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vs아스날 24라운드

By | 2007-01-22

맨유가 지난 올드트래포드에서 아스날에 당한 패배를 이번에 만회하나 보다…라고 생각을 했던 그 순간에 아스날에게 일격을 허용했고 또한 후반 인저리 타임에 앙리의 헤딩 결승골까지 터지면서 이번시즌 맨유와의 두번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올시즌 1위팀과 최근들어 가장 잘나가는 팀과의 대결이었는데 정말 볼만한 경기였습니다. 

아스날과 맨유 모두 최근 몇년동안의 활발한 물갈이를 거의 마쳐가고 있는 팀입니다.    사실 어제 맨유가 패배한 것은 지난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패배를 생각해 볼때 특별한 대비책이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지난 1차전에서도 맨유는 전반적인 경기력의 열세속에 파브레가스와 로시츠키의 활발한 활동을 막아내지 못하고 휘둘렸었는데  어제 또한 이 두명에게 무수한 패스를 허용했습니다.   파브레가스는 주로 후방에서 길게 나가는 침투패스를,  로시츠키는 중원과 왼쪽 오른쪽에서 각각 짧은 패스와 크로스를 날렸는데  결국 이들의 발끝에서부터 득점이 터져나왔습니다.

이제 아스날의 향후 10년은 이 두명의 현란한 재주꾼들이 지휘를 하겠더군요.   맨유는 아스날의 패싱게임을 저지하기 위해 전반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으로 패스의 길목을 차단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인 위협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아스날은 곧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패스가 살아나면서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게리 네빌은 수비에 전념하느라 평소같은 오버래핑은 엄두도 내지 못했죠.   캐릭, 스콜스 역시 앞으로 밀고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맨유가 그렇게 밀리면서도 전반 마지막 인저리 타임을 이용해 여러번의 코너킥으로 아스날을 밀어붙이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때도 레만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을 모면했죠. (1차전에서도 레만은 여러차례의 수퍼세이브로 맨유를 울렸습니다.)

전반전에서 양팀의 화약고인 앙리와 호나우두, 루니 등이 조용한 반면 아데바요르의 활동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활발한 문전 대쉬와 좌우로 오픈해주는 패스 등 해가거듭될 수록 플레이가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후반전엔 맨유의 왼쪽 풀백인 에브라가 왜 에인세와의 경쟁에서 이겼는지 몸소 보여주더군요.  최근 몇경기를 보면 에브라가 거의 크레이지 모드에 가깝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요.  어제 맨유의 선제골 장면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을 가로질러서 전 속력으로 질주하던 에브라에게 호나우두가 공을 연결했고 엔드라인 근처에서 에브라가 정확하고 빠른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한 것을 뛰어들던 루니가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습니다.   전반 막판의 공세 이후 가장 결정적인 한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시킨 거였죠.

선제골 직후 선수교체를 통해 퍼거슨 감독이 뭔가를 보여줄 줄 알았습니다.  특히 긱스는 후반들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적었고 돌파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아마 박지성이 대기 명단에 올라왔다면 교체해줘도 될만했습니다.  안그랬으면 적어도 플레쳐 정도는 투입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퍼거슨은 교체없이 그대로 놔뒀고 아스날 쪽에서는 밥티스타와 반 페르시가 들어왔습니다.  로시츠키는 이날 경기에서 다른날보다 썩 좋지는 않았지만 (특히 슈팅에서) 계속 맨유를 흔들고 있었고 결국 오른쪽을 돌파하면서 올려준 크로스를 페르시가 왼발로 차넣어 동점을 만듭니다.

동점골 이후에는 거의 아스날의 공세였죠.  

후반 인저리타임때 터진 앙리의 헤딩 결승골은 정말 앙리 답더군요.   다른때보다 움직임이 좋지 못한 와중에서도 앙리의 슈팅은 90%이상 골대를 향하는 유효슈팅이었습니다.  마지막 헤딩슛도 정말 정확하게 받아넣었습니다.   결국 한건 해냈죠. 

