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5, 만듦새가 다르다

By | 2012-09-15

어제 엔가젯을 통해 문자중계 라이브를 보고 들으며 새벽까지 주요 내용과 저만의 간단한 단상을 적고 오후에 다시 글을 업데이트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세상일이 참 뜻대로 안되더군요. 수리를 맡긴 아이맥을 찾아오고 애와 놀아주다가 애플에서 공개한 미디어 이벤트 영상을 모두 보고나서 장을보고 오니 이거 날짜가 지나가 버렸네요. 그래서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따로 한 편 더 씁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여러 IT 언론들의 입방아들을 산책하듯 돌아보니 참 재미있습니다.  그저 저와 같이 발표내용을 보고 듣기만 한 사람들과 실제 현장에서 만져보기까지 한 사람들의 반응이 서서히 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가지를 좀 정리해보고 제가 예전부터 아이폰에 가진 불만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애플, 이태리 장인이 되려는건가 ?

여기저기를 돌면서 그 느낌이 어떠했는지 수집하려고 했는데 MacRoumors에서 깔끔하게 정리했네요 (iPhone 5 Photos and Hands on Impressions) 저는 이들의 정리를 바탕으로 무임승차 해보겠습니다.

  • TechCrunch – ‘마감이 대단이 좋다. 알루미늄 케이스는 정말 유니크하고 단단하다.  딱딱한 바닥에 떨어뜨려도 무사할 것 같다’
  • Telegraph – ‘가장 큰 변화는  큰 화면이지만 폭이 넓어지지는 않아 애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갤럭시 S3는 내겐 너무 크다. 내 생각엔 애플이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사람들 손의 평균 크기를 고려했을때 맞다고 본다’
  • Slashgear – ‘애플이 말한대로 가볍지만 절대 약해 보이지 않으면서 한손에 잡고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화면 전체를 조작할 수 있었다.’
  • Engadget –  ‘화면이 분명 커졌음에도 그립의 느낌은 전과 비슷하며 정말 가벼워진 느낌이다. ‘
  • 전자신문 – ‘장인이 조립한 스위스 명품시계같은 스마트폰’
  • 디지털 타임즈 – ‘알루미늄과 유리 결합의 어색함 지적은 실제로 보니 틈새하나 보이지 않고 완벽히 접합되었으며 손으로 뒷판을 문질러봐도 걸림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와아~ 직접만져보지는 못했어도 이번에 나온 아이폰 5는 잘만들어놓은 이태리 수공예품같이 그 클래스가 한단계 격상되었다는 느낌이 전해지는군요. 기능, 크기, 편의성 이런것들도 모두 중요하지만 역시 매일 들고다닐 물건은 만졌을때 손에 전해지는 감촉과 크기, 그 자태가 사용하는 ‘맛’을 높여주니 말입니다. 발표회를 보니 예전엔 잡스의 청바지 주머니에서 나오던 아이폰이 이번엔 박물관에서나 보던 서서히 회전하며 무대위로 올라오는 장식대위에 있더군요. 마치 박물관이나 주얼리 쇼에서 귀중한 물건을 소개하는 장면같이 말입니다. 애플 역시 의도적으로 이렇게 연출한 것 같습니다.  이태리나 스위스 장인들이 단순히 시간만 정확하게만 맞으면 되는 시계를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아름다운 공예품으로 격상시킨 것 같이 애플 역시 아이폰을 비롯한 자신들의 제품을 한 단계 격상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도는 당연히 좋습니다. 그저 성능과 기능이 주는 만족감과는 또 다른 차원의 흡족함을 선사하니 말이죠. 여러 IT언론의 리뷰들을 보고나니 정말 만져보고 싶네요.  전 수년전부터 노트 앱으로 맥저널(MacJournal)이라는 앱을 사용해왔습니다. 이 녀석은 요즘 유행하는 에버노트 등 여러 노트앱들에 비해 기능이 더 좋은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기능을 따지자면 그 보다 더 좋은 앱들이 많죠. 전 그 몇년동안 다른 노트앱들에 호기심이 일어 에버노트를 비롯한 몇 개의 노트들을 사용해 봤습니다만 결국 맥저널로 돌아왔습니다. 그게 결국 그 앱이 가진 감성요소 때문인것 같습니다.

