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락호텔 – 싱가포르 여행기 ❹

By | 2014-07-23

 

 

1. HardRock Hotel

하드락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수영장이란 이유말고는 없었다.  몇 가지가 더 있다면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지척이라는 점(걸어서 5분), 워터파크가 가깝다는 점, 식당가나 상가가 가깝다는 점 등이었다.  가기전부터 여러 리뷰를 읽어봐서 그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그닥 기대를 하지 않았다.  리조트월드 센토사의 4개호텔은 모두 서로의 수영장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다. 하드락호텔이 아니더라도 페스티브 호텔이나 에쿠아리우스 호텔의 룸키를 보여주면 수영장 출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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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락 호텔이어서 그런지 지미 핸드릭스의 사진이 떡하니 걸려있다.

룸은 평이하다.  그닥 크지도 않고 모든게 그저 적당할 뿐이다. 청결도도 괜찮은 편이었다. 리조트월드 센토사의 다른 호텔에 비해 하드락 호텔이 가지는 결정적인 장점 하나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여행객을 위한  보조침대에 있다. 다른 호텔들은 추가요금을 받거나 하는데 하드락호텔의 침대를 잘보면 그 아래에 보조침대가 숨어있어서 옆으로 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아이들이 2명 정도 되고 정후같이 아기가 아니라면 그건 결정적인 강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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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은 다들 무난했다. 별로 흠잡을 것도 없었고 넘치지도 않았다.

하드락 호텔에 왔음을 실감케하는 요소는 사실 욕실에 있다. 기타모양으로 된 정리함에 가지런히 들어가 있는 세면도구 세트는 매우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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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모양으로 된 함에 담겨있는 수건, 세면도구, 비누

정후녀석은 걱정하는 것 보다 잘 적응했다.  6시간이 넘는 비행과 셔틀버스, 낯선잠자리, 더운기후, 다른 언어, 다른 인종 등에 대해 민감하지 않았고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아픈것도 없이 여행내내 즐겁게 잘 놀았다. 아직 18개월 이어서 낮잠을 오전 오후 두 번 재웠는데 우리 부부는 아예 오전잠을 재우고 외출을 하거나 시원한 곳에 들어가 정후를 재워놓고 둘이 번갈아 정후를 보면서 관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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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내버전인 정후 옷. 이제 갈아입을 시간~

짐을 풀고 밥을 먹기위해 1층 로비 바깥으로 나가면서 수영장을 보니 한가롭기 그지없다.  여행지에 왔다는 실감도 나고 말이다. 비치의자는 쟁탈전 없이도 획득가능할 것 같이 보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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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날 늦은오후의 수영장 풍경. 평일 낮 답게 매우 한산했다.

마음같아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와서 정후와 함께 풍덩 뛰어들고 싶었지만 (늦은 밤까지 수영장을 운영한다) 오랜 여행이 처음인 정후에게는 무리인 것 같아 목욕을 시키고 일찍 재우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정후를 데리고 아침 산택을 나왔다. 고요한 수영장의 풍경은 정말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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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다음날 아침의 수영장 풍경. 왼쪽에 멋진 Pool Bar가 보인다

하지만 이날 우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가기로 되어 있어서 수영장은 오후에나 오기로 했다. 아마 뜨거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정후는 오래 버티지 못할(?)것 같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실 거기에 정후가 타고 구경할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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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의 정후는 신나있었다. 이 녀석은 물을 보면 흥분한다

예상대로 우린 오후에 호텔로 돌아왔다. 정후는 오후 낮잠까지 잘 자고 일어나 쌩쌩한 상태가 되었다.  이제 물놀이다 ! 우리가 하드락 호텔을 선택한 진가가 이제부터 발휘될 순간이다.  하드락 호텔의 수영장은 충분히 넓은 편이다.  아래 파노라마 사진은 수영장 중앙부에서 찍은 것인데 왼쪽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공모래 해변이 있는 곳이고 중앙광장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놀이 도구와 슬라이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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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운데 저 멀리의 Pool Bar을 둘러싼 풀은 1.2미터 정도 깊이의 넓은 풀인데 길이가 꽤 길어서 25미터짜리 수영장에서 수영연습을 하신 분들은 아마 좋아라할 것 같다, 분리대 오른쪽의 풀장 역시 직사각형 형태의 1.4미터 정도에 길이가 30미터는 되보이는 풀장으로 유유히 수영을 즐기기에 전혀 무리없는 풀이다. 오히려 이런 풀들은 오션월드 같은 곳엔 없는 형태의 풀들이다.

