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어느 사회적 기업 코칭을 진행하면서 나온 이야기를 한토막 하겠다.  이 회사는 경쟁력있는 제품을 가지고 있었는데다가 장애인 고용이 핵심 메시지 중 하나였다. 아직 작은 규모라서 처음엔 2명을 채용하였고, 지금은 4명,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10명까지 규모를 늘릴 예정이었지만 아무래도 현재의 4명이나 미래의 10명 정도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간판을 유지한다는 것이 너무 모자란 듯 느껴졌고 청중이나 고객, 파트너에게 어필하기에도 좀 약한듯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애인 고용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웬지 그들을 이용해 사업을 벌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점이 싫었다.  사회적 기업의 제품이니 조금 모자라거나 비슷해도 구매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경쟁력있는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 제품을 그들이 만들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좋은 스토리였다.  그러나 그렇게 얘기하기에도 2명이나 4명은 너무 보잘것 없어 보였다.  오늘의 이야기는 2명, 4명, 10명의 위대함에 대한 것이다.

절대적인 숫자 4는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일반 기업의 장애인 고용의무는 2.5%로 50명당 1명이다.  그러므로 4명은  200명 규모의 회사에서 채용해야 하는 장애인의 숫자이며 가까운 미래의 10명은 500명 이상,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의무고용 장애인 수이므로 나는 500명 규모의 중견기업이 해야하는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실질적인 장애인 고용은 1.4%대에 머물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천명의 임직원을 가진 회사와 동등한 장애인 고용을 실현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업 규모가 더 커진다면 10,000명의 임직원을 가진 대기업도 해내지 못했던 장애인 고용을 실현할 것이라 자신있게 포부를 밝힐 수 있고 그것을 계속 지켜봐달라고 청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의 4란 숫자는 얘기를 마치고 나면 200정도의 느낌으로 다가오며 10은 500정도의 느낌이 된다.  지난주 공개강의를 하면서 비슷한 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고객사의 분산된 콜센터 통합을 설득하는 보고서를 만드는데 어쨋든 센터의 통합에 4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들어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계속 유보하는 중이었다. 나는 40억원이란 금액이 막대한 느낌이 아니라 하찮은 느낌이 들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고 결국 통합하지 않는다면 40억보다 더 큰 잠재적 손실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여러 조사끝에 결정적인 지표를 찾아내어 현재의 문제가  매년 무려 240억원이라는 비용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처음의 40억은 증명직후 ‘막대한 투자’에서  ‘껌값’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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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숫자를 위대한 숫자로 만드는 것이나 거대한 숫자를 하찮은 숫자로 만드는 것은 기획자의 역량이다. 난 주어진 Fact에서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추출하는 능력을 기획자의 생각정리 3대 역량중 두번째인 ‘생각의 깊이’라 부른다.  지난주 공개강의 Act 2에서 실습한 세번째 역량인 ‘생각의 함축’ 을 나는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보는데 그 역량을 통해 만들어진 논리의 구조물을 채우는 것은 ‘생각의 깊이’를 통해 나온 임팩트있는 메시지이다.

‘생각의 깊이’는 상상력과 함께 분석적인 마인드가 결합되어 나온다.  상상력은 Fact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추론을 만들어내고, 분석적인 마인드는 보통 비교를 통해 메시지의 임팩트를 높여준다.  오늘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숫자는 약간의 상상력과 함께 분석적인 마인드를 통해 나온 결과물인데 힌트를 주자면 Fact 그 자체에 대한 변형을 가하지 않고 ‘조역’들을 등장시켜 비교함으로써 Fact를 더 빛나게 만드는 작업이다.

  • Before : 우리는 10명의 장애인을 고용했어요
  • After :  우리의 장애인 고용은 천명규모의 조직과 같은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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