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 OS 환경에서 iTunes는 확고한 음악감상앱으로 자리잡았고 수많은 아이튠즈 보조앱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 앱들은 아이튠즈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이른바 ‘iTunes-mate App’들입니다. 그런데 아이튠즈는 단순한 뮤직 플레이어가 아니었습니다. 애플의 방대한 컨텐츠 스토어를 맥과 연결시키는 관문이며 iOS기기와 Mac OS를 연결시키는 관문이기도 했습니다. 최초엔 iLife의 앱중 하나로 출발했지만 지금에 와선 스스로 하나의 플랫폼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iLife를 구성하는 앱들중 가장 잦은 업데이트가 일어난 앱이 바로 아이튠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때문에 아이튠즈-메이트앱들은 항상 최신 버전의 아이튠즈에 맞게 자신들의 앱을 업데이트하기에 바빴죠. 사실 그 일은 조그만 소프트웨어 부티끄에서는 너무 손이 많이 가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정말 많은 앱들이 변화를 미처 쫓아오지 못하고 도태되었죠. 저 역시 그동안 수십가지의 앱들과 함께 생활해 왔지만 그들 대부분은 사라졌습니다. 그중엔 정말 마음에 들었던 앱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늘날 살아남거나 계속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앱들은 많습니다. 전 이들 앱을 크게 두 부류로 위와 같이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한 부류는 아이튠즈 라이브러리를 유지관리해 주는 ‘Metadata’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음악을 감상할때 좀 더 편리한 감상을 도와주는 보조수단으로 사용되는 앱들인 ‘Playmate’입니다. 오늘은 이들 중 메타데이타 앱들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작년말 시작된 아이튠즈 매치 서비스로 인해 메타데이타 정리는 이전보다 더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서비스가 시작되기전 저는 아이튠즈 매치 서비스가 메타데이타 정리까지 도와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만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매치 서비스는 메타데이타를 일관적으로 바꾸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용자들의 메타데이타 만큼은 그대로 존중해주기로 정책을 정했습니다. 결국 사용자 스스로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리해야 하죠.
현재로선 약 세가지 앱들이 눈에 띕니다. Tune Up과 Tagalicious, Song Genie죠. 이들은 모두 앱스토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 뮤직 컬렉션의 메타데이타를 이들 앱을 이용해서 정리하려고 할 때 고려해야할 점은 대략 아래의 세가지 입니다.
- Meta DB
- 사용 편의성
- iTunes Match 지원여부
첫번째 Meta DB는 앱들이 개인 컬렉션의 곡들을 인식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어딘가에서 음악 메타데이타를 참조해 태그들을 고쳐야 하는데 그 정보를 어디에서 가져오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여기엔 곡을 인식하는 기술과 메타 데이타베이스가 이용되며 앱 개발회사가 아닌 전문적인 메타 데이타베이스 업체로부터 가져오게 되죠. 알려진 바에 의하면 Tune Up과 Tagalicious는 Gracenote의 Music ID 서비스를 곡 인식과 메타DB로 사용합니다. Song Genie는 확실히 밝히지 않았으나 아마 같은 걸 사용하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곡을 인식하는 것과 메타 데이타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은 세 앱의 본질적인 능력이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다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싸움이겠지요. 이들 세가지 앱은 모두 한꺼번에 여러곡을 복수로 선택해서 태그를 수정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방대한 뮤직 컬렉션의 메타데이타 수정작업을 한 두시간만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전체를 자동으로 고치게끔 할 수 있지만 사실 그건 재앙을 불러옵니다. 그레이스 노트의 메타데이타들중 상당수는 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저와 같은 일반 사용자들이 입력한 메타 데이타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즉,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일일히 확인하고 바꿔주지 않으면 힘겹게 구축해온 컬렉션이 한번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작업은 거의 반자동에 가깝게 되고 시간역시 오래걸립니다. 세가지 앱 모두 UI는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제 생각엔 대동소이합니다
세번째로 아이튠즈 매치의 지원여부입니다. 어제 포스팅할때는 Song Genie가 유일하게 매치를 지원한다고 썼지만 확인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튠즈 매치를 지원한다는 의미는 내 컴퓨터엔 화일이 전혀 없고 iCloud 상에 모든 음악화일이 위치하더라도 작동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로컬에는 적어도 메타 데이타는 남아 있으나 이들 앱은 기본적으로 화일을 기반으로 곡을 인식(디지털 핑거프린트 기술)하기 때문에 이들 앱에서는 아예 한곡도 볼 수 없게 됩니다. 물론 매치 서비스에 가입하고도 모든 화일이 로컬에 남아있거나 다운로드 받은 경우에는 이 앱들은 작동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들 세 앱은 아이튠즈 매치를 완전히 지원하지 못합니다.
