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B조 1위 예상

이미 보신바대로 FIFA의 평가대로 스위스전에서도 한국대표팀은 세련된 경기운영으로 스위스를 몰아붙여 2:1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가장 기분좋은 소식은 골이 터지지않아 답답했던 박주영과 김보경이 나란히 득점에 성공했다는 것이죠. 이제 공수의 밸런스가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던 경기였다고나 할까요?  홍명보 감독의 기본적인 전술은 수 년전 이집트 U20대회에서 보여준 것과 큰 맥락에서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압박을 강조하고 공수간의 간격을 좁게 가져갑니다. 이를 통해서 점유율을 높이고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방 수비진을 허무는 형태죠. 멕시코는 전 후반 모두 이 전술에 대해 이렇다할 전술적 대응을 보이지 못한채 계속 끌려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의 투입으로 반전의 기회를 여러번 잡았었죠. 스위스는 멕시코보다 약간 더 영리했습니다. 게임중간 차범근 해설위원의 지적대로 지난 경기보다 수비를 더 엄중히 하면서 소수의 공격수로 한국팀을 공략하고자 했는데 이것이 주효했죠. 그러나 박주영의 골로 게임이 풀리기 시작했고 경기는 팽팽하던 분위기에서 난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결국 이 난전에서 한골씩을 주고 받은 끝에 한국팀이 승리하긴 했지만 동점골을 빠르게 허용한 그 순간은 정말 안타까웠죠.

스위스전을 보면서 한국팀의 보이지 않는 핵심은 박종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궃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스위스 미드필드 진영을 쓸어버리고 다니는 바람에 기성용이 좀 더 편하게 움직일 기회를 마련했거든요. 이제 예선 마지막 경기인 가봉전이 남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전지적 가봉시점에서 얘기를 풀어가보도록 하죠.

가봉은 마지막 경기를 이긴다 해도 8강에 진출하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멕시코가 최종전에서 스위스를 잡아준다는 가정하에 한국팀에 두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8강에 진출하게 되거든요. 스위스가 멕시코를 잡는다해도 두골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마지막 경기에선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한국팀의 전력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녹록하게 두 골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아마 공격숫자를 늘리다가 한국팀의 압박에 중간차단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멕시코전보다 더 큰 스코어차로 대패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봉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술은 한국팀의 공수간격을 벌려놓는 일입니다. 일단 스위스가 한 것 처럼 수비에 비중을 두고 적은 숫자의 공격수들에게 약속된 공간으로 길게 쳐놓고 한 두번의 터치에 의해 슈팅까지 가져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요. 스위스는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가봉은 이것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9번의 아우바메양 같은 선수가 그런 역할에 딱 적합해 보이거든요.

홍명보호가 U20대회에서 미국-파라과이에게 연속으로 3:0 압승을 거두고 나서 만난 가나에게 완패한 경기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나는 아디야라는 걸출한 선수가 시종일관 한국팀 문전을 휘젛고다녔습니다. 가나는 단 두 명의 선수를 최전방에 깊숙히 박아두고 수비에서 볼을 차단하면 지체없이 길게 그들에게 올렸고 단 몇명의 공격진이 배후로 침투하여 세골을 넣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홍명보는 배후의 위협때문에 수비진을 끌어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공수간격이 벌어졌고 미드필드진에서 고전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패퇴한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가봉의 감독이라면 딱 그렇게 상대하겠습니다. 한국팀으로선 그런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는 길은 지금까지 보여준것과 같은 압박의 레벨을 지속하는 겁니다. 최전방부터 패스가 그렇게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크고 두번째는 박종우가 이날도 지난 두 경기처럼 움직여줄 수 있는가에 대한 겁니다. 아우바메양으로 연결되는 공격루트를 사전에 봉쇄하는 임무가 그에게 하달되지 않을까 싶네요.

어쨋든 위와 같은 제 우려는 그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가나는 그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가봉은 그 정도의 전력은 아니며, 홍명보호의 지금 상태는 그때보다 훨씬 나아졌기 때문이죠. 정상적이라면 가봉이 한국팀의 압박을 견뎌내기 힘들겁니다. 그러나 가봉이 어떻게든 승리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수비우선의 카드를 들고나온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수도 있습니다.

 

8강전 기상도

멕시코와 스위스전은 어쨋든 스위스도 기회가 있는 만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고 두 팀의 승부도 거의 예측하기 힘듭니다. 비길 가능성도 높다고 보며 이 경우 전 한국팀이 1위로 예선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8강전으로 가면 세네갈이나 영국과 붙어야 하는데 우루과이에 2:0완승을 거두고 탈락이 확정된 아랍에미리트와 최종전을 앞둔 세네갈이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총력전을 펼칠 우루과이를 상대할 영국보다는 좀 더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된다면 영국과 8강전을 치르게 되겠죠. 반대편에선 브라질과 일본이 올라오게 될 공산이 큰데 현시점에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브라질을 피하려면 한국은 무조건 1위로 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건 일본, 영국, 세네갈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최국인 영국입장에서는 A조2위를 차지하는 것이 금메달에 가까운 길이라 생각하게 될겁니다. 한국이나 일본, 벨로루시 등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팀들을 만난다고 생각하게 될테니까요. 한국이 조 수위를 차지한다면 근래들어 최고의 빅매치인 준결승전 한일전을 목도하게 되겠네요. 전 그렇게 되길 희망합니다. 최근 한국이 일본축구에 밀리고 있는걸 4강에서 털어버리고 메달권에 진입하여 군대도 면제받고 일본도 떨어뜨리고 메달도 따게되길 희망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저 일본 자리에 스페인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일본, 온두라스가 사전에 청소를 잘해놔서 이번 올림픽 축구는 그야말로 고만고만한 팀들끼리의 결사적인 대결이 펼쳐지겠네요.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