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의 마이크로 소프트는 대 제국을 건설한 로마제국 같았다. 이 시기에 PC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MS에 세금을 내야하는 것을 의미했다. 번성기에 접어든 제국의 모습답게 그들은 세금징수는 어떨게 효율적으로 할 지(불법복제는 어떻게 막을지), 정복지에서 일어나는 반란은 어떻게 진압할지가 1차적인 고민거리였고 새로운 식민지 확장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이 시기 그들은 윈도우즈와 오피스라는 강력한 전함 두 척을 가지고 있었다.물론 이 외에도 그들은 여러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두척의 전함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이 전함들은 십 수년간의 전투에서 잔뼈가 굵은 악명높은 함대였다.
 
윈도우즈라는 전함은 OS전쟁의 일방적인 학살자였다. 애플도 그 희생자들 중 하나였는데 이전 다섯전쟁의 승리자들도 해내지 못한 압도적인 승리를 일구면서 1997년 기준으로 89%라는 점유율을 쌓게된다. 사실상 새로운 OS는 명함을 내밀 수 없는 환경이었고 (잡스의 표현력이라면 D.O.A -Dead On Arrival이란 말을 여기에 사용했을듯…)  MS의 고민은 점유율 확대보다는 남은 MS-DOS를 최대한 빨리 윈도우즈로 전환시키는 문제였다. MS가 산맥양쪽에 모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엔터프라이즈와 컨슈머 PC 모두의 데스크탑 OS를 확실히 장악한 때문이었다.
 
두 번째 전함인 MS-Office호는 윈도우즈호를 등에 업고 비열한 전투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80년대 워드프로세서 전쟁에서 MS-Word는 워드퍼펙이나 워드스타의 경쟁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윈도우즈 3.0 출시시기인 1990년들어 워드퍼펙의 점유율은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윈도우즈 95출시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점유율은 최초로 역전을 당했고 윈95 출시 이후엔 거의 사망할 지경에 이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MS가 윈도우즈 API를 OS출시이전 공개하지 않아 경쟁자들이 윈도우즈 버전을 늦게출시할 수 밖에 없도록 했다고 비난했다. 챠트상으로보면 그 주장도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 또한 워드퍼펙이 DOS버전의 성공에 너무 심취해 있었던 것도 패배의 이유라 생각된다
 
또 다른 전투를 보자. 스프레드쉬트 전쟁에서도 사실 엑셀은 로터스 1-2-3이나 쿼트로프로에 비할바가 아니었지만 워드가 그랬던 것 처럼 비슷한 시기에 점유율 1위에 올라서고 윈95 이후엔 독주체제를 갖춘다. 어쨋든 오늘날 MS-Office는 윈도우즈를 사용하려는 목적이 되기도 할만큼 입지를 쌓아왔다.
 
이들 두 전함은 시장을 쓸어버렸다. 윈도우즈는 89%의 점유율을, 오피스 수트는 94%의 그야말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97년 MS의 매출액은 119억달러였는데 이 두 전함이 벌어들인 수익의 비중은 얼마나 되었을까 ?
 
무려 91%다 ! 91%말이다. 이때도 MS는 다른 사업들을 잔잔하게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어쨋든 돈을 벌어주는 것은 이 두가지였다. 이 돈은 엔터프라이즈와 컨슈머 마켓 모두에서 거둬들이지만 컨슈머 마켓에서도 MS는 직접 고객을 상대하기 보다 윈도우 딱지를 붙이고 제조사들에게 OEM공급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법으로 돈을 벌어들이다보니 사실상 MS는 기업 자체가 엔터프라이즈에 oriented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이렇게 고정적인 수입원을 ‘빨대를 꽃는다’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 두개의 빨대는 정말 강력하고 굵은 빨대다. 이 빨대에 손상이 가지 않는한 MS는 한동안 튼튼할 것이다. (후에 이걸 좀 더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MS는 새로운 컴퓨팅 이데올로기를 확립시켰다. Server Based Computing을 Client-Server 기반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Server Based Computing? 간단하다. 앱과 데이타가 모두 서버에 있는 것으로 사용자들은 단말기를 통해 결과만 알 수 있을 뿐이다. 80년대 메인프레임의 시대가 서버기반 컴퓨팅의 시대였고 MS는 그것을 PC베이스로 돌려놓는다.
 