이로써 리그 1,2위가 24라운드에서 리버풀,아스날에 패하면서 정말 재미있어 지게되었습니다.

리버풀이 크라우치, 카이트 등 장신공격수를 모두 한번에 투입하면서 중앙수비가 무너진 첼시를 유린해버리는 모습은 이번 라운드의 백미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테리의 부상과 셰브첸코의 루머로 위기에 빠진 무리뉴로서는 정말 참담한 결과였습니다.

부상선수들이 대부분 복귀한 레딩 역시 공격적인 팀컬러를 셰필드전에서 보여주며 또다시 대량득점을 했는데요.  이제는 잔류뿐만이 아니라 UEFA컵 출전권 까지 욕심을 내볼 수 있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어제 한가지 의문스러웠던 것은 박지성이 왜 대기명단에 조차 끼지를 못했냐는 것이었는데 어제 긱스의 부진을 고려한다면 정말로 안타까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로써 지난 아스톤빌라전 직후 퍼거슨의 지성, 사하의 아스날전 선발출전 발언은 교란작전으로 판명이 된 셈이었죠.

어제는 호나우두, 루니, 긱스, 라르손(사하)등 공격 일선 선수들의 조직력이 아스날 수비들에 의해 거의 와해되는 지경이었습니다.   이렇다할 움직임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죠.  그래서 또다른 공격옵션의 등장이 더더욱 절실했었습니다.

그나저나…이동국, 이천수까지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하면 정말 볼만하겠군요…매주말밤이 불야성이겠습니다.  ㅜ.ㅜ  (잠은 언제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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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맨유vs아스날 24라운드

  1. 효준,효재아빠

    자기 전까지(후반 70분 경) 이기고 있길래..지성이도 안나오고 해서 걍 자버렸더니..
    아침에 보니 2:1로 역전패..그나마 첼시도 졌다는게 위안거리지만
    여전히 지성이는 이런 큰 경기에서 중용되지는 않네 그려..이리저리 휘젖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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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꿈바라기

    와~답답한 점을 확실히 글로 표현해주셨네요~ㅎ 긱스 거의 안보이던데;; 박지성이 대기명단에 없는줄 모르고 막 퍼거슨을 욕했다던;;ㅎ 앞으로도 좋은글 마니 보고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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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긱스가 어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는 호나우두, 루니, 라르손, 사하도 마찬가지였죠. 아스날 수비에 철저히 가로막혔던 겁니다. 특히 긱스가 좀 돋보인거 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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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시

    와, 이런 우연이. 지금 아스날 한국어 공식사이트에서 해주는 딜레이 중계 보고있는데, 여기 오니 매치 관련 글이 있네요…! 5시부터 팬중계도 한다고 합니다. 아스날 팬존에 가면 양팀 광팬이 나와 중계하는 영상이 있던데 정말 재밌더라구요. 아스날 한국어 사이트 오늘 공식 오픈, 모든 영상 무료라네요. http://kr.arse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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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영웅시대

    피곤한 관계로 게임은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맨유가 이번에는 설욕을 하나 했는데, 이번 시즌 모두 패하고 말았네요. ㅎ; 그리고 아쉬운 점은 박지성이 나오지 못했다는 게 아닐까 하네요. 지난 시즌 박지성의 두 골 중 한골이 아스날에서 나왔고 그 경기에서 이겼는데.. 이번에도 나왔으면 했는데.. 대기명단에도 없다니.. 아쉽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가요^^; 제가 포스팅한 이번 경기 주요 사진과 동영상 트랙백 걸려고 했는데 트랙백이 안가네요 ㅎㅎ;ㅁ; 내일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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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저도 박지성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패퇴한게 가장 아쉽습니다. 대기명단에 들어있지도 않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게되었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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