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yout : 내용의 배치‘(2012.1.18) 포스트에서 이어지는 연재입니다

 

숲과 나무

레이아웃은 개별 슬라이드에 내용을 배치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보다는 슬라이드들이 넘어갈때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내용을 배치하려는 좀 더 넓은 시야를 요구한다. 위에서 소개한 Case A,B,C가 그러한 거시적인 시야 즉, 숲을 바라보는 것이고 나머지 Case D,E가 개별 슬라이드내의 내용 배치, 나무에 관한 것이다. 숲의 시야를 먼저 확보해야 전체적인 느낌, 흐름, 패턴을 설계할 수 있고 그를 통해 청중은 슬라이드 한장한장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게되어 전체를 의미있는 메시지로 이해하게 된다.

예를들어 숲이란 아래와 같은 느낌이다. 한 두시간짜리 이야기의 맥락을 크게 한장으로 도식화 해보는 것이다. 여기엔 슬라이드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전체 이야기에서 어느 부분을 강조해야 하고 어느 부분을 같은 느낌으로 이어가야 할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숲의 모습을 좀 더 확대하면 아래와 같이 슬라이드를 포함한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아래의 작업은  완성된 슬라이드를 배치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전개에 맞추어 레이아웃을 구상한 것이다. 슬라이드의 배경, 사용된 이미지의 느낌, 이미지와 내용의 배치는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이고 한 무대에서 벗어나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슬라이드 마다 다른 색상과 구도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면서 청중은 뭔가 모르게 약간 불안한 느낌을 갖게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일정한 구도를 가진 슬라이드가 연속하여 등장하면 그 다음부터는 안정적으로 어딘가를 향해 서서히 흘러가는 느낌을 갖게된다. 이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슬라이드는 아래와 같은 형식이다.

이미지와 Copy Space가 화면을 크게 좌우로 2등분하며 백그라운드 컬러는 일정하고 등장인물 이미지가 원래 가지고 있던 배경색은 제거한 형태이다. 이 슬라이드는 일반적인 내용을 설명할때 가장 자주 등장할 슬라이드로 만약 이런 형태의 슬라이드가 이어진다면 청중은 보통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같은 무대에서 이야기가 서서히 흘러가고 있다 느끼게 될 것이다.

아래와 같은 슬라이드 형태는 앞서 제시된 내용을 종합하여 무언가를 선언적으로 표현하려는 슬라이드로 세부 내용은 없이 헤드라인으로만 채워지는데 위와 같은 슬라이드가 이어지다가 아래와 같은 슬라이드를 만나면 흐름에 제동이 한번 걸리는 듯한 인상을 받게된다.

그런가하면 아래와 같은 슬라이드는 Copy Space와 이미지가 반대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 흐름에서 보면 마치 역류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는데 바로 위의 선언문 슬라이드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제동이다. 잠시 세워놓고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거나 일깨워주는 역할, 혹은 작은 단원을 마무리하는 느낌으로는 그만이다.

위와 같은 슬라이드의 설계는 ‘은근히 정형적’이다. 나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전체적인 흐름과 느낌을 설계한 것이지만 청중은 대개 눈치채지 못한채 직관적으로 ‘흐른다’, ‘멈춘다’라는 느낌을 막연히 받게된다. 그러나 우리는 정형적인 움직임을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해야 할 때가 있다. 이야기 흐름의 중반부에 이르면 청중은 아래와 같은 세가지 유형과 마딱뜨리게 되는데 이 세가지는 비슷한 방식으로 설명되어야 청중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실제로 각 유형은 정의, 문제, 목소리로 패턴화되어 있고 똑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첫번째 형태가 모두 설명되고 두번째 유형에 접어들게 되면 청중은 같은 패턴으로 설명되는 내용에 금방 익숙해 지게 된다. 이른바 ‘학습효과’다. 내용을 같은 패턴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청중이 매번 새로운 유형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느낄지도 모르니 말이다.

자 지금까지 설명한 것이 ‘숲’을 바라보는 차원에서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설계하는 과정이었다. 여기엔 전체적인 흐름(방향성)과 패턴, 느낌이 반영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예를 간단히 살펴보자. 일전에 제안서를 쓰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한적이 있었는데 수강생들은 이미 제안에 대해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었다. 따라서 나는 어디서 들어봤음직한 내용들은 모두 빼버리고 그 분들이 겪어보지 못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자 했다. 다행히 난 제안서와 제안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보고 듣고 평가한 당사자여서 고객의 입장이 되어 제안을 바라보고자 하는 시각은 충분히 신선했고 어필할만한 것이었다.

