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전 사진 다시 돌아보기 바람이 들어서 이렇게 철지난 여행사진을 들춰냅니다. 지난 시간 산토리니에 이어 오늘은 제주도입니다

2009년 5월말, 잔뜩 흐린날씨의 늦은 오후에 찾았던 김영갑 갤러리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첫 느낌은 포근한 담요로 폭 쌓여있는 듯한 갤러리였어요.

뭐랄까…신비로운 느낌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검고 푹신한 흙과 우거진 풀과 나무는 마치 두터운 융단을 깔아 놓은듯 해서 소리를 모두 흡수하는 듯 했어요. 새소리나 바람이 나무를 가르는 소리정도만 가득했을 뿐 주변사람들의 대화소리는 모두 묻여버렸죠. 이런곳에 나란히 앉아 비밀얘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옆사람이 엿듣지도 못할테니 말이죠

물론 수풀속에 숨어있는 이 친구들은 그걸 들을 수 있을 테지만 아마 누구한테도 말할일은 없을테니 오히려 들어줄 사람이 많아서 좋을거 같아요

사실 한 둘이 아니에요.  갤러리 건물은 밖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자그맣지만 우거진 정원을 지나야 폐교를 고쳐만든 야트막한 건물이 나오고 그 앞에 이 친구들이 관람객을 맞아주지요. 그저 급하게 시간에 쫓기며 명소만 둘러보고  나가는 관광객들에겐 이 장소는 어울리지 않을듯 합니다. 전 제주 올레길 코스를 정식으로 걸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갤러리도 올레길 코스내에 놓여있더군요. 몇 코스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갤러리를 관통하는 코스를 걸어보세오ㅛ

여름이 다가올 무렵이어서 그런지 갤러리 내부보다 정원과 뜰에 피어있는 꽃과 나무들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정신이 다 팔려버렸네요. 풀과 나무들이 그렇게 깨끗해 보일 수가 없더군요

아 갤러리 내부의 전시물이요? 제가 보기엔 김영갑 갤러리를 들어서면서 느꼈던 그 푹신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밝고 화사하기 보다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신비로운 숲속같은 그런 분위기와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사진 전시물이 가득하더군요. 보세요 저 작품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아 참…이건 다른얘긴데 제주도에서 나는 무우는 정말 맛있습니다. 어느 식당이건 무우생채를 보통 반찬으로 내놓는데 정말 맛이 있어요. 제주 흙돼지 구이에 싱그러운 제주상추와 저 생채를 넣고 싸먹으면 정말 따봉이죠~

작년 이맘때 쯤이었죠. 제주에서 열린 유방암학회에 강의하러 내려가서였어요. 참 좋았죠 ^^ 그저 시간이 나는대로 미적미적 걸어다니기로 하고 여유있게 여기저기를 돌아봤는데 가는데마다 사람마저 거의 없어서 무슨 복사로의 여행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죠.  심신이 안정되는 그런 느낌있잖아요. 아마 그 느낌때문이었는지 돌아오자마자 정후가 생겼어요. 제주도에서의 기를 받았다고 우겨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