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과 김연아를 보면서…

By | 2006-12-20

어느새 국민 남동생과 여동생이 된 박태환과 김연아의 경기장면을 보니 정말 두드러진 기량을 선보이더군요.

예전 우리네 선수들과는 달리 박태환, 김연아는 각자 자신의 종목에 맞는 최상의 몸상태와 함께

16,17살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테크닉까지 겸비한 완벽한 운동선수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잘생기고 이쁘기까지 하니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라 보여집니다.  

박태환이 1500m경기에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후반으로 갈수록 거리를 벌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김연아가 전날의 격차를 극복하고 거의 실수없는 동작으로 우승하는 장면도 인상깊었습니다.

16살이라기엔 믿기지 않는 표현력이었죠.  

이 두명에 대한 언론에서 쏟아내는 소식은 눈과 귀를 가려도 들릴정도 였습니다.

굳이 찾아가서 보지를 않아도 이들에 대해 훤히 알게될 정도였죠. 

두명 모두 중간에 관둘까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과 엄청난 훈련량을 매일 소화한다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김연아는 잠자는 시간외에는 거의 스케이트와 관련된 것만

훈련을하고 있다죠?   박태환은 하루에 평균 18,000m 훈련이요…-.-;;

게다가 김연아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통제를 맞고 나왔고 박태환은 7개종목에 출전해서

몽땅 메달을 따냈죠.

제가 경악했던것은 그들의 생활이 거의 그 운동으로만 점철되어 있다는 겁니다.

갑자기 그 옛날의 동독 선수들이 생각났습니다.

동독과 구소련은 올림픽과 같은 대회에서 거의 1-2위를 독점하다 시피했는데요.

동독의 육상과 스케이트, 수영, 카누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휩쓸다시피했습니다.

물론 다른 종목들도 골고루 잘했죠.   80년과 84년 올림픽은 반쪽짜리 대회였고 88년부터는 동독이

통일을 앞두고 약간 퇴색한 기운을 나타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들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무대를

휩쓴 시기는 70년대 입니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40개로 소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 육상과 수영에서 거의

절반을 가져갔죠.   그 당시 저는 동독선수들이 나오면 당연히 우승하는 줄로 알고있었습니다.

항상 동독, 소련, 미국이 전 종목에 걸쳐 우승을 다투고있었죠.

한번은 동독의 스포츠시스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었는데, 그 때 오늘과 같은 종류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동독의 선수들은 어렸을때부터 해당종목에 대해서 거의 기계적으로 길러진것

같았죠.   자신들의 스포츠를 즐기기 보다는 해당종목의 Killer로 어렸을 때 부터 훈련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더군요.

뼈들이 제자리를 잡아가기도 전에 해당 종목에 유용한 유연성을 훈련하는 장면과 거의 스포츠시설에서

살다시피하면서 개인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사는걸 보고 전 사실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

로보트같아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강제적인 스포츠육성 정책(?)도 통일,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그 궤를 같이 했습니다.    더 이상 소련, 동독(지금은 독일)이 예전만큼 스포츠계를 휩쓸지는

못하고있습니다.   전 그게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스포츠야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즐기려고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사육되어 질때부터는 한순간에 고통으로 바뀔 것 이란거죠.

박태환과 김연아 역시 자신들의 의지로 정말 그 운동을 좋아해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사실 제 욕심입니다.    전 ‘엄청난 노력파라 할지라도 좋아서 하는사람에게는 못당한다’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들이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운동에 진절머리가 나지 않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 1만 8천미터를 수영하는것 (그냥 거리를 달린다해도 하루 18킬로미터 -.-;;)과 오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피켜스케이팅을 연습하는건 그다지 자랑은 아닌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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