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4 ~ 10/29, 5박 6일 동안 정후를 데리고 세 식구가 싱가포르에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시리즈로 싱가포르 여행기를 포스팅하려구요.  일정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특징적인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얘기하는 식으로 전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싱가포르 동물원이에요

 

정후가 2012년 2월생이니 이제 20개월에 접어들었다.  싱가포르같은 더운나라에서 20개월짜리 아기를 데리고 여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부부는 욕심을 버리고 하루에 한 가지 정도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동물원은 10/28일, 그러니까 한국으로 돌아가기 하루전에 갔다.  날씨는 여전히 더워서 섭씨 32도 가량이었다. 정후는 오전에 한차례 자야하기 때문에 오차드로드에 도착해 유모차에서 재우고 점심을 먹인다음 가장 더운 오후 한 시쯤 동물원에 도착했다.

싱가포르는 동물과 관련해서 볼 것이 대략 세 가지 정도였는데 주롱지 버드 파크와 나이트사파리, 싱가포르 동물원이었다. 이 세가지를 모두 할 수는 없고 동물원 한 가지만 선택했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엔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관람객과 가까운 동물원의 구조와 물놀이 시설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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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기론 차이나타운의 피플스파크 같은 곳에서 티켓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귀찮아서 그냥 패스~ 싱가폴 항공을 타고 갔다면 보딩패스를 보여주면 15%를 할인받을 수 있다. 동물원과 트램을 묶어 콤보로하면 27$ 싱달러인데 정후는 20개월이라 무료, 나와 마님만 27*2=54$에서 15%를 할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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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던대로 관람객과 친화적이다. 울타리나 철창이 없고 위험하지 않은 동물은 그대로 정글에 노출되어 있어 사람들이 만질 수도 있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트램은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걸어서 한 낮에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을 거니는 것은 위험하다(부모가 위험 ^^)  트램은 동물원 전체를 10분간격으로 도는데 4개 정류장이 있고 적당히 내려서 구경을 하면 된다. 처음에 트램을 타고 한바퀴를 완전히 돌면서 전체 구조를 익히고 한군데씩 봐도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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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는 확실히 이 동물원의 구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걸어가는 도중 마주치는 개울물과 말뚝만큼 큰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경계선이 전혀없는 강기슭같은 연못 등을 좋아했고 다리아래에서 쉬고 있는 악어를 발견하고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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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느낄 때 쯤 마주치는 프로즌 툰드라관은 압권이다. 일단 그 내부로 들어서면 정말~~~ 시원하다. (에어컨 빵빵) 그리고 쇼맨십 좋은 북극곰은 아이들에게 진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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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은 극장식으로 수족관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북극곰 녀석이 얼마나 쇼맨십이 좋은지 수조를 넓게 쓰면서 한바퀴 헤엄을 쳐서 물속으로 잠수해 아이들에게 다가온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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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서 있는 수조를 건드리면서 물위로 솟구쳐오르는 동작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이야~ 이렇게 보니 곰이 진짜 크기도 하거니와 이렇게 가까이에서 북극곰을 보는 것도 처음이어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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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은 유모차를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음질좋은 보스 스피커에서 동물원에 대한 안내가 계속 영어로 이어진다. 사방이 터져있는 구조여서 시원하지는 않지만 동물원이 워낙 정글처럼 우거져서 그늘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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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군은 미리 준비해간 블루베리(비보시티 지하 자이언트 마켓에서 5$ 주고 산… 엄청 좋아하는 과일이다)를 트램안에서 까먹으면서 신기한 듯 사방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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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동물원의 구조는 정말 커다란 저수지내의 섬 같이 구성되어 있어 물이 자연경계벽 구실을 하며 그 저수지를 배를 타고 돌아보는 생태학습로도 확보되어 있다(별도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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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정류장에서 코끼리를 발견하고는 무조건 내렸다. 코끼리를 타는 곳이었는데 우리가족 누구도 타본적이 없었기에 선뜻 코끼리 타기 체험을 신청했다. 성인 1인당 s8$였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아마 이건 동물 보호단체에서 엄청 반대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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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정류장과 3번 정류장 사이에는 아이들 물놀이 시설이 있다. 한낮 무더위에 동물원에 오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풀장이 아니라 물놀이 장으로 바닥분수와 미끄럼틀 위에서 쏟아지는 샤워와 물동이들이 잔뜩있다. 우리는 미리 갈아입을 옷과 수건, 수영복을 준비해갔다.  코끼리를 타고나서 너무 더워 바로 물놀이장으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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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느낌… 바닥은 폭신폭신한 우레탄 같은 소재로 아이들이 놀기에 위험하지 않다. 10살 이상의 어린이들의 이용이 원칙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유아들에게 좋다. 중앙 바닥은 물이 3-50cm정도 차 있어서 애들이 첨벙거리면서 뛰어다니기 좋았다. (그러나 바닥은 곳곳이 뜯긴 곳이 많아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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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정후는 볼거 없이 뛰어들었다. 정후는 처음에는 좀 생소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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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하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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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터널을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 다니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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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이젠 미끄럼틀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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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이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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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날씨는 알 수가 없어서 이날도  물놀이 도중에 날씨가 갑자기 흐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슬슬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빗속 물놀이도 재밌다)  샤워시설은 야외 샤워기가 전부다. 락커도 있고 갈아입을 곳도 화장실내에 있으니 타월만 가져간다면 별 걱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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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갑자기 폭우로 돌변, 정후를 재빨리 샤워를 시키고 바로 옆 KFC에 들어왔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내리기 시작해서 KFC는 순식간에 난민 대피소가 되어 버린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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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재미있었다. 서로 다른 인종들의 아이와 어른이 KFC 실내에 옹기종기 모여 치킨과 치즈 프라이와 콜라를 마시면서 왁자지껄한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그렇게 거기 한 시간 정도를 갇혀있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천둥소리를 들었다.  정후는 깜짝 놀라서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들어 안겼다는… 나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저 얼룩말 의자가 참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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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 지나도 비는 그칠 줄 몰랐다. 바로 맞은편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판쵸우의를 종종걸음으로 사와서 세 식구가 뒤집어 쓰고 트램정류장까지 걸어가 동물원 입구로 나오니 대략 다섯시 반 (동물원은 여섯시까지).  오후 반나절은 정말 알차게 논것 같다.  비에 푹젖은 동물원을 보니 정말 정글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다. (우린 절반도 돌아보지 못했다)

