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2007 맥월드 키노트

‘복잡한 기능체계를 세가지 구조로 설명하다’

 

2007년 맥월드 엑스포는 애플에게 각별한 자리였다. 이날 스티브 잡스는 수년간 공들여 온 아이폰을 대중과 언론에 최초로 공개한다. 아이폰은 이제껏 전화기로 할 수 있는 일들의 한계를 한층 넓힌 스마트폰이었고 자랑할만한 기능과 특징이 수 백가지가 넘었다. 이런 복잡한 기기를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 수백가지의 기능을 그대로 나열했더라면 청중은 아이폰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런지도 모른다. 아마 잡스와 기획팀은 이 체계를 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고민했을 것이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은 슬라이드로 나타났다.

잡스는 아이폰을 설명하면서 아이팟, 전화기, 인터넷 기기를 한군데 모은 것이라 구조를 한정지으며 시작한다. 이 세가지 내에서 각각 소개된 기능들은 적지 않았지만 청중들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21가지의 기능을 그대로 나열하기 보다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7개씩 그와 연관되는 기능을 소개하면 같은 분량의 내용을 말했음에도 더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잡스의 아이폰 발표는 실제로는 5개의 이야기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iPod, Phone, Internet 이란 구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혁신적인 시용자 인터페이스’가 세가지 기능체계를 설명하기전 비중있게 소개되며 마지막에 아이폰의 가격과 출시 일정 등 판매조건에 대한 얘기들이 붙어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이야기는 5개 파트로 나뉘어 졌음에도 청중의 기억의 중심엔 아이폰의 세가지 쓰임새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전후의 UI와 판매조건들까지 상세하게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평면적으로 나열되지 않고 아래와 같이 입체적인 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고 이 사례는 이야기 구조화의 가장 평범하면서도 효과성 높은 예제라 할만하다. 단순히 기능을 3등분 해서 구조를 갖춘것이 아니라 iPod, Phone, Internet이라 납득할만하게 명명되었기에 더욱 이해하기 쉬운 것이다. 여러분도 많은 내용들을 소개하려 할 때 단순하게 나열하지 말고 그들을 늘어놓고 유의성있는 몇 개의 카테고리로 묶은 다음 그 카테고리에 기억하기 쉽고 짧은 명칭을 붙여라. 아마 청중의 이해력이 배가될 것이다.

아마 잡스가 세가지 카테고리 전략을 쓰지 않았더라면 필시 아이폰 발표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건조하고 평면적으로, 재미없게 흘러갔을 것이다.

 

 

저인망 전략 : 어느 성공한 게임의 분석 레포트

‘3×4 그물모양으로 복잡한 성공요인을 분석하다’

앞선 예제와 비슷한 구조화 케이스를 하나 더 보도록 하자. 어느 게임 기획자가 수개월에 걸쳐 게임시장과 성공한 특정게임을 벤치마킹하여 수백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상세한 분석 보고서를 완료했고 그것을 50분에 걸쳐 프레젠테이션 하고자 했다. 보고서에 올라와 있는 분석 Factor들은 정말 다양했고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어 개별적으로 세세하게 읽어본다면 놀랄만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많은 내용들을 짧은 시간내에 그대로 나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먼저 청중들이 쉽게 납득할만한 이해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고 그것을 다듬어 3X4 그물망 형태의 소위 ‘저인망전략’으로 정리해 내는데에는 수 주일이 소요되었다.

이 모델은 프레젠테이션 문서 전체의 구조를 잡아내는 그림으로써 문서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청중의 이해를 돕도록 만들어졌고 실제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내었다. 청중은 세세한 내용 하나하나를 기억해내지는 못할 지언정 물고기가 등장하는 그물망 모양의 이 모델은 기억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의도한 바였다.

복잡한 사안이나 논리를 최대한 단순한 그림과 용어로 추상화하여 모델로 그려낼 수만 있다면 청중을 더 쉽게 이해할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이 그림 자체가 논리요 결론이기 때문이고 우리가 청중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Apple WWDC 2011 Keynote

‘10개의 옴니버스 스토리로 풀어내다’

2011년 10월에 출시된 Mac OS X이 차기버전인 Lion이 같은해 6월에 열린 애플의 월드와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WWDC : World Wide Developer Conference)에서 소개되었다. 애플은 새로운 OS에 탑재될 250여개의 새로운 기능을 모두 소개하는 대신 가장 주목받을 만한 10개의 신기능을 소개하였다. 마치 10개의 옴니버스 스토리를 가진 영화처럼 10개의 기능들은 커다란 숫자가 씌여진 슬라이드를 필두로 하나하나 소개되었다. 전체 프레젠테이션을 인과관계를 가진 하나의 이야기로 어렵게 엮어나가야 하는 것 대신 단순하게 분리된 10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

이런 형식의 이야기는 가장 널리 쓰이기도 하지만 단순해서 이해하기 쉽다. ‘OO로 가는 5가지 방법’, ‘OO를 선택해야할 3가지 이유’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만약 나열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을 가지고 있고 전후사정을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라면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좋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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