이 클라이언트/서버환경은 앱은 모두 PC에 내려와 있고 (MS-Office처럼 말이다) 데이타는 선택적으로 PC가 가지고 있던 서버가 가지고 있던 선택할 수 있었다. 사실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접어들면서 개인들의 PC사용이 의미가 있어졌고 여러가지 혁신적인 어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나와 컨슈머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컴퓨터 산업 전체가 활기를 띄게 되었다는 점에서 MS는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자, 지금까지 난 MS에 대해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털어놓았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두 가지와 그들의 이데올로기 말이다.
90년대 중반이후 인터넷 혁명이 일어나면서 등장한 WEB은 정말 센세이션했다. 그런데 이 WEB이란건 이데올로기로 말하자면 클라이언트/서버가 아닌 서버베이스 컴퓨팅이었다. 웹브라우저란 것은 그저 결과값을 뿌려주는 소프트웨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보면 MS가 Netscape보다 WEB에 대한 대응이 늦었던 것은 당연했다. 자신들과 다른 이데올로기를 굳이 띄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WEB은 대세가 되었고 MS는 어떻게든 그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브라우저 전쟁이 뒤늦게 뛰어들었고 WEB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같이 이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ActiveX로 현실화 한다. IT이데올로기는 그 회사의 일관된 방향을 설명하기 적합하므로 이 개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MS는 새로운 IT유행에 대해 거의 일관되게 이데올로기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애플도 마찬가지다)
MS는 엔터프라이즈 기반 기업으로 MS를 쓰러뜨리고 싶은 경쟁자라면 그들의 힘의 원천인 두개의 빨대를 차단해야 본진을 무너뜨릴 수 있을 뿐 국지적인 승리따위로는 MS가 흔들리지 않을 것 이라는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 고전하고 있는것 같이 보이는 MS지만 그들은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어쨋든 1997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당면한 과제를 요약해보면 이렇다. 윈도우즈와 오피스의 시장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는일, 반독점소송을 어떻게든 최소한의 피해로 막고 실제로는 독점을 계속 유지하는일 – 이 소송으로 MS가 몇 개의 회사로 분리가 된다는 둥 정말 말이 많은 소송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크게 달라진것도 없었다- 넷스케이프와의 브라우저 전쟁에서 열세를 만회하고 승리하는 길, 새로운 전함(수익원)들을 취역 시키는 일, 다섯 전쟁의 승리자 중 하나인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같은 반동분자가 제창한 구 시대 이데올로기인 네트워크 컴퓨터 (서버베이스 컴퓨팅) 반란군을 괴멸시키는 것 – 실제로 괴멸되었다 –
어쨋든 MS제국은 IT세계의 주도권을 가진 자로서 1997년에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자잘한 곳에는 눈길도 주지 못할 정도였다.
그 때를 즈음하여 잊혀져가던 인물이 조용하게 돌아오는데…
 
넥스트 컴퓨터와 픽사 스튜디오의 스티브 잡스였다. 10년도 더 지난 복귀였다.
 
존 스컬리가 물러나고 마이클 스핀들러, 길버트 아멜리오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뉴튼은 이미 팜에 완전히 밀려있었고 라이센싱 정책으로 맥이 윈도우즈 PC같은 박스에 담겨서 판매가 되고 있었다. 애플은 컴퓨터 라인도 많았지만 프린터나 주변기기의 종류도 많았고 그들 모두가 부실했다. 그런데 그 정리는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이 보였다. 스티브 잡스는 그저 애플의 문을 닫으러 온 사람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빌 게이츠는 이때 애플의 목을 죌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자존심 덩어리인 잡스는 이때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빌 게이츠에서 구원을 요청한 것이 그랬다. 애플의 팬들은 달라진 잡스를 성토했다. 무너져가고 있었지만 자존심은 지키길 바랬다. 그런데 웃긴것은 말이다 …
 
빌 게이츠가 잡스에 화답해 1.5억달러를 투자하고 맥용 익스플로러를 기본 탑재하고 맥용 오피스를 수 년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와우~!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MS는 브라우저 전쟁중이었으며 반독점 소송에 휘말려있어 맥이라는 플랫폼이 존재하는 것이 소송에 유리했으며 4.6%의 점유율을 보이는 맥에 기본 브라우저를 공급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게다가 1.5억달러는 MS로서는 푼돈에 불과했다. 잡스의 입장에선 MS의 이런 액션때문에 투자자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눈을 가지고 보게 된 것이 컸다. 그는 예전의 자존심을 모두 버려가며 숙적에게 굴욕적으로 손을 벌렸고 필요한 시간을 벌게되었다.
 
이때부터 애플의 기적적인 행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