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프레젠테이션은 강물과도 같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발원한  여러 작은 하천들이 복잡하게 흐름에 합류한다 할지라도 그 모든 것은 도도한 하나의 흐름을 이루게 되죠.  자연이 만들어낸 강의 지류들과 실개천들은 반드시 그러한 한줄기의 도도한 흐름으로 귀결됩니다.  좋은 이야기도 그러합니다.  자연스러운 흐름과 고고한 줄기를 가지고 있죠.

이 프레젠테이션의 발표자인 권오현님은 일전에 따로 만나 몇 시간동안 차를 마시며 서로의 얘기를 나눈적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 연대기같이 한줄기로 이어져내려옵니다. 프리젠터가 자신이 경험한  놀라운 이야기에 청중을 끌어들이고 나서 그로부터 느낀  몇 가지의 키워드를 청중들에게 던졌을 때 그들은 그가 던진 문제제기에 이의를 달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앞선 이야기에서 그의 여자친구가 몸소 증거했던 것이기 때문이었죠. 이제 그는 여자친구로 부터 얻은 화두를 어떤 행동으로 귀결시켰는지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청중들은 그런 내용을 기대하던 차였죠.

구조는 간단합니다. 여자친구로부터 얻은 교훈 세가지를 르네상스라는 행동으로 풀어냈고 그것을 감정적 알고리즘이라고 말합니다. 대단히 단순한 구조 그리고 자연스러운 흐름, 그리고 이 구조를 한번 더 정리해 줌으로써 15분간 이어진 강연 전체를 하나의 구조물로 청중에게 기억시킵니다.

전반적으로 아주 좋았던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자신은 초보라 했지만 초보가 이정도로 시작한다면 야구로 따지면 신인왕급이로군요.  아래의 또 하나의 세바시 발표와 한번 비교해서 그저 단순한 청중의 입장에서 내용과 맥락의 이해와 기억을 위주로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청중을 감동시키거나 설득하는 것에 앞서 프리젠터가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의도대로 청중에게 메시지가 완전히 전달되었느냐 하는겁니다. 설득과 감동은 그 다음 문제죠. 제가 위의 두 프레젠테이션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겁니다.

 

필기하거나 정리하려 하지 말고 두 프레젠테이션을 보세요. 그리고나서  막바로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한 내용의 요지를 정리해서 말해보세요. 그러고나면 아마 느낌이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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