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전 회고

한국팀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의외로 고전하면서 골을 넣지 못하고 0:0으로 비기고 말았습니다. 지난 두 경기보다 더 우세한 상황에서 진행된 경기였지만 결국 한 골도 넣지 못했죠. 전반 초반 구자철에게 찾아온 득점기회가 연결되었더라면 아마 대량득점 상황으로 몰고 갔었을지도 모릅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지난 스타팅멤버에서 남태희를 빼고 백성동을 투입하는 변화를 줬습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백성동은 체력적으로 어드밴티지가 있었죠.  그러나 오히려 백성동이 팀의 템포를 정체시켰습니다. 최전방을 휘젛으리란 기대를 뒤로하고 그는 좋은 패스가 배달되었을때 그걸 빨리 처리하지 못한채 몇 번 끌고다니는 모습을 보였죠. 백성동을 제외한 스타팅멤버들도 몸이 무거웠습니다.

교체카드는 예상외로 흘러갔습니다. 백성동을 놔두고 미드필드의 핵인 박종우가 시작과 함께 남태희로 교체되었죠. 그 다음은 김보경이 지동원과 교체되어 나갔습니다. 마지막 카드는 10분을 남겨놓고 박주영을 김현성으로 교체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건 전술변화로 가봉을 몰아붙이겠다라는 의도보다는 다음 경기를 대비하자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지난 두 경기와 달리 한국팀의 압박라인은 한 단계 뒤로 물려져있었습니다. 아우바메양을 축으로한 가봉의 개인기 위주의 돌파를 철저히 봉쇄해놓고 안정적으로 공격하겠다는 의지였죠. 이에따라 일단 수비가 안정되고 역습을 허용하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가봉은 선수비 후역습일거란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왔습니다만 에우바메양쪽으로 길게 연결되기만 하는 공격은 너무 단조로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은 기회를 여러차례 잡았는데 모두 골로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반대쪽에선 멕시코가 스위스에 1:0으로 앞서고 있었기에 우린 두골을 넣어야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는데 그러기엔 좀 힘에 부쳤죠. 그래서 홍감독은 일단 안정적으로 경기를 진행시켜 8강에 일단 도달하는 것으로 하고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용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아쉽게도 0:0으로 끝났죠. 끝나고 여러매체를 보니 한국팀의 체력적인 부담이 이날 선수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그래서 세컨볼을 따내는 것도 전 경기만 못했나봅니다. 컨디션 난조를 감안한다면 홍명보 감독이 경기운영을 잘한겁니다.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컸던 박종우를 제일 먼저 뺀 것이 이해가 되더군요. 박종우는 영국과의 8강전 키맨입니다.

 

험난한 여정

8강대진은 위와 같이 확정되었습니다. 며칠전 예상에서 벨로루시가 이집트로 대체되었고 A,B조의 순위가 바뀌었을뿐 나머지는 같습니다. 아래 지난 포스팅의 8강예상 대진표와 비교해 보시죠.  제일 부러운 것은 일본의 대진입니다. 이거 잘만하면 결승전까지 바라볼 수 있겠는데요. 이집트, 세네갈, 멕시코가 만만치는 않겠으나 어쨋든 이번대회를 보면 반대편에 있는 네 팀은 서로 고만고만한 호적수들이라 네 팀 모두 대진표를 보고 즐거워들 하고 있을 겁니다. 이집트의 경우만 하더라도 브라질과 대결에서 3:2로 석패한 만큼 일본이 만만히 볼팀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어쨋든 중요한건 우리팀입니다. 영국은 언제나 네임밸류만으론 강팀이지만 이상하리만치 큰 대회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번 영국 단일팀도 긱스, 벨라미, 클레버리, 스터리지, 램지 등 좋은 네임밸류의 선수를 가지고서도 세네갈과는 비겼고 우루과이를 확실히 밀어붙이지도 못했죠. 전 우리팀이 쫄지만 않는다면 대등한 경기가 되리라 예상합니다.

박종우-기성용의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의 진가가 이 경기에서 드러나겠죠. 구자철은 쉬지 않고 풀타임을 계속 뛰어서 좀 걱정입니다. 구자철과 남태희도 수비가담에 일가견이 는 친구들이라 미드필드의 대격전을 기대합니다. 홍감독도 스위스전과 같이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영국을 상대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영국이 1:1로 비겼던 세네갈의 경기 내용을 보면 슈팅수 3:16, 유효슈팅수 2:9, 코너킥 2:3 등으로 세네갈이 영국을 몰아부쳤습니다. 한수 아래라 여겨졌던 아랍에미리트와의 2차전(3:1 영국승리)에서 조차 아랍에미리트에게 14개의 슈팅, 8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하였다는 사실을 볼때 영국의 수비진은 그리 강하지 못합니다. 어제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도 슈팅수 11:15, 유효슈팅 6:6으로 그리 잘하지 못했죠. 결국 문전에서의 결정력이 승부를 가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국은 우리에게도 15차례 정도의 슈팅을 허용한다고 봤을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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