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라디오 서비스 : Sirius

By | 2006-11-30

Spirit of Radio

일전에 말씀드렸듯이 대학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라디오와 참 가깝게 지냈었습니다.  황인용, 전영혁, 성시완, 김기덕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의 열렬한 애청자였죠.   요즘엔 iPod를 옆에 달고 살지만 사실 MP3 플레이어는 음악을 편식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물건입니다.   누군가 새로운걸 추천해 주지는 않죠.   그런면에서 라디오는 새로운 음악을 수혈받는데 가장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전문 DJ들이 하나둘 자리를 빠져나가고 연예인들이 그 자리를 메꾸면서부터 전문 음악 프로그램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FM의 주된 컨텐츠가 음악이 아닌 만담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저는 일찌감치 빠져 나왔습니다. 

그걸 인터넷 라디오로 대체해보려고는 했지만 한계가 있었죠.  인터넷이 되어야 가능했으니까요.  차를 몰고 먼거리를 가거나 전철을 타고다니면서는 인터넷 라디오를 듣기 힘드니까 말이죠.  제가 자주 듣는 인터넷방송인 Music Match의 Old Rock 채널은 7-80년대 구닥다리 록을 좋아하는 제 취향과 완전히 딱 일치하더군요.  

2005년 1월 라스베가스 CES참관을 목적으로 출장을 갔었습니다.  사실 IT기기들을 눈여겨 보고 왔어야했지만 저는 오디오, AV기기 등에 정신이 팔려있었죠.   거기서 멀리서있는 진짜 대문짝만한 부스를 보고 너무 궁금해서 얼른 달려갔죠.   대문짝만 보고는 뭘 하는 기업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습니다.  그 대문에는 개의 그림과 함께 Sirius라는 글자만 크게 박혀있었죠.

Sirius : Satellite Radio

일단 Sirius가 위성라디오라는 것에 먼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약 200여개에 이르는 채널에 놀랐구요. Rock음악 쟝르에만 채널이 20개가 있는 데다가  10여개의 스포츠채널, 날씨와 교통채널, 뉴스 등 그 다양성에 또한번 놀랐죠.    아마 이 서비스가 글로벌하게 유효한 것이었다면 그날 당장 이걸 사갔을 겁니다.  제대로된 컨텐츠는 유료라해도 상관이 없었죠.

위성 라디오인 만큼 전용 라디오가 필요했는데 이미 기기선택의 폭도 넓더군요.   왼쪽에 보이는 Sirius전용 티볼리오디오의 라디오좀 보시죠.  안그래도 티볼리 오디오의 Model1은 진짜 사고싶은 라디오였는데 그걸 구입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들을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게 그 이유였거든요.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라디오 채널을 고정시켜 놓기가 힘들죠.  어느지방으로 넘어가면 채널을 계속 이리저리 돌려서 맞춰야 하는데요.  우리나라도 그런데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어차피 광대역 인터넷이 서비스되지 않는다면 위성 라디오가 그 해답이죠.

어쨋든 Sirius란 친구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점 컨텐츠를 여럿 가지고 있는것이 강점이더군요.   보통 국내 대기업에서 이쪽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국내 공중파방송사 등과 계약을 맺고 컨텐츠는 아웃소싱하는것이 보통일텐데 Sirius는 마사 스튜어트(살림의 여왕이라죠, 최근 감방신세를 지기도 했구요), 에미넴 등과 독점 계약을 통해 컨텐츠도 만들고 있습니다.

2006년 1월엔 왼쪽에 보이는 하워드 스턴과 5년간 1억달러에 독점계약을 맺고 하워드 스턴쇼를 방송중입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이 친구는 거의 30년동안 이쪽 계통에서 입지를 다져온 재능있는 연기자이자 작가이고 개그맨에 진행자였습니다.  

현재 북미 지역에는 Sirius말고도 XM라디오라는 선도 주자가 하나 더 있어서 양강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데 XM라디오가 위성 라디오업계에서는 선두주자입니다.

가입자수를 기준으로 XM은 2006년 10월말 현재 7백만 가입자가 있고 Sirius는 510만 가입자를 가지고있습니다만 최근의 추세는 Sirius가 가입비율이 더 높다고 합니다.