 

당신들이 원하는 혁신이란건 무엇인가 ?

일단 국내언론은 예상대로 ‘혁신’의 누락을 강조하며 아전인수격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 ‘혁신’이 빠진 아이폰5가 그나마 하드웨어 성능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한국산 부품의 기술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위 아시아경제의 기사는 정말 공산당 당기관지 수준의 야만적인 글입니다. 그렇게따지자면 구글로부터 OS를 공급받고 퀄컴칩을 탑재한 국산 스마트폰들은 어떻게되는건가요? 심장을 모두 미국에서 가져온건데 말입니다.
  •  조선비즈 – 날씬해진 아이폰5 …진화했지만 혁신은 없었다.

머니투데이나  아시아경제 등 수준이하의 IT기사를 내는 업체들이 비해 조선비즈의 기사는 언론들이 느끼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예상외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기엔 혁신이 없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기사 내용에서는 기대이하였던 것이 쿼드코어가 아닌 듀얼코어, 배터리 지속시간, NFC등이었습니다. 다른 언론들이 내세우는 ‘누락된 것들’이 비슷했죠

 지디넷은 좀 더 구체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여섯가지인데 이게 거의 결정판이 아닐까 하여 모두 언급해 보겠습니다. 1) 디자인, 2) NFC, 3) 더 큰 메모리, 4) 배터리 지속시간, 5) 생체인식 보안, 6) 무선충전 입니다. 아마 이 여섯가지가 언론들이 아쉽게보는 공통적인 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아이폰 5가 저 여섯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면 ‘혁신이 없었다’라는 말이 사라지거나 다들 만족했을까요 ?
오~ 당연히 그렇지 않았을겁니다. 2007년 아이폰의 첫 출현을 혁신으로 여겼다면 그 혁신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첫번째는 통신사 위주의 주도권을 애플이 가져왔고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준 일입니다. 와이파이가 대표적인 결과물중 하나였고 앱 생태계도 그 결과중 하나죠. 두번째는  멀티터치 인터페이스 입니다.그 이전까지는 감압식 펜 위주였죠. 이 두가지만 봐도 사실 하드웨어나 스펙이라기 보다는 제도나 방식에 대한 혁신이란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게다가 그 혁신의 수혜자는 소비자들이었구요. 그 정도 되어야 정말 혁신이라 부를만하지 않을까요?
NFC나 무선충전 등은 혁신적이긴 해도 아이폰이 이전에 보여줬던 그 혁신에 비해서는 조금 스케일이 떨어지는 듯 합니다. 무선충전만 해도 그렇습니다. 전 아이폰 충전 케이블이 4-5개쯤 있습니다. 안방과 서재, 차와 거실에서 충전할 준비를 갖췄죠. 무선충전이 제가 방방마다 갖추어놓은 충전기와 케이블 4-5개를 모두 없애준다면 그건 혁신이라 부를만 합니다.
저나 언론이나 혁신이 무엇일지는 얘기못합니다. 왜냐하면 그게 어떤것일지 실제로 모르니까요. 저나 기자의 머리에서 쉽게 예상하여 꺼낼 수 잇는거라면 적어도 그것은 혁신이 아닐겁니다. 아마 막연히 내 머리를 날려버릴 만한 깜짝놀랄 아이디어가 떨어지길 바랬나봅니다. 매년 이런게 나올수는 없고 그건 좀 억지에 가깝죠. 게다가 다른 제조사엔 그런 요구가 별로 없는데 왜 애플에만 그런걸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좀 황당하지만 통신사 따위는 거치지 않고 그냥 걸면 되는 (Just-Work) 그런 폰을 궁극적으로 원합니다. 이 정도면 혁신이겠네요 ^^

 

