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결승전에서도 메시를 봉쇄하는게 관건이지 않을까

2010-2011 챔스리그 준결승 2차전은 이변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나 샬케04 두 팀 모두 1차전 홈에서 원정골을 두 골이나 내주며  2:0으로 패배하는 바람에 2차전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려는 바르샤, 맨유에게 3골이상 뽑아낼 가능성이 극히 낮았죠. 어쨋든 이로써 08-09시즌 결승에 이어 양팀이 2년만에 다시한번 맞대결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결승에서 패한 맨유로서야 리벤지매치가 되겠지만 바로 앞선 시즌에서는 바르샤가 맨유에 준결승에서 패배했기에 이번 결승전이야 말로 1:1의 상황에서 진정한 이 시대의 가장 잘나가는 클럽으로서의 자웅을 겨루게 되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언론을 통해 바르샤에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무링요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이미 지난주에도 무링요와 한번 통화했다는 얘기까지 했죠. 올시즌 양팀은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FA컵에서는 나란히 고배를 마셨고 리그 우승은 유력한 상태죠. 그리고 결국 챔스리그에서 양팀은 결승에서 맞붙습니다.

맨유와 국내 팬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사항은 박지성이 선발출장할까..하는 문제와 퍼거슨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오느냐 일겁니다. 무링요는 최근의 몇 차례 대결에서 바르샤를 상대하는 방법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4강전 1차전에서도 페페만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면 경기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몰랐죠. 그 전까지 페페를 이용해서 1승1무를 챙겼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그 바로전에 무링요는 인테르를 이끌고 바르샤를 격파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감비아소와 쟈네티가 약간 뒤로 물린 수비라인에서 첨병역할을 하며 바르샤의 중앙돌파를 원천봉쇄한 바 있었습니다.  아마 퍼거슨은 최근의 맞대결을 다시 돌려보고 무링요가 제시한 해법을 섞어서 적절한 전술을 구상해낼 것 같습니다.

07-08 시즌 준결승에서 바르샤에 1승 1무를 거두며 맨유가 결승에 진출했을 당시 퍼거슨 감독은 이른바 ‘센트럴 박’ 전술을 들고나와 1,2차전 모두에 박지성을 선발 출전시켰고 박지성은 두 경기 모두에서 MOM급의 활약을 펼치며 바르샤의 패싱게임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바로 얼마전 페페가 수행한 임무를 기본으로 공격과 수비에 훨씬 더 능동적으로 가담했었죠. 2차전에서 맨유는 루니가 선발에서 제외된채 박지성, 테베즈 등 작지만 활동이 왕성한 선수들로 하여금 바르샤의 패싱게임 기어박스를 망가뜨려 버렸죠. 이 게임에서 박지성은 여러차례 볼을 끊어내어 역습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때의 제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박지성 is a Virus)

그러나 이듬 해 결승에서 만난 바르샤를 상대할 때 퍼거슨은 좀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요. 중원을 긱스-캐릭-안데르손으로 꾸미면서 최전방에 호날두-루니-박지성을 포진시켜 박지성을 이번엔 좀 더 공격적으로 내 보냈습니다만 결과는 2:0의 완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07-08시즌에서 박지성이 수행한 역할을 안데르손에게 맡겼는데 이 친구가 샤비-이니에스타-메시로 이어지는 패싱 기어박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60분경에나 안데르손을 뺐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었죠. 그 당시의 포스트도 구경하세요  (08-09 챔스결승 : 맨유, 바르샤 맹폭에 굴복)

이렇게 보면 답은 거의 뻔합니다. 샤비-이니에스타-메시란 기어박스를 무뎌지게 하기 위해 누굴 거기에 침투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죠. 2년전을 기억한다면 안데르손으로는 안될거라고 퍼거슨 감독 역시 생각할 것입니다. 뭐 당장 떠오르는 이름은 박지성과 플레처입니다. 사실 박지성 혼자 이들 모두를 감당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교란의 주 역할을 맡기는 하되 주변 동료들이 적절히 도와줘야 그 시스템을 깨뜨릴텐데요.  어차피 높이의 축구를 하지 않을거라면 살케와의 1차전에 선발출장한 라인업이 결승멤버로 일단 가장 유력합니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 박지성은 공격의 기어박스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결승전에선 다소 수비적인 임무를 띄고 대놓고 센트럴 박 전술을 구사해야 할지 아니면 그 멤버 그대로를 같은 포지션으로 내놓아야 할지가 고민입니다.