 

이 프레젠테이션엔 고객과 제안자라는 상반된 위치에선 등장인물 두 명이 내용 전체를 이끌어나간다. 이든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각자의 입장과 처한상황 등을 표시하는 시각적인 구도가 복잡하게 삽입될 것 같아 위와 같이 큼직한 사진보다는 아래와 같은 단색의 실루엣이 더 어울린다고 판단하였다. 고객과 제안자는 각각 정 반대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했다. 고객은 항상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제안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등장하거나 방향을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엔 GAP이 존재한다. 이것이 이 강의의 기본적인 구도였다.

이 이야기에서는 고객과 제안자 측에서 조연급의 등장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며 이들 역시 모두 캐릭터를 아래와 같은 실루엣으로 처리하였다.

 

실제 슬라이드는 어떻게 작성되었는지 보자. 첫번째 슬라이드에서 다섯번째 슬라이드에 이르기까지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고객이 여러 프로세스를 거치며 제안자에게 제안을 요청하는 (RFP : Request for Proposal) 모습을 담고 있다.

처음 구상대로 고객은 왼쪽에서 등장하며 시간이 지나 프로세스를 밟아가면서 점차 중앙쪽으로 이동해 제안자를 만나러간다. 청중은 이 일련의 슬라이드들을 이어지는 이야기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나하나 분리된 슬라이드이지만 청중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보듯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숲을 설계하면서 반영되어야 할 것들인 흐름의 방향과 느낌, 패턴 등이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가끔 아래와 같이 멋진 잡지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스타일의 슬라이드를 접할 때마다 난 속이 좀 불편해진다. 슬라이드 각각은 정말 감각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난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는 잡지나 브로셔, 카탈로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 슬라이드는 참조용으로 키노트를 이용해 뚝딱 만들어 본 것이다)

 

작게 씌여있는 글자는 청중이 볼 수 있도록 충분히 커야하고 각 슬라이드는 독립적인 정보의 조각을 그저 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전과 이후에 이어질 슬라이드와 연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슬라이드는 개별적으로 조각난 브로셔가 아니라 오히려 영화와 같이 연결된 스토리를 담는것에 가깝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위와 같은 스타일을 가지면서도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당연히 그런 프레젠테이션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개별 슬라이드의 레이아웃

 

지금까지 위에서 예로든 슬라이드의 겉모양은 스티브 잡스의 그것과 비슷하다. 이렇듯 내용의 밀도가 낮은 단순한 형태의 슬라이드는 대게 하나의 슬라이드에 한가지의 메시지만을 가진다. 이건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프레젠테이션의 원칙과도 비슷한 얘기다. 이 하나의 메시지를 나는 이야기의 블럭이라고 부르겠다.

물론 이야기 블럭내에 그림과 타이틀, 내용들이 구성되어 있지만 어쨋든 그 전체는 하나의 단순한 사실을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슬라이드는 문제가 좀 다르다. 슬라이드 내에 이야기 블럭이 여러개가 배치되기 때문이다. 잠시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했던 키노트의 초반부 3분 30초 말이다. 15장의 슬라이드가 지나가지만 이 슬라이드를 하이브리드 슬라이드 형태로 바꾸면 아래와 같다.

저 한장의 슬라이드가 15장을 압축한 것이라니 믿어지지 않는가 그럼 증거를 보여드리겠다.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한장의 슬라이드는 우리가 회사에서 만드는 보고서의 형태대로라면 한줄의 메시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슬라이드는 아래와 같이 다섯개의 이야기블럭을 가지고 있다. 블럭 #1,#2,#3는 사실 합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이고 #4,#5는 각각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내용이다. 즉, 이야기 블럭은 다섯개지만 주제별로 모아놓는다면 음악,드라마,영화의 3개 파트로 크게 나누어진다.

하이브리드 슬라이드를 기획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하나의 슬라이드에 여러개의 메시지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청중은 스티브 잡스식의 슬라이드에 비해 내용을 해독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는 파트와 블럭을 시각적으로 구분 가능하도록 구축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이렇게 구분된 블럭들을 이해하기 쉽게 배치하는 것이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갖는 의문이 있다.

