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부터 말을 탔으니 거의 1년간 승마를 했지만 기승회수는 40회 정도에 불과해 아직은 초보를 막벗어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제법 여유가 생겼다. 오늘도 꿈의 기도를 배정받았는데 이젠 이 녀석의 성격을 잘아는지라 녀석을 어느정도 진정시키는 것도 가능해졌다. 중급반 첫날 이 녀석을 제어하지 못해 그냥 달리는 대로 끌려가버렸고 첫날부터 구보로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추태를 보였지만 말이다.

오늘은 승마장에 손님이 많았다. 밖에는 비가 내려서 바깥마장엔 물이 고여 말을 타기 곤란했고 이들이 모두 실내마장으로 모여들었다. 국제규격의 실내마장이었건만 말이 대략 10여필이 되자 마장은 꽉찼다.  교관은 열의 제일 마지막에서 배운걸 최대로 동원해 꿈의 기도 녀석을 최대한 천천히 몰고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실 꿈의 기도를 자제시키는 것이 제일 어렵다)

중간에 백마 한녀석이 들어왔는데 이 녀석은 승마 교습용 말이 아닌 개인용 말이어서 오늘같이 이렇게 무리지어 달리는데는 좀 어색한(?) 녀석이었다. (한마디로 다른 말들과는 그리 친하지 않은 말이다)  게다가 녀석은 성질도 있는 편이어서 기승자는 내내 다른말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자제시켜야 했는데 이 녀석이 한 순간 반항을 하면서 약간(?) 날뛰는 바람에 기승자는 곧 말에서 떨어졌고 순식간에 우리의 대오 전체를 무너뜨리면서 다른 말들까지 깜짝 놀라 후다닥 반대방향으로 튀고말았다.

꿈의 기도같이 민감한 말들이야 오죽하랴. 그 작은 사건으로 나를 비롯한 기승자 대부분이 말에서 떨어졌다. 나 역시 낙법(^^)을 이용해 살포시 바닥에 뒹굴었는데 꿈의 기도 녀석은 ‘뭘 그깟걸로 떨어졌냐’는듯 서너발자욱 앞에 멈춰서서 나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그 동안 그 문제의 백마녀석은 실내마장 반대편까지 혼자 도망을 쳐서 땡깡을 부리다가 겨우 진정되었고 우리들도 뭐 별일없었다는 듯 계속 속보로 마장을 돌았다.

겨울철엔 참 옷입기 애매하다. 말을 타고 10분정도면 슬슬 몸이 더워지는데 그렇다고 반팔을 입고 타기엔 초반이 너무 춥고 저렇게 두껍게 갖춰입었다간 30분만에 땀으로 범벅이 되니 언제나 애매하다. (대안은 말타는 중간에 옷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 이 경우엔 말이 놀라지 않게 벗는게 중요하다. 옷던지는 것으로도 놀라는 놈들이니깐)

꿈의 기도엔 익숙해져서 인지 그리고 이 녀석도 내 성향을 기억하고 있어서인지 오늘은 미세한 방향전환 신호가 의도한 대로 다 잘 먹힌듯 하다.  한 시간이 지나고 이 녀석 목덜미와 어깨를 보니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물론 나도 그랬지만 … 녀석 ~다음주에 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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