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필요해

By | 2012-09-04

‘SBS스페셜 내 생애 처음지은 집’이 방송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2012.9.2 방송) 부랴부랴 700원을 내고 이걸 다운로드 받아 보았다.  누구에게나 로망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방송을 통해 가슴과 머리속이 뭉게뭉게 부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들 구해서 보시라~!)

어린시절 방학때면 시골 할머니집에 내려가는 것이 계절이 바뀌는 섭리와 마찬가지로 내게는 자연스럽고 당연스러운 것이었다. 여기저기 사는 사촌들이 많아 가끔 핀트가 안맞을때면 시골집은 애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는데 어느 여름방학때가 바로 그랬다. 할머니댁은 중앙이 뚫린 ㅁ자 형태의 재래주택이었고 마당에 넓은 평상이 있었다.  우린 평상에 모기장만치고 하늘을 마주하고 잤다.

와아… 그 경험은 대단한 것이었다. (생각해보라 맨하늘을 보면서 밤잠을 자는 일이 평생 몇번이나 있겠는가)  하늘을 향해누워있는 그 스크린은 어린이회관에 있던 천체조영관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지붕과 나뭇가지의 실루엣이 사라지자 난 마치 우주의 한가운데 누워있는 기분이었고 몸이 붕 떠나니는 느낌이었다. 밤하늘은 고요할 것 같았지만 엄청 분주했다. 작은 구름들이 달빛에 반사된 채 바삐 이동하고 가끔은 달도 가렸다가 달도 빠르게 이동했고 별들도 그랬다. 와~ 정말 분주한 밤하늘… 학교에서 배운대로 북극성을 찾기위해 국자모양의 북두칠성을 찾고 거기에 눈짐작으로 금을 그어보고 하다보니 정말 푸욱~~ 잠이 들어버렸다. 난 이날의 기분을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

‘아~ 언젠간 마당이 있는 집에서 지낼거야’

마당과 리트리버는 그야말로 나에겐 꿈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과연 나는 언제 지금과 같은 안락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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