“파트와 블럭이 시각적으로 구분되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

파트와 블럭이 시각적으로 구분되지 않았을 때 청중이 어떻게 느낄지는 아래와 같이 Case E에서 언급한바 있었다. 슬라이드 전체가 하나로 뒤엉킨 실타래같아 보인다. 프리젠터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흐름이나 키워드 역시 두드러지게 표현되기 어려우며 최악의 경우 청중은 어디부터 읽기 시작해야하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블럭과 파트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형화된 기준은 없다. 상대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반도체에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듯 어떤 경우엔 하나의 블럭에 대단히 많은 메시지가 내포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들어 아래와 같이 게임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블럭은 기획자가 마음 먹기에 따라 블럭 하나를 몇개로 세분하여 슬라이드 한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가령 아래와 같이 말이다. 하나의 블럭이 3개의 블럭으로 나뉘어 슬라이드 한장에 들어갔다. (블럭과 파트의 수가 같다) 이 경우에는 좀 더 상세한 내용들이 삽입될 수 있겠다.

위에서 살펴본 스티브 잡스의 예제를 계속해서 보자. 사실 아래와 같은 레이아웃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청중이 5개의 블럭은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는 있어도 3개 파트로 이야기가 나뉘어져 있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블럭#1,#2,#3이 합쳐져 하나의 파트를 이루는 모습이 너무 기형적으로 보이기도 하거니와 자칫하면 #4,#5와 나란히 놓여있는 표 #3를 영화나 드라마와 관련된 표라고 청중이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배치에 대한 문제이다.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 첫번째 방법은 한 슬라이드내에 재배치 하는 것이다.  내용상 음악에 대한 비중이 드라마와 영화를 합친 것 보다 더 중요했으므로 한장내에 재배치 된다면 아래와 같은 모양이 되어야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모양이 되겠다. 음악에 대한 비중이 크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며 두 개의 화살표는 스토어에서 취급하는 컨텐츠가 음악에서 드라마와 영화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2,#3를 좁은 영역에 표시하기엔 좀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3의 표를 포기하고 #1에 텍스트로 내용을 표시할 수도 있겠고 아예 슬라이드를 두 장으로 분리할 수 도 있다.

어찌보면 아래와 같이 두 장의 슬라이드로 분리하는 것이 좀 더 여유로워 보일 수도 있겠다.

위에서 말한 숲의 관점에서 보면 하이브리드 슬라이드는 연속적인 논리들을 파트/블럭으로 만들어 좌우로 길게 늘어놓은 것을 적절하게 슬라이드로 잘라내는 개념이다.

마치 가래떡을 떡국이나 떡볶이떡으로 잘라내듯 아래와 같이 말이다.

위의 파트와 블럭들은 좌에서 우로 길게 이어져 있다. 사람의 시선은 보통 좌에서 우로 진행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며 그 다음 순위가 위에서 아래, 블럭들이 둥그렇게 배치되어 있다면 좌측 상단에서 진입하여 시계방향으로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하이브리드 슬라이드의 레이아웃의 원칙을 다시 정리해보자.

 

  • 파트와 블럭이 직관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 한 슬라이드내에 너무 많은 파트와 블럭이 삽입되지 않도록 한다

  • 슬라이드당 3개 이하의 파트가 나오도록 한다

  • 파트당 5개 이하의 블럭이 나오도록 한다

  • 방향성 우선순위 : 좌에서 우로, 위에서 아래로, 시계방향으로

 

이제부터는 자주 사용되는 레이아웃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아래는 가장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레이아웃일 것이다. 왼쪽에 사실에 기반한 사진이나 표, 챠트 등을 놓고 오른쪽에서 그 의미를 해설하고 시사점을 뽑아내는 구도이다. 간단하게는 아래와 같이 하나의 파트, 두 개의 블럭 정도로 이루어지며 청중이 쉽게 이해하는 구도이다. 스티브 잡스도 이와 비슷한 레이아웃을 자주 등장시킨다는걸 기억하는가 ?

아래는 a.레이아웃의 변형이다. 두개의 파트로 위 아래로 나뉘었을 뿐 여전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도이다. 같은 방식으로 3개까지는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 있지만 4개부터는 조금 버거울 수 있다.

아래 슬라이드도 약간 변형된 모습이지만 기본적으로는 현상에 대한 해설 레이아웃이라 볼 수 있겠다.

아래 레이아웃은 우측으로 진행하면서 인과관계에 의해 발전되거나 변화되는 흐름이 나타나는 레이아웃이다. 가운데 있는 화살표는 ‘때문에’, ‘그러므로’, ‘따라서’와 같은 양쪽 파트의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표식과도 같다.

