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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회의를 하면서 회의록을 정리하고, 강의를 들으며 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를 읽으며 정리한다.  정리는 그림이 될 수도 있고 글이 될 수도 있으며 이 둘이 혼합되기도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강의를 들으며 내용을 정리한다고 가정해보자.  강의를 듣는 그 당시에 적어놓은 것은 아마 ‘정리된 노트’라기 보다 잊는것을 방지하기 위한 단서의 나열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바쁘게 적었을 테니 당연하게도 이 드래프트는 내용의 전개가 구조화되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 드래프트를 바탕으로 강연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완전한 정리물을 만들게 된다. 단순히 필기, 메모라고 부르지 않고 ‘정리’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아마 그 정도로 두 번 정도는 작업해야할 것이다.

이 정리물은 어떻게 활용될까 ?  정리물은 두 가지 유형의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강연이나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정리물로 그때의 내용을 되새김질 할 수 있다. 모르긴해도 이 정리물로 인해 잘 생각나지도 않았던 그 때의 세부내용이 떠오를수도 있겠다. 강연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리물을 보고 강연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강연에 오지 않은 사람들도 간단한 정리물을 보고 핵심을 간파할 수 있다면 그 정리는 잘된거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잘된 정리가 되려면 내용이 그저 단순 나열되어 있기만 하면 안된다.  흐름과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간략해야 한다.  여기서 구조란 결국 말하고자 하는 핵심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명확하게 구분됨을 의미하며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흐르는가를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누락된 정리는 그저 드래프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용을 간파해내기 어렵고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수 년전, 난 이미 놓쳐버린 흥미로운 주제의 강연을 누군가 정리해 놓았길래 감사하면서 그 정리물을 정독했는데 눈감고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기분이 들었었다. 그 땐 나의 독해력을 탓했지만 또 누군가가 나의 강의를 정리해 놓은 것을 보고  실제로 내가 강조하고자 한 것들과 크게 다른 모습으로 정리한 것을 보고 그것들이 정리물이 아니라 그저 드래프트였음을 깨달았다.  그 때 ‘정리’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잊고 있다가  어제 그와 비슷한 것을 보고 잊고있던 것이 생각나 이렇게 부랴부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냥 정리물에 불과한 것까지도 생각하면서 꼼꼼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내 의견에 숨이 막힐지는 몰라도 일반 개인이 아닌 샐러리맨이나 조직 생활자라면 이 ‘정리’의 기술이 의사소통의 질을 좌우할지도 모른다는 주장엔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여 줄지 모르겠다.

정리와 관련된 내 단상들…

  • 마인드 맵으로 정리한다고 구조가 저절로 나오게 되는건 아니다
  • 아웃라이너 역시 위와 마찬가지다
  • 핵심은 언제나 간단하다.
  • 핵심을 먼저 찾아낸 후 그를 중심으로 구조를 짜맞춰라
  • 정리와 요약은 실은 비슷한 말인 것도 같다
  • 좋은정리 ? 회의나 강연 참석했던 것 처럼 내용파악이 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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