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인터넷 여기저기를 지나치다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전쟁영화는?’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났네요.    영화사상  가장 리얼하고 장대한 전투신은 아직까지도 지옥의 묵시록이라 생각합니다.  글라디에이터의 초반 전투장면과 반지의 제왕 3편에서의 로한 기마대의 장면 역시 장관이긴 했습니다만 순전히 실사로 찍은 지옥의 묵시록 헬기공습 장면을 능가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대부 시리즈를 비롯하여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를 보면 가끔 소름이 끼치곤 합니다. 

영화 내용보다는 감독 자신의 광기를 느낄 수 있어서 인데요.  뭔가 강렬한 필을 받아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영화를 만들었겠습니까.  자신의 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감독이 그것을 영화에 그대로 투영해 내는데요.  원래 이 영화의 키워드도 ‘광기’였기 때문에 제대로 미친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여명을 받으며 말대신 헬리콥터를 탄 부대가 전통적인 기병대의 돌격나팔을 뒤로하고 주욱 이륙하죠. 부대장의 머리엔 오로지 서핑을 즐길 생각밖에는 없죠. 헬리콥터마다 확성기를 통해 바그너의 곡을 틀어서 적들의 공포를 조장합니다. 적진에 다가오자 부대원들은 중요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깔고 앉죠(총알이 헬리콥터를 관통해서 거기에 맞지 않도록 말이죠)

헬리콥터에서 내린 부대장(로버트 듀발)은 근처 숲을 공중지원을 통해 네이팜탄으로 깡그리 쓸어버린 후 포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는 아침에 맡는 네이팜 탄의 냄새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영화 도입부에 Doors의 The End가 나오면서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소리와 음침한 짐 모리슨의 목소리, 마틴쉰의 이상한 몸짓과 자해하는 장면(이건 짐모리슨의 라이브 무대와 같은 모습입니다)등이 이어지죠.  천정에 달린 선풍기의 날개가 마치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와 묘하게 겹쳐지면서 마틴쉰의 악몽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오는 대사가… ‘Saigon… Shit’이죠.  

광기로 똘똘 뭉쳐진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엿보이는 장면입니다.  음악, 대사, 배우의 연기, 장면 등이 모두 치밀하게 계산된 거죠… 영화도입부도 감상하시죠

짐모리슨과 도어즈의 The End는 마치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인듯 무섭게 영화와 매치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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