사실 에브라-퍼디난드-비디치-하파엘(혹은 그의 동생)로 이어지는 포백은 확고하고 캐릭-루니-에르난데스 역시 90%이상 확실한 멤버일것 같습니다. 에르난데스는 상대방을 괴롭히고 끌어내고 압박하는데 벨바보다 능한 만큼 그는 반드시 나올겁니다. 바르샤같은 스타일이면 더더욱요. 오른쪽 윙 자리도 이변이 없는한 발렌시아가 컨디션, 팀플레이, 수비가담 면에서 나니보다 더 유력해 보입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자리를 박지성-긱스-플레처 세명중 두명을 골라 투입해야 겠는데 그 두명이 누가 될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일단 안데르손은 중원을 청소하는 임무로는 어울릴것 같지 않고 스콜스 역시 2년전이라면 모르겠으나 선발보다는 교체카드에 가깝습니다.

 

첫번째 조합 : 플레처-박지성

플레처-박지성의 조합은 수비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굉장하리라 생각됩니다. 여기에 루니-에르난데스-캐릭까지 합세하는 모양새를 상상해 본다면 가히 바르샤의 중원에 대적할만 합니다. 아마 이 조합이라면 기본적으로는 플레처가 기존 긱스의 자리에서 중원을 쓸고다니고 박지성은 주로 알베스의 공격가담과 메시-샤비에 부담을 주는 왼쪽에 약간 치우친 역할을 나누어 맡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 조합 : 플레처-긱스

문제는 요즘 가장 좋은 상태의 긱스를 출전시키느냐 인데요 큰 경기 라인업에 고참들을 선호하는 퍼거슨 감독의 성향상 긱스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긱스가 나온다 가정하면 플레처까지 같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 플레처-긱스 조합이 성립된다면 플레처-캐릭 더블 볼란치에 긱스를 공격에 더 무게를 두는 꼭지점으로 놓고 루니가 왼쪽, 발렌시아가 오른쪽, 중앙에 에르난데스가 서게 되는데 긱스가 풀타임으로 바르샤를 압박해낼지 약간 의문입니다. 그러나 꼭 중요할때 한방 해주는 선수이므로 퍼거슨으로서는 고민 좀 할겁니다

 

세번째 조합 : 긱스-박지성

세번째 조합은 살케와의 1차전 스타팅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겁니다. 이 경우 긱스는 미드필더를 기본으로 박지성과 스위칭하여 박지성이 센트럴 박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전 어떤조합이 되든 루니-에르난데스가 상대방을 압박하는데 매우 주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살케전 그대로 지성-루니-에르난데스 공격 3편대와 오른쪽 라인에 대기할 발렌시아의 파괴력은 살케전에서 증명된 바 있으니 말이죠.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대가 누가 되었건 간에 그 동안 자기만의 색깔대로 플레이를 해왔습니다만 레알과의 1차전에서 보듯 이젠 ‘바르샤 맞춤전술’에 의식적으로 대응할줄도 알게되었습니다.  어제 맨유와 살케와의 2차전에 모습을 드러낸 과르디올라 감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전력분석차 갔겠지만 거기엔 살케와의 1차전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아홉명이나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었죠.  아무리 주말에 상대하는 첼시를 의식한 라인업이라고는 하나 챔스리그 준결승에서 설마 퍼거슨이 그러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듯 합니다.

사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발 라인업에 변호를 주면서 상대방에 맞춤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아마 결승전에서도 맬날 보는 바르샤 선수들이 선발로 나서겠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레알과의 1차전과 같이 공격적-수비적 버튼중 하나를 누르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요. 퍼거슨은 은근 뛰끝있는 사람입니다. 2년전의 패배에 대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겠죠 (자기가 지금까지 이긴건 생각하지 않고..) 그리고 라인업 변화를 통한 전술에 도통한 사람입니다. (그걸로 사람을 놀래키죠) 전 퍼거슨 감독이 저 세가지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또 모르죠. 워낙에 속을 알 수 없는 할배라서요 -.-

전 박지성이 나오는 조합으로 맨유가 승리하길 바라고 또 그렇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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