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를 읽고나서 필받아 쓰기 시작한 글이니 이 기사들부터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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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년전 박지성이 챔스리그 결승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 잉글랜드 홈그라운드에서 바르샤와 결승전에 선발출전했을 때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퍼거슨이 이전에 바르샤를 상대로 보여준 중앙에서의 박지성의 역할에 기대를 잔뜩 걸고 있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0으로 안방에서 털리고 있는 맨유를 보면서 도대체 저 팀을 앞으로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바르샤 축구는 매혹적이지만 난 그들이 축구판도를 완전히 휘어잡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축구팬은 치열한 판도를 원하지 일방적인 독주는 재미없다. (시카고불스 왕조시대를 제외하곤 말이다)

3.
무리뉴가 인테르에서 보여준 해법을 바탕으로 레알로 자리를 옮겼을 때 나는 레알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이번에는 레알을 데리고 바르샤를 잡아내는 기대감에 흠뻑 젖었었다. 결과는 첫판 5:0의 대패. 그러나 예상대로 무리뉴의 표정은 담담했고 결국 머지않아 바르샤 사냥의 해법을 이것저것 내보이면서 대등한 구도까지 끌고 왔다.

4.
인테르에서 무리뉴는 두명의 아르헨출신 수비/미드필더로 하여금 메시와 그 일당들이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따라붙게 하여 시스템 전체가 삐걱거리도록 했는데 레알에서의 초반은 페페가 그런 역할을 주도적으로 맡았다. 그는 여러가지 시험을 했다 라인을 전진시키는 것과 후반에 물려놓고 지역을 지키면서 역습을 취하는 형태 모두 말이다.

5.
결국 무리뉴는 질식축구라는 기대감과 달리 공격적인 압박으로 바르샤를 몰아붙였고 레알을 대등한 위치까지 올려놓은 후 첼시로 빠져나왔다.

6.
무리뉴외에 바르샤를 침몰시킬 수 있는 지도자 또한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작년과 올해 레알을 몰아붙인 게겐프레싱 정도가 해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자리를 옮긴 과르디올라가 바르샤를 상대로 똑같은 스타일의 두 팀을 맞붙게 하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한 정도랄까 ?

7.
그런데 그 일을 AT마드리드가 해냈다. 최근 다섯번의 대결에서 1승 4무를 거두었으니 이건 일시적인 것이 아닌란 것도 증명되었다. 정말 미치광이같이 뛰어다니더라. 그리고 이 기사에서와 같이 감독의 라인 밸런싱 기술은 거의 극에 달한 느낌이다. AT마드리드가 프리메라리가에서 우승경쟁을 할만한 팀인 것이 증명된 것이다.

8.
결국 ‘압박’이라는 단어로 귀결지을 수 있는데. 기사에서 나온 것 처럼 카테나치오에서 비롯된 수비라인 정렬과 그걸 베이스로 치고 올라오는 공격의 날카로움은 1990년 베켄바우어의 압박축구로 정리된 느낌이다. 럭비선수들 같은 느낌의 축구저지를 입고 두 줄로 늘어선 축구선수들이 20m도 안되는 간격을 유지하면서 공격진과 수비진을 벌떼같이 이동하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그 중심에 서있던 로타 마테우스도 생각나고

9.
어쩃든 바르샤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경기였겠지만 이 시대의 두 가지 축구조류의 대충돌을 선사한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는 점에서 이 경기는 오래오래 회자될 것 같다. 같은 시간에 열렸던 맨유의 맥빠지는 축구와 정말 대비되더라. (물론 맨유는 열심히 뛰었지만 내용은 재미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