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서 일주일간 아주 머리가 아프네요.  이런저런 일들을 정리하고 조직이 계속 바뀌는 과정에 있어서 말들도 많고 탈들도 많은 것 같은데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고 계속 시간만 끌고들 있습니다.    이럴때 3백년전 조선의 선비들은 벼슬을 때려치우고 낙향하여 ‘안빈낙도’ 했을만도 합니다.   사랑방에서 차나 곡주를 마시면서 ‘역군은 이샷다~’를 읊조렸겠죠.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저도 오늘은 ‘안빈낙도’하기로 하고 6시가 되자마자 집으로 와서 수영장에 가려고 가방을 챙겼습니다.   수영이나 하면서 만사를 잊기로 했죠.  집에서 수영장까지는 걸어가야 하는데 한 10분 정도가 걸립니다.   날씨는 매우 추웠지만 호주머니속의 iPod를 만지작 거리다가 Play버튼을 눌렀습니다.

저는 음악의 편식을 조금이라도 바로잡아 보고자 5백여곡을 iPod에 때려넣고 항상 Random으로 듣곤하죠.  잡스 아저씨가 iPod 셔플을 발매하면서 ‘Life is Random !’이라는 선전문구를 내거는걸 보고 그때부터 항상 Random모드로 듣는데 이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끔 남이 들려주는 음악이 더 좋을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랬죠.

[audio:http://www.demitrio.com/wp-content/uploads/2007/01/08-Autumn.mp3|titles=08 Autumn]

첫곡으로 Edgar Winter Group의 Autumn이 나왔는데 글쎄 이 노래가 오늘같이 꿀꿀한 기분을 부드럽게 달래주지 뭡니까.

덕분에 집에서 큰길가의 신호등까지 추운것도 모르고 차분하게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휴우~ 음악의 힘은 참 큽니다.

이 곡은 (왼쪽) 1972년에 나온 They Only Come out at Night앨범에 들어있는데 이 앨범은 Frankenstein, Free Ride 등 넘버원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그들의 대표앨범이기도 합니다.

Doors의 When the Musics Over를 들으면 Jim Morrison이 ‘music is your only friend~ until the end’ 라고 노래하는데 이 순간에 갑자기 그 구절이 생각나더군요.

어쨋든 Edgar Winter의 곡으로 뾰족뾰족했던 마음이 좀 둥글둥글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곡은 제 발걸음을 경쾌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audio:http://www.demitrio.com/wp-content/uploads/2007/01/04-Peg.mp3|titles=04 Peg]

Steely Dan의 Peg였는데요.

전주부터 가볍고 경쾌해서 마치 ‘이제 그만 힘을 내라구 친구~’라고 말하는것 같았죠.   Radom곡이었지만 오늘 기분엔 정말 기가막힌 랜덤선곡이었네요.

수영장 건물에 들어서면서 곡은 끝났습니다.  다음 곡으로 Rush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

Peg는 Steely Dan의 대표앨범인 aja에 실려있습니다. (1977)

Black Cow, Deacon Blues 등 아주 좋은 곡들이 담겨있죠.

Mode가 바뀌어서인지 수영선생이 하드하게 우리들을 다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헥헥대지 않고도 잘 소화해 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똑같은 레퍼토리를 한번 더 들었습니다.

Life is Random, Music is my Special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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