여기엔 그 외에 별다른  특수시설은 없다. 가령 유수풀, 파도풀같은 시설말이다. 딱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인공모래해변과 통로 곳곳에 마련된 탁자/의자와 비치체어도  한가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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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는 바닥분수와 물대포가 있는 중앙광장에서 노는걸 좋아했다. 바로 옆엔 슬라이드까지 있어서 더 좋았는데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긴 했으나 너무 사람이 없어서 정후나 나나 좀 심심할뻔 했다.  그래도 다행히 사진에서 나의 뒷편 탁자에 앉은 아이와 엄마들이 한국분들이어서 그 꼬마들과 한동안 어울려 놀았던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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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놀이 시설에 대한 유일한 불만이라면 슬라이드다. 애들에겐 적당한 기울기와 길이로 정말 좋은데 결정적으로 미끄러져 내려가지 않는게 문제다.  정후는 아예 슬라이드를 다른 놀이 용도로 사용하는 중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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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놀이시설에도 안전요원들이 따라붙는다. 어쨋든 이 수영장은 애들이 놀기에 별 무리가없어 보인다. 내 생각엔 정후가 조금 더 커서 4-5살이 되고 다른 친구들 3-4명만 여기에 어울려 논다면 부모들은 모래해변에서 하루종일 누워있기만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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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는 일단 물만 보면 깊이와 상관없이 달려가서 그대로 입수를 해버린다.  지금 이 사진도 그대로 뛰어드려는 정후의 팔을 잡아 가만히 물속에 놓아준느 장면이다. 워터슬라이드에 붙은 이 풀의 깊이는 7-80cm는 되보인다.  18개월인 정후로서는 충분히 물을 먹을 수 있는 깊이다. 유아들이 놀기엔 3-40cm가 차라리 적당해 보이지만 하드락 호텔의 풀은 가장 얕은 풀이라도 7-80cm는 하기 때문에 유아라면 주의가 요구된다.  다른건 몰라도 물은 정말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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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중앙에서 호텔쪽을 보면서 찍은 사진. 로비 바로앞이 모래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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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수분섭취는 기본이지. 싱가폴은 열대라 그런지 쥬스의 종류도 많고 맛도 좋은듯. 쥬스귀신 정후가 얼른 먹어치운다.

P1090606 저 래시가드는 여름에  GAP에서 샀는데 긴팔로 사길 잘한듯.  날이 더워도 팔이 타지 않고 목주변도 감싸주니 딱 좋아 보인다. 앞으로 래시가드는 무조건 긴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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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놀고 있는 바로 옆에 내가 보기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대가족 한무리가 왔는데 전체적인 인상들을 보니 그 나라에서도 상류층 향기나 난다.  정후는 그집 형과 누나들이 가져온 비치볼 따위의 물놀이 기구에 계속 눈독을 들였는데 그걸 그집 대장 할머니가 보더니 정후를 불러 비치볼을 손에 들려준다.  정후는 신나라 가져와서 놀았는데 그 논다는게… 정후는 비치볼을 발로차서 풀에 넣으면 아빠가 수영해서 가져오는 놀이 ㅜㅜ  (거의 물개가 된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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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해변에 깔린 모래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일반 모래가 아닌 산호초를 갈아서 약간 굵은 입자로 만든 인공모래였는데 이게 입자가 곱지 않아 물로 씻으면 바로 씻겨나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래의 질감은 아주 좋다.  모래놀이는 수영장 데스크에서 대여해주므로 굳이 한국에서 가져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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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를 안고 풀바로 다가가는 모습. 이 풀이 은근 넓다. 이쪽끝에서 저쪽끝까지 대각선으로 4-50미터는 될거 같이 느껴졌다.  볕이 잘들고 아무도 없는 이런 풀에서 수경같은거 쓰지 않고 수영장 바닥까지 잠영해서 들어가 주욱~ 나아가다가 수면으로 올라가자마자 자유영으로 반대편 끝까지 유유히 나가보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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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녀석은 어쨋든 자기가 수영을 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튜브에 앉는걸 엄청 싫어한다. 그래서 물도 많이 먹고 나도 그걸 잡아주느라 힘들었지만 둘 다 물이 너무 좋았다. 수영장 중간에 징검다리도 있고 자꾸지도 있고 해서 정후녀석은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다니다 아빠 손이 닿지 않는곳까지 도망가 물에 풍덩 뛰어들려고 한다. (이 놀이때문에 진땀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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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수영장 내 화장실겸, 락커겸, 탈의실겸, 샤워장을 찍었다. 리조트월드내 다른 호텔에서 놀러와도  불편하지 않을 최소한의 시설이다. (물론 숙박객이외엔 출입이 철저히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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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미안해~) 정면과 오른쪽은 화장실 왼쪽은 세면기와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할 개인 칸막이가 따로 있다. 시설은 상기폴답게 청결하다.  타올도 원하는 장수를 주기 때문에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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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참조용 사진. 하드락호텔 객실내의 세면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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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조식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할 에쿠아리우스 호텔에서 얘기하려고 한다. 하드락과 대동소이 하기때문에 말이다.  내 생각에 하드락 호텔은 애들이 딸린 4인쯤 되는 가족이면서 물놀이가 중요하다면 메리트가 있는 호텔이다.  그러나 같은 가격대로 특급대우를 바란다면 시내로 나가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분명 이 호텔의 가격에 비해 시설과 서비스는 약간 떨어지는 감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 가족은 큰 불만과 사고없이 잘 지냈던 곳으로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는 평을 할 수 있겠다.

다음에 이어질 같은 리조트내의 같은 가격대로 예약한 에쿠아리우스 호텔을 보기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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