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이폰 5 발표..하긴 했는데

By | 2012-09-13

애플은 2012. 9.12(미국시간) 전통적인 9월의 미디어 이벤트를 갖고 아이폰 5와 아이팟 나노/터치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언뜻 봐선 온라인의 반응은 뜨뜻 미지근 하군요. 얼른 오늘의 발표 내용을 정리해보고 이번 발표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먼저 오늘의 발표내용인데요. 이건 건조하게 발표 내용을 요약해서 Fact위주로 전달만 하겠습니다.

 

1. iPhone 5

  • 9/21 판매개시(1차), 9/14부터 예약, 9/28 2차대상국 판매, 한국은 1-2차 제외
  • 7.6mm, 112g – 18% 얇아지고 20%가벼워짐
  • 4″ screen, 폭 그대로, 위아래로 길어짐, 1136×640
  • 애플의 모든 앱들이 화면에 맞게 UI 업데이트
  • 802.11n 2.4 & 5 GHz
  • 가격 동일 16GB-199$,  32GB-299$,  64GB-399$
  • A6, LTE, 8시간통화/서핑, 10시간 비디오 플레이
  • 작아진 독 커넥터(일명 라이트닝), 기존 커넥터 연결 아답터(29$)
  • 8M iSight, 파노라마 기능, 저조도 활영,사파이어 크리스탈로 렌즈 보호, 720p 프론트 카메라
  • 3 마이크로폰

2. iPod nano

  • 2.5″ 대화면, 31그램, 30시간 배터리
  • 멀티터치, 7컬러, 홈버튼, 블루투스, 라디오

 

3. iPod touch

  •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폰5와 동일)
  • 6.1mm, 88g
  • iSight Camera : 아이폰4s와 동급
  • Siri, 5컬러, 손목스트랩

 

4. EarPod

  • 아이팟 셔플을 제외한 전 아이폰/아이팟 제품에 번들

 

5. iOS 6

  • 예전에 예고된 대로
  • 한국어 시리

 

6. iTunes

  • 10월말 예정
  • 인터페이스 완전히 Redesign : 왼쪽의 바가 사라짐
  • iTunesStore 역시 새로운 디자인 적용예정

 

김빠진 맥주인가 여물어가는 와인인가

대략 이정도 같습니다.  이전부터 흘러나온 루머가 이번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정확했습니다. 그랬기에 이번 키노트는 그 어느때보다도 김빠진 맥주처럼 박진감은 떨어졌죠. 지난번 포스팅에서 사람들이 아이폰과 관련된 루머에도 식상해 하는 모습이 디자인때문일거란 얘기를 했었죠. 제 스스로에게도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디자인을 제외하면 어떤 기능이나 스펙이 추가되어야 놀라거나 만족스럽겠나 ?”

사실 이렇다할만한 요구사항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한창 루머가 이어졌던 NFC기능이 들어간다해도 계속 시큰둥할겁니다. 조니 아이브는 아마도 고객들이 현재의 제품 디자인을 웬지 따분해 한단 사실을 잘 알고 있을겁니다.  10여년전 잡스는 OS X에 포함된 인터페이스인 Aqua를 선보였습니다. 그건 기능이라기 보다는 느낌과 경험에 가까운 것이었죠.  거의 모든 청중이 별것 아닌것 같이 보이는 물방울 같이 투명한 버튼에 단숨에 사로잡혀버렸습니다.  게다가 Dock과 지니의 개념도 정말 현란했죠. 정말 물방울같은 버튼을 누르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그게 즐거워져 버렸다는게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거기에서 끝내지 않았습니다.  사용자들을 사지 않고 견딜 수 없게 만든건 하드웨어들 또한 그 느낌으로 나왔다는 거였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비슷한 룩앤 필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용자들은 느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속이 비치는 느낌,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플라스틱, 알록달록한 색상….이것이 20세기말에서 21세기 초로 넘어올때까지의 애플의 디자인 기조였던것 같습니다.

자 이런 아이맥들도 기억나세요?

그 다음은 어땠냐고요? 순백색의 아이팟이 나오면서 기조가 살살 변해갔습니다.  데스크탑과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기조가 흰색, 불투명, 플라스틱으로 바뀌었고 아쿠아 인터페이스도 반투명에서 불투명, 단색조, 미니멀하게 바뀌어갔죠.

이 과도기가 지난 후 애플의 디자인 기조는 완전히 블랙베젤과 알루미늄, 금속 불투명, 단정함, 미니멀로 완전히 넘어오게 된것 같습니다. 지금의 제품라인업을 한번 보세요. 아이팟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같은 기조와 느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된 OS X에서 거의 모든 인터페이스는 마치 알루미늄 섓시같이 금속성으로 변했고 모든 아이콘들이 단색조로 단순화 되었습니다.

아이폰 5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려고 여기까지 왔네요. 애플의 크고 작은 지난 10여년간의 세 차례 디자인 변화를 떠올리고 보니 (깨달음에 가까웠습니다만) 아이폰 5의 디자인 역시 그 기조내에서만 변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보면 참 식상할테지만 다른한편으로 본다면 참 오래갈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아마 내년에나 나올 아이폰 6 역시 디자인의 기조 내에서 움직일 것이 뻔합니다. 그러나 애플이 디자인 기조를 현재의 금속성에서 탈피한다면 그 첫 신호탄은 아이폰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합니다.  조나단 아이브는 그저 모양새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소재에도 대단히 밝은 사람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알루미늄, 유리와 같은 소재를 먼저 고른후에 모양새를 잡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전 오늘 발표된 아이폰 5의 디자인이 이미 루머로 알려질대로 알려진 김빠진 맥주가 아니라 조나단 아이브의 디자인 스테이지 3의 농익은 와인같다는 생각입니다. 새로울건 없지만 아이폰 5으로 교체하겠다는 제 마음엔 변화가 없습니다. 오히려 전 요즘 스마트폰들 처럼 폭이 넓어질까봐 걱정했었답니다. 지금 아이폰이 사실 한손으로 잡기엔 최적인것 같았거든요.

 

EarPod, 애플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제품

인이어 이어폰과 같이 별도 판매제품이 아닌 번들이어폰의 디자인에 3년간 100여개의모델, 6백명의 대상자로 개발한다는 것은 애플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애플의 솜씨답게 이 이어폰은 틈새하나 없는 천의무봉 디자인입니다 (어떻게 분리해야 할까요?) 앞으로 이 이어폰이 주머니속에 있는 아이폰5의 증거물로 사람들 귀에서 나오게되겠군요. 리모콘 부분도 현재의 것과 조금 달라졌습니다. 정말 기대되는 제품입니다. 번들이어폰중 최고가 아닐까요?

 

지금은 이쯤하고 오후에 더 다듬어서 보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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