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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방다리 –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 이미지 출처 : 한국경제

일단 바로 위의 메탈곡 플레이를 누르고 읽기 시작하시라.

아현 고가(일명 굴레방다리)가 45년만에 철거된다는 소식이다. 2월 8일부터 공사한다네.  한 때 매일 저 다리를 넘나들었던 때가 있었다. 1987년이었는데 그 땐 내 재수시절이었다. 나는 망원동에 살았고 서울역앞의 단과학원인 대일학원에 다녔다. 새벽반을 듣느라 난 아침 5시쯤 361번 버스 첫 차를 타고 집에서 출발했다.  평소 망원동에서 서울역까지는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 코스다.  제일약국 앞에서 타면 합정동 로터리를 거쳐 홍대앞을 지나 신촌로터리와 이대앞 그리고 굴레방다리를 내려서서 종로학원앞에서 염천교를 지나 서울역광장 오른편에 다다르는 코스는 그리 만만치 않은 교통량을 보이는 코스였다. 그러나 새벽 첫차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느날부터 361번 첫차 운전사 아저씨가 고정적으로 배치되기 시작했는데 그 아저씨는 특이하게도 그 꼭두새벽부터 메탈곡을 고집했다. 특히 첫차에 아저씨 아줌마가 없으면 볼륨을 더욱 높이고 운전했다. 메탈리카나 슬레이어를 들으면서 평안하게 운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아저씨는 거의 공포스럽게 운전했다. 나는 어느날부터 시간을 재보기 시작했다. 헐~ 16분~~ 망원동에서 출발해 서울역까지 16분으로 주파하다니.  속도의 절정은 항상 굴레방다리 위에서부터였다. 사진 왼쪽위가 이대방면인데 우리의 헤비메탈 운전사는 이대앞 언덕위부터 가속을 시작해 굴레방다리로 들어서기 직전까지 최고속도에 다다른다. 마치 스키점프대의 끝자락 같이 말이다. 그리고 그 탄력을 이용해 굴레방다리 경사면을 내달리는데 사진에서처럼 곧 왼쪽으로 급격하게 커브를 트는 구간이 나타난다. 난 항상 맨 뒷자리 오른쪽에 앉아 있었으므로 원심력때문에 난간을 스치듯 달리는 버스위에서 보면 허공에 뜬 것 같은 느낌이었다.  폭주는 굴레방다리가 끝나고 서소문 고가도로 직전쯤 오른쪽으로 회전하기 위해 진정된다.

나는 거의 1년을 헤비메탈 운전사와 새벽의 폭주 버스를 굴레방다리 위에서 함께했다.  그리고 그 후에도 굴레방 다리에 올라서면 언제나 은근 긴장한다. 나에게는 폭주의 굴레방다리로 기억될 고가도로였다. 잘 가거라~ 수고했다~

혹시 메탈곡 한 곡으로 아쉬우셨다면 그 운전사 아저씨가 즐겨들었던 한 곡을 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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