나의 불만사항

아이폰에 대해 제가 바라던 것은 추스려 보니 두 가지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하드웨어 적으로는 라인업입니다. 몇 년전 아이폰 나노에 대한 루머가 무성했던 것 기억나시나요?  전 그때 아이폰 나노가 나오길 바랬고 추가적으로 프로버전이 나오길 바랬습니다. 적어도 세가지 정도의 선택의 기회를 줘서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들긴 바랬죠.  네 믈론 지금도 기종은 세가지 입니다
그런데 이런식은 싫습니다. 세가지 기종이긴 한데 예전에 주력으로 팔리던 기종이 자연스럽게 저가 기종으로 내려가 있죠. 실질적으로는 단일 기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 이게 너무 지겹습니다. 아이팟 라인업같이 디자인도 다르고 서로 쓰임새도 약간씩 다를것 같이 세가지 정도만 선택의 폭을 주면 안될까 하는게 제 바램이었는데요.
이젠 거의 포기 단계입니다. 전 사실 같은 이유로 요즘 루머에 게속 등장하는 7인치 아이패드 미니 역시 루머로 그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루머는 워낙 잘 맞추기에 ‘혹시나’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게잡아도 반반입니다.
그 다음 불만사항은 대시보드인데요. 사실 이것도 포기단계입니다. 전  iOS 이전엔 윈도우즈 모바일 OS를 사용했었고 여기에서 대시보드를 참 유용하게 사용했더랬습니다. 즉, 첫화면에 위젯같이 일정, 날씨..등등을 자유롭게 배치하는 건데 이미 절반은 알림센터를 이용해 가능해졌고 애플은 아이폰 데스크탑의 변형을 절대 허용할 것 같지 않습니다.

 

 좋아, 사야해 말아야해?

전 아이폰 5를 직접 만져보지 못했습니다만 여러 리뷰를 읽고나니 짐작은 갑니다. 전 흰색 아이폰 32GB를 살겁니다. 그리고 마치  브라이틀링 시계를 차고 다니는것 같은 호사를 한번 누려볼 생각입니다. 애플의 아이폰 5 페이지를 보면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사진들이 훨씬 큼직큼직하고 확대된 사진 또한 많습니다. 제품 디테일과 만듦새에 자신이 있고 그걸 봐달라는 얘기같아요.

‘시계는 그저 시간만 잘 맞고 편하게 차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에겐 아이폰을 추천하지는 않겠습니다(^^)  혹시…아직까지 gmail이나 iCloud 계정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스마트폰 자체를 별로 추천하고싶지 않습니다. 딱 절반만 사용하고 계신거니까요.  좀 어린애같이 투정부리는 투로 말씀드린다면 전 사실 아이폰을 잘 추천하지 않습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갤럭시를 사길 바라죠. 그래야 저만 아이폰으로 차별화되니 말이죠.

방금전 보고 왔는데 아이폰 5의 예약판매가 진행중인데 초도물량이 소진되는데 4s와 4가 20시간 22시간 걸렸던 것에 반해 5은 한시간만에 끝나고 지금은 2주정도 대기상태라고 하죠? 무려 20배나 빠른 속도랍니다. 다들 별로라고 하는데 소비자들은 왜 그리 극성스럽게 아이폰5를 사려고 할까요? 저같은 사람이야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앱스토어에서 많은 앱들을 샀고 모든 개인정보가 iCloud로 관리되고 있으니 옮겨타려면 귀찮기도하고 추가적으로 앱구입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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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아이폰 5, 만듦새가 다르다

  1. Junjyang

    국내 통신사들은 3g로는 발매를 안하겠지요?

    LTE는 무제한이 없어서 LTE 망 사용할때마다 신경써야 될것이 너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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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흠 그것도 관전포인트네요. 무제한 데이타 때문에 정말 어떻게해야할지 모를것 같아요. LTE도 결국 포화되면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여줄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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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K Hong

    국내의 언론은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 같습니다. 어찌나 그렇게 한결같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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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너무 한심하죠~ 요즘은 정말 쏟아져나오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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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isner

    갤럭시 S2 가 Slim, Screen, Speed 로 혁신을 부르짖은 것이 불과 1년 몇개월 전입니다.

    삼성이 얇고 빠른 제품을 만들면 “혁신”이고

    애플이 얇고 빠른 제품을 만들면 그저 “진보”일 뿐이죠.

    한국 언론은 스스로를 광고물 제작회사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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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그러고 보니 가장 얇고 가볍다라는 아이폰5의 메시지는 사장되어 가고 있었군요. 삼성이 그랬으면 난리가 났을텐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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