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희 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입니다.  하노버 승마장이 안성부근이니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오늘은 마님께서 몸이 안좋은 관계로 저 혼자 차를 몰고 나섰죠. 그런데 지난주부터 새로운 식구들이 생겼습니다. 마님이 병원 게시판에 하노버 승마장에서의 단체교습 공지를 올렸고 이에 10여명이 응답, 새롭게 등록을 했죠. 그 덕분에 마님과 저도 단체교습에 따른 저렴한 비용으로 계속 중급반을 등록하게 되었답니다 ㅎㅎ

승마장에 도착하니 변화가 있군요. 비포장이었던 승마장입구를 깨끗하게 포장했습니다. 전보다 더 넓어 보이는걸요 ? 차도 여러대 더 주차할 수 있겠습니다. 새 식구들 중 두분은 지난주에 이미 만났었고 두 분 모두 차가 없으셨는데 다행히 집이 병원근처라 앞으로 제차로 같이 다니기로 했습니다. 심심치 않게 생겼죠~

자~ 조동욱 교관님과 제 차를 같이타는 손님 두분입니다. 말은 처음 경험하신다는데 재미있어 하시더군요. 다행입니다~ 맞은편에 앉아계신 두분은 오늘 처음 오셨는데 신혼부부랍니다.  오~ 제 생각엔 부부가 말을 함께 타는게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어떤 스포츠던 남녀가 처음부터 같이 배워서 진도를 맞출 수 있는 종목이 흔치 않은것 같거든요.  이 부부는 신부께서 말을 더 좋아하시더군요. 신랑은 오히려 말을 두려워하는 모양새~ -.-;;

이때 대뜸 조상은 교관님이 나타났습니다. 평소엔 (너무도) 살갑게 대해주시지만 일단 제가 말위에 올라타면 그때부터는 냉철하게 바뀌는 분이죠. 처음봤을때부터 지금까지 매번 혼나고 있는데 오늘이라고 다를것 같지 않군요.

지난주 첫수업을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엉망이었습니다. 아래 보이는 ‘꿈의 기도’를 탔었는데 트레이너께서 빠르고 민감한 놈이니 조심하라고 하시더군요. 그 전에 탔던 자이언트와 산드로는 속보로 보내기가 어려웠는데 이 녀석은 달랐습니다. 체구도 좀 더 작고 앙상해서 좀 우습게 봤었는데 오히려 놈이 저를 더 우습게 봤다는게 증명되었죠 ^^

과연…이 녀석은 갑자기 튀지는 않았지만 발로 신호를 조금 보내기가 무섭게 반응하더군요. 그리고 제어를 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결국 경속보에서 이 녀석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한동안 구보로 뛰게 되었죠. 구보는 배우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 입구에 선 조상은 교관이 ‘네~ 이제 구보는 다 배우셨네요 축하합니다~’라고 깔끔한 야유를 보내셨답니다. 한번 내달리자 이 녀석을 제어하기가 어려워졌죠. 좀 진정을 시킨 후 계속 탔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다른 회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결국은 마님과 말을 갈아탔습니다.  한참후에 녀석이 진정했죠. 역시 말은 컨트롤인가봐요. 실력도 역시 컨트롤 능력이구요.

뭐 오늘은 잘 안가기로 유명한 자이언트를 탔습니다. 녀석은 온순하긴 해도 어찌보면 제어하기가 ‘꿈의 기도’보다 어려웠습니다. 처음 평보를 하면서 자세를 가다듬고 정지, 방향전환 등을 연습한 다음 좌속보, 경속보로 차례로 이어져야 하는데 오늘은 이 녀석이 정지, 방향전환 등부터 말을 듣지 않아 처음부터 고전했습니다. 결국 조상은 교관이 채찍을 제 손에 쥐어줬죠.  그래도 역시 컨트롤이 어려웠습니다. 멀리서 교관님이 계속 ‘더 세게~ 차세요~’를 외쳤지만 그게 잘안되었죠. 너무 말을 막 다루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말은 사람을 보기만 해도 아니 태워본지 3초만에 위에 있는 인간이 승마의 고수인지를 막바로 판단해서 초보들은 좀 우습게 여긴답니다. 녀석을 부드럽게 다루면서 교감하는게 중요하지만 때로 그런 녀석들에게 단호한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해요. 한시간내내 고전하다가 제가 단호하게 나가자 결국 자이언트가 항복했습니다.  녀석이 어느 순간부터 포기했는지 속보로 보내도 잘 가고 방향전환과 정지 명령을 갑자기 시키는 대로 잘하기 시작하더군요. 후우~ 결국 아까는 일부러 그랬다는게 증명된 셈인데…  앞으로는 초반부터 적극적인 제어권을 확립하고 시작해야 겠습니다.

혼자 가운데서 고전하고 있을 때 조상은 교관이 ‘채찍도 쓰세요’, ‘더 세게 배를 팡~ 차세요’라고 소리쳤는데 옆으로 지나가던 조동욱 교관님의 얘기가 들리더군요.

‘어? 그럼 자이언트가 튀어나갈텐데… 제어가 될까 ?’

‘괜찮아요 그 정도는 충분히 제어할 거에요’

저는 … -.-;;

뭐 그래도 오늘의 교훈은 이 녀석을 결국 제어했다는 것이고 다음부터는 초반에 좀 더 분명하게 해야겠다라는 것을 배웠다는 겁니다. 자이언트 너도 오늘 고생많았다. 마실로 들여보내고는 녀석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짜식~

자이언트하고 씨름을 하고나서 다음날이 되니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아파오더군요. 확실히 승마는 보기와 달리 운동량이 많은것 같습니다. 날도 더워서 땀을 흠뻑 흘렸어요

오늘 온 새식구들은 2인 1조로 장구를 채우고 말을 끌고 평보를 하고 하면서 초급반의 첫번째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역시 말을 탄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승마는 여성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말위에 앉아있어도 남자들보다 더 폼이 나는것 같구요.  이날 처음 온 신혼부부도 여자분은 시종일관 흥미로워 하는데 신랑은 말과 멀찌감치 떨어져 걷더라구요 ㅎㅎ

이제 승마장에도 여름이 왔습니다. 올 가을께면 저도 멋있게 구보를 하며 말을 잘 탈 수 있을까요 ? 다음주 토요일은 공개강의가 오후 2시부터 있는데 그래도 아침에 말을 타고 잽싸게 서울로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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