콧, 드록바 2골)

비록 말도 많은 경기였고 첼시가 아스날을 꺾기는 했습니다만….

아스날이 앞으로 몇년후엔 정말 맹위를 떨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웽거감독이 젋은 선수들을 잘 다듬고 기름칠을 제대로 해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첼시는 여전히 첼시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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