XM은 2002년 시작했고 Sirius는 2003년 시작했죠.  두회사 모두 2005년에 기록적인 가입자를 유치했군요.  XM은 2005년 한해에 3백만 가입자를, 시리우스는 2백만 가입자를 새로 유치했습니다.

한달에 청취료가 12.95$수준이니까 그리 싼건 아닙니다.   그리고 이 방송은 알려진대로 광고가 전혀없습니다.  XM이 7백만 가입자를 가지고 매월 12.95$씩 사용료를 걷어 1년 장사를 하면 10억달러 매출이 넘는군요 (-.-)  게다가 각종 부가 서비스까지 있으므로 돈은 꽤 벌겠습니다.   (역시 인구가 많으니 장사할 맛 나겠네요)

라디오의 종류

1. 차량용

시리우스의 주된 공략대상이 차량입니다.  십분 이해가 가는 대목이죠.   카오디오를 대신하거나 사진처럼 포터블 형태로 연결되는 단말기들이 다양하게 있군요.   가격도 3-4만원짜리부터 시작해서 다양합니다.(사진은 49$짜리)

Sirius전용기기이다 보니 이동통신사 처럼 단말기는 보조금 달라 싸게 구매를 유도하고 사용료를 주로 챙기지 않나 싶습니다만..

일반 라디오와는 달리 지금 듣고 있는 곡목이 LCD창에 표시된다고 합니다.  (따봉이죠…-.-)

저는 음악감상용으로도 필요하지만 스포츠 중계도 아주 중요합니다.  요즘은 라디오에서 하는 스포츠 중계를 찾을수가 없네요.  대체 하는건지 안하는 건지 원…

2. 포터블 :  

MP3플레이어만한  포켓용 위성 라디오입니다. 우리로 따지면 TU플레이어 정도 되겠군요.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도 참 대단하죠 ^^

사실 이게 있으면 차량용은 굳이 필요없는거 아닌가 생각되네요.    물론 이걸 차량용으로 겸사겸사 사용하기 위해 거치대도 있고 카팩도 있고 하더군요.  iPod를 차에서 듣는것과 같은 이치죠 뭐

이 녀석은 1GB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어 MP3플레이어를 겸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가격도 149$이네요.  

3. 가정용 :

오른쪽 사진은 일명 붐박스 입니다.  요즘엔 잘 팔지 않는것 같던데요.  오디오 콤포넌트와 잘 어울리는 형태의 셋탑박스와 같은 모양의 제품도 있더군요.

그러나 차량용, 포터블, 가정용을 가리지 않고 손바닥만한 제품에 여러기기와 연결만 잘되면 그로써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들에게 미래가 있을까 ?

지금까지 좋은 소리 해놓고 왜 초를 치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이들의 비즈니스가 영속성을 보장해 준다고 아무도 장담할순 없습니다.  

아직 괜찮은 부분은 거리를 걷거나 차를 타고 다닐때 만큼은 아직 이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인터넷 라디오에 밀리고있죠.  미국내  인터넷 음악방송 1위 업체는 Clear Channel이고 2위는 YAHOO의 LAUNCHcast입니다.  3위는 MSN인데 얼마전 Pandora와 계약을 맺고 판도라의 뮤직지놈 프로젝트 엔진을 이용해서 선곡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죠.

이들에게 역시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광대역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언제 시작되느냐 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HSDPA말고 좀 더 빠르고 3-4만원의 정액제 서비스만 시작된다면 그야말로 미디어업계는 모두 뒤집어 지게 되겠죠.   위성 라디오 역시 그렇습니다.  차안이나 길거리에서도 인터넷 라디오를 당해낼수 없는데다가 양방향 통신성능도 인터넷 쪽이 더 낫기 때문에 뒤집히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인터넷라디오는 전용 기기가 필요없다는데서 시리우스나 XM이 더더욱 불리합니다.

제가 알기로 XM라디오 쪽은 Clear Channel과 포괄적인 제휴를 맺어 컨텐츠를 공급받고 있는것 같고 Sirius는 그나마 독점적인 컨텐츠를 가지고 있으니 그걸로나마 버티지 않을까 싶네요.  

