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난 두편의 야구영화를 봤다. 머니 볼과 퍼펙트 게임. 난 두 영화 모두 배경이 되는 일련의 사건을 경험해서 알고 있었다. 물론 그 당시 실제 느꼈던 느낌은 영화가 넘어설 수 없었다. 오죽하면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 하겠는가. 두 영화를 평가하자면 난 머니볼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퍼펙트 게임은 예전의 수퍼스타 감사용을 결코 뛰어넘지 못했다. 게다가 내 개인적으로는 싫어하는 감동의 조작도 있었다. 이는 마치 축구선수가 페널티에이리어 진영에서 헐리우드 액션을 하는 것과 같다. 그래 난 퍼펙트게임이란 영화에 옐로카드를 주고 싶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자. 물론 이건 내 기준이다.

머니볼은 꽤나 담담하다. 마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섞어 놓은 듯 말이다. 주인공 빌리 빈 단장의 징크스 정도(자신이 경기를 보면 꼭 진다는)가 갈등의 라인이었고 그 외에는 담백하게 그려낸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보는이의 감정을 고조시킨다. 나 역시 그때 그 시절 오클랜드 에이스의 (난 에이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미친듯한 연승을 기억해냈다. 정말 아무도 말릴 수 없었고 몇 시즌동안은 마치 버릇처럼 후반기만 되면 연승행진을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헐리우드 스포츠 영화는 대개는 이런 전통을 따르는듯 하다. 음식에 조미료를 넣지 않은 듯한 심심한 맛이다.

난 조미료를 잔뜩 넣은 스포츠 영화를 정말 혐오한다. 그런 영화들은 언뜻 맛을 보면 따뜻하고 맛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조미료가 들어간 영화들은 대개 이런식이다.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이 직접 관객에게 대사나 행동으로 감동을 전달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스키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에서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멘트를 날려 관객의 가슴을 바로 그 멘트로 후벼판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퍼펙트 게임은 소재가 너무 괜찮았지만 필요없이 오버했다.

여기자가 경기를 보다 일어서서 ‘도대체 이런 분위기는 뭐지?’하고 말하는 것이나 최동원과 사이가 안좋은 것으로 설정된 김용철이 마지막엔 ‘동원이를 위해 뛰자’라고 한다던가 최동원이 아픈어깨를 복도에서 누구나 볼 수 있게 까고 괴로워 하는장면, 선동렬의 손가락이 물집으로 터진 것, 김용철과 마찬가지로 해태의 덕아웃에서도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고취시키는 대사를 내뱉는 행위들은 영화의 맛을 위해 조미료를 듬뿍 친 장면들이다.

여기자가 말해야 하는 대사, 김용철이 덧아웃에서 말한 대사 등은 사실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의 머리속에 들어야 하는 생각이다. 게다가 최동원의 어깨와 선동렬의 손가락은 관객이 어렵게 발견하도록 처리했어야 했다. 커트 실링의 피묻은 양말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직접적인 대사없이(조미료 없이) 관객이 그런 생각을 갖게끔 영화를 몰고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지 말이다. 그런면에서 퍼펙트 게임은 최근까지 나온 스포츠영화중 단연 MSG가 가장 많이 첨가된 영화이다. 예전에 발표된 슈퍼스타 감사용 보다도 몇 단계 더 떨어진다. 이렇게까지 심하게 혹평을 하는 이유는 나 역시 그 당시 최동원, 선동렬의 엄청난 팬이었고 그들이 쌓아올린 찬란한 기록과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들을 보면서 모골이 송연했던 기억 때문이다. 난 우리나라의 스포츠 영화가 퍼펙트 게임과 같은 스타일로 굳어지는 것이 정말 걱정된다.

난 조작된 감동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