아래 왼쪽 슬라이드도 위 레이아웃과 기본적인 원리는 같으며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 4개까지 파트가 늘어난다면 모두 한 슬라이드에 표시하긴 어렵겠다. 아래 오른쪽 슬라이드는 a.타입과 b.타입이 혼합된 레이아웃이다.

이전 Case B에서 보았던 슬라이드를 보자. 이 슬라이드는 좌측부터 차례대로 3개의 파트가 인과관계를 가지고 배치되었으며  각 파트는 4개, 2개, 2개의 블럭으로 구성되어 총 8블럭 3파트 레이아웃인데 하이브리드 슬라이드에서는 아래 슬라이드가 가진 블럭과 파트가 거의 최대치라 보여진다.

아래와 같은 형태의 레이아웃은 1개의 파트, 1개의 블럭으로 구성된 완결형 레이아웃으로 지금까지의 흐름을 정리하거나 결론을 내리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며 좌에서 우로 이어져 오던 흐름이 여기에서 멈춰서는 느낌이 들게한다.

위와 같은 완결형 레이아웃이 문서 중간에 어떻게 등장하느냐에 따라 흐름을 방해할 수도, 정리요약하는 역할을 할수도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a,b,c 세가지 유형의 레이아웃들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예제를 몇개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와 같은 흐름은 별 무리없어 보인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흐름은 마지막 슬라이드에서 뭔가 정리되어 끝나는 느낌이다.

사실상 가장 지루한 포맷중 하나이다. 이 슬라이드의 흐름은 좌에서 우로 흐르지 않고 두루마리 문서를 읽어 내려가듯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의료계의 학회발표 또는 IT교육 슬라이드에서 자주 목격되는 흐름으로 최악의 레이아웃이라 불릴만 하다.

아래 슬라이드들은 직관적으로 흐름이라 느껴질만한 부분이 없어 보인다. 한장 한장에서 마무리 되는 듯한 완결형 레이아웃을 가진 슬라이드가 곳곳에서 출몰해서 벌어지는 현상인데  이 역시 우리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흐름을 한줄기로 이어가는데 버거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의 최악의 레이아웃은 문서의 대부분이 아래와 같은 표로 구성된 슬라이드 집단이다. 보통 이런 레이아웃은 중견기업 이상에서 연말평가나 차기년도 경영계획 수립목적으로 기획실이나 경영지원팀 등에서 각 팀에 배포되어 취합되는 양식이거나 컨설팅 회사에서 방대한 부문의 현황이나 문제점 분석에  이용되는 포맷이다.

 

 

에필로그

 

레이아웃은 내용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가장 먼저 명심해야할 것은 숲을 먼저 조망하고나서 나무(개별 슬라이드)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숲을 조망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같은 무대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 흐름(방향성), 패턴(학습효과)이며 크게 이들을 조율하고 나서 개별 슬라이드를 생각해야 한다.

숲을 생각함에 있어서는 잡스와 같은 단순한 형태나 하이브리드 슬라이드같은 복잡한 형태에 대한 구분이 없었지만 개별 슬라이드에 와서는 그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하나의 슬라이드에 하나의 메시지만 들어가는 잡스 스타일의 슬라이드는 굳이 레이아웃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Copy Space를 확보하고 숲에서 정한 큰 프레임웍 대로 흘러가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슬라이드엔 많은 내용들이 표시되므로 파트와 블럭 개념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고 청중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블럭이 시각적으로 구분되는지, 너무 많은 블럭이 삽입되지 않았는지, 그 흐름이 일정한지 주의해야 한다.

오늘 얘기한 레이아웃에 대한 얘기는 사실 하도 방대해서 그동안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지금까지 흘러온 것 같다. 지금 정리한 내용도 참 많기는 하지만 그 세세한 느낌을 자세히 전달하기엔 아직도 좀 모자란 감이 있다. 레이아웃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사실 하이브리드 슬라이드 형태로 작성하는 기획자들 때문이었다. 경험있는 사람들은 느꼈을테지만 빈슬라이드에 처음 내용을 적어 넣는 일은 정말 황당한 경험이다.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정말 아득하기 때문이다. 논술처럼 써내려가는 보고서는 어떻게라도 시작이 가능하지만 백지에 뭔가 그리기 시작해야 하는 일은 매번 숨이 막혔던 기억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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