혹자는 서비스 수신률이 위성쪽이 더 낫다고 할지는 몰라도 그건 별로 문제가 안됩니다.  MP3화일이 처음 나왔던 때를 기억해 보시죠.  CD보다 음질이 떨어졌어도 사용자들은 편의성을 택했습니다.   위성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결국 이런 컨버전스 시장에서 위성 라디오는 역사의 한페이지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 시장에서는 역시 컨텐츠를 창출할 능력이 있는 업체가 돈을 만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컨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통로가 단 몇개로 정해져 있었습니다만 앞으로는 너무 많아 고민이니까요.

채널만 많아지고 수신률이나 음질, 화질이 좋으면 뭐합니까.  정작 듣고싶고 보고싶은 채널은 없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우리나라의 IPTV나 음악방송 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컨텐츠들을 보면 건설해놓은 그 인프라가 좀 아까울 지경입니다.  길은 넓게 잘 닦아 놓았는데 차도 별로 안다니고 똑같은 차만 지나다니는군요.  다양성이 너무 없고 컨텐츠들이 다들 비슷비슷합니다.

도무지 새롭고 쌈박한 컨텐츠를 만들거나 소싱해올 생각을 못하네요.

게다가 고객의 타겟을 한쪽으로만 몰아놔서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포괄하지 못하네요

음악만 해도 그렇죠…레드제플린 하나 제대로 틀어주는데가 드뭅니다..

참조사이트

● Sirius WEB Site : http://www.sirius.com/

● XM Radio : http://www.xmradio.com/

● Wikipedia :  Sirius Radio관련 – http://en.wikipedia.org/wiki/Sirius_radio

                 XM Radio관련 – http://en.wikipedia.org/wiki/XM_Radio

●  뉴스: http://www.zdnet.co.kr/news/network/broadcast/0,39031043,39153207,00.htm

● Comscore : 각종 유행 디지털미디어등의 조사기관. 유용함  http://www.comscore.com/

P.S : 아까 글쎄 이 글을 쓰다말고 저장해둔채 점심을 먹고왔는데 완성하지 못한 상태로 그만 발행되었지 뭡니까.  갑자기 조회수가 늘었길래 보니 그랬더군요.  쓰다만 글을 읽으시고 ‘뭐가 이래?’하셨던 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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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위성라디오 서비스 : Sirius

  1. 다시

    위성라디오라면 국내에도 유사한게 있긴 합니다. 스카이라이프 채널 중에 60개가 오디오 채널. 장르 전문 채널, 상업용 채널 등 Kiss와 Satio, 2개 회사에서 30개 채널씩 컨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라디오전용 수신기가 따로 없으니 시리우스와는 똑같다고 할 순 없겠네요. 스카이라이프는 차량용 수신기도 있긴 하지만. 포터블 수신기도 계획을 하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현재 어디까지 진행된 건진 잘 모르겠네요 저도. 그리고 시리우스는 말그대로 위성라디오니 좀 다르다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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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 맞습니다… 스카이라이프도 있었죠 ^^ 근데 솔직히 차량에 스카이라이프 보려고 뒷트렁크위에 불룩한 안테나 붙이고 다니는 걸 보고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실 라디오는 많이 늘어났습니다. 스카이라이프도 그렇고 케이블채널의 디지털 라디오들도 있는데요. 역시 전문성이 좀 떨어지더군요. 아무래도 라디오보다는 영상쪽에 집중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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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시

    그렇죠. 영상쪽에 집중하다 보니 오디오채널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 전문성이라 하면, 나름 전문성을 추구하지만, satio처럼 음원마다 값을 매겨 기계가 선곡하게 하는 경우도 그렇고, kiss처럼 사람이 직접 선곡하는 것도 다 문제점이 있죠. 기계선곡은 감성을 무시하니 엉뚱한 곡이 뒤이어 나오기 일쑤고, 사람선곡은 또 풀이 한정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쨌든 참 음악들을 만한 라디오는 찾아보기 힘드네요. 하하. 디지털 케이블도 스카이라이프에 뒤질세라 라디오 서비스 하는데 그쪽은 제가 안들어봐서 잘 모르겠구요. 여튼 둘다 라디오 전용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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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역시 전문 DJ가 요령껏 틀어주는게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사람의 감성을 뭔가 시스템적인 것에 맡겨서 해결될 일은 아닌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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