종합해보면 이들 세 앱은 비슷한 메타데이타의 품질, 고만고만한 UI, 아이튠즈 매치를 완전히 지원하지 못하는 것으로 서로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앱을 선택하는 마지막 기준점은 가격 정도가 되겠지요. 이들 앱을 하나하나 둘러보겠습니다
Tune Up
이 앱의 UI는 좀 독특합니다. 아이튠즈의 사이드바같은 모양을 하고있죠. 사실은 분리된 윈도우입니다만 아이튠즈 윈도우를 움직이면 따라다니며 사이즈도 함께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다른 두개의 앱과 다르게 이 앱은 플레이메이트의 역할 즉 음악을 감상할때도 계속 켜놓고 있는 앱으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Tuniverse란 탭에서는 현재 플레이되는 곡의 바이오그라피, 비디오, 공연소식 등의 정보가 제공되지요.
그러나 전 이 앱을 음악감상중 계속 켜놓고 있을 마음이 없습니다. 플레이 메이트 역할은 Cover Sutra같은 앱이 충실히 해주기 때문이죠. 게다가 39.99$로 제일 비싸며 가사를 수집하지도 못합니다.
Song Genie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자동으로 아이튠즈 라이브러리를 찾아 곡들을 불러옵니다. ‘어차피 메타 데이타 정리할거면 맘 단단히 먹고 날잡아서 정리해라’라고 말하는듯 하죠. (제가 때때로 그렇게 작업합니다 ^^) 타임머신을 연상케하는 인터페이스는 좀 오버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실망스러운 점은 Cover Scout라는 앱이 추가로 있어야 앨범 커버를 찾아준다는 점입니다. 그것만 29.99$ 추가죠. 결국 다른앱들과 비슷해지려면 60$가량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셋 중 최악이죠.
Tagalicious
UI는 Song Genie와 비슷하게 독립 윈도 형태이나 제 생각엔 작업을 하기엔 더 단순하고 직관적입니다. 최근 업데이트에서는 가사 기능이 빠져나갔습니다. 최근 가사를 끌어오는 기능은 잇달아 저작권 문제에 직면해 있고 앞으로는 저작권이나 라이센스 문제를 해결한 앱만이 이 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을 듯 합니다. Tagalicious는 9.99$로 세가지 앱중 가장 저렴합니다. 선택하지 않을 수 없죠
첫 머리에 저는 아이튠즈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아이튠즈-메이트 앱들이 그 속도를 맞추기가 참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세가지 앱들도 아이튠즈 매치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입지가 어느정도는 줄어들게 되었죠. 애플은 앞으로도 이들 앱이 iCloud에 접근하여 화일들을 뒤지고 다니며 메타데이타를 수정하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들 메타데이타 앱들은 어느정도 적용범위의 제약을 가지고 출발하는 셈이죠. 그러니 저는 이들 앱에 너무 많이 투자하지 말라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루이틀에 뚝딱 모든 메타데이타를 정리할 수 있다는 환상도 버리길 바랍니다. 저는 현재 18,000곡 정도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도 절반정도는 정리가 안된채 남아있습니다.
저는 메타데이타 정리를 위한 수작업 도구도 가지고 있습니다. iTunify가 바로 그 앱인데 4년전 자세히 소개한 포스팅이 (iTunes Playmate – iTunify)있으니 참조바랍니다. 가격은 15$인데 하나 구입해 놓으면 마치 스위스 칼을 하나 가진 기분이 듭니다. 비록 수작업 도구이긴 하지만 한곡의 태그를 한땀한땀 고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이와 함께 오래동안 사용한 플레이메이트 앱엔 커버수트라가 있습니다. 데스크탑에 현재 플레이중인 곡의 앨범커버를 띄워놓거나 단축키로 곡에 별점을 주고 컬렉션내에서 곡들을 검색할때도 이용하고 있죠.
다음 시간엔 다른 음악 앱들을 알아보고 예전에 약속드렸던 아이튠즈 매치를 2개월 정도 사용하면서 느낀점도 말씀드리겠습니다.
– 다음의 관련 포스트도 참조하세요. 뮤직 메타데이타와 그레이스 노트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 한국형 CDDB는 포기해야 하나? , 200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