싱가포르 동물원은 시내에서 꽤 떨어져 있는 편이었고 지하철과도 멀어서 마음 편하게 택시를 타고 갔다. 오차드로드에서 대략 23$ 정도를 냈고 돌아오는 길은 택시를 잡는게 일이었다. 택시 정류장에 길게 늘어선 줄때문에 20분이상 기다렸는데 앞뒤로 서있는 불어를 사용하는 가족들 때문에 재미있었다.  정후가 누나라고 부르는 귀여운 금발 여자애가 있었는데 정후한테 동물 쿠키를 주면서 여자애한테도 하나를 주니 마치 어른처럼 ‘이러시면 안되는데’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불어로 ‘메르씨~’라고 했다. 그 뒤에 선 부모가 재빨리 ‘땡큐’라고 정정해주자 여자애도 따라서 ‘땡큐~’라고 한다 ㅎㅎ

어쨋든 재미있었던 하루…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싱가폴 동물원을 권하겠다. 서울대공원의 동물원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숲으로 빽뺵하고 사람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선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캐리비언 베이의 아이들 물놀이 시설 부분을 뚝~ 떼어온 듯한 물놀이 장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다. (물놀이 장은 주롱 새 공원에도 있다고 들었다) 물론 일년내내 더운 나라이니 이런 아이디어가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정후가 더 크고나면 다시한번 하루종일 시간을 내서 돌아봄직한~ 그런 좋은 경험의 장이었다.

기타정보

  • 코끼리를 타면 사진사가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의 고유번호표를 준다. 집으로 돌아갈떄 입구의 샵에서 이 번호표로 원하면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30달러를 주고 근사한 액자로 된 가족사진을 찾았다
  • 주롱새 공원 + 나이트사파리 + 리버사파리 + 동물원 모두를 돌아볼 수 있는 콤보티켓 등 콤보종류가 많다
  • 물놀이장엔 타월이 없다. 호텔에서 가져가라. 샴푸 등은 사용할 수 없으니 주의
  • 트램이 포함된 티켓으론 무한이용이 가능하다
  • 더위때문에 중간중간 에어컨이 있는 실내 시설들이 있다.
  • 유모차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물론 대여도 가능하다. 대략 9$ 정도. 애들 두 명이 탈 수 있는 수레도 대여해주더라)
  • 오랑우탄과 함께 하는 아침 뷔페 프로그램도 있으니 참고하라 (정말 하루종일 동물원에 있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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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수레를 대여해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