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플과 삼성간의 카피캣 소송전이 의외로 이슈다. 내가 이걸 의외로 여기는 까닭은 이 바닥에서 서로에게 특허 침해를 빌미로 소송을 거는일이 워낙 비일비재하다보니 애플이 삼성을 제소한 것도 그 수많은 소송중 하나로 가볍게 치부하고 넘어갔는데 국내 언론들은 이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굴었기 때문이다. 야구로 따지자면 1루에 안타를 치고 출루한 발빠른 주자에게 견제구 하나 던진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견제구가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줄은 몰랐다. 뭐 그건 그렇다치자.. 그런데 지난 4월20일(미국시간) 나도 평소에 즐겨보는 TUAW에 올라온 사진 한장을 국내 언론이 퍼나르기 시작하면서 일이 좀 우습게 돌아가고 있는듯 하다.

바로 위에서 보이는 사진이다. CEBIT 2006에서 발표된 삼성의 F700의 이미지와 룩앤필이 이듬해 1월에 발표된 1세대 아이폰보다 앞섰다는 증거였다. 이 사진이 보이자 언론플레이에 미친 기자 양반들이 이런 좋은 찬스를 놓칠리가 없었다. 오늘 트윗에서 goodgle님이 소개하신 매일경제의 ‘[매경데스크] 애플과 모바일 패권주의‘란 기사는 거의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수준이었는데 여기에서도 위 사진에 대한 얘기가 서두에 등장하고 있다. 이런 신문을 수백만의 네티즌들과 독자들이 읽을 것을 생각하니 (비록 몸은 바쁘지만) 나 역시 언론플레이를 견제할 마음이 생겼다.

난 언론플레이를 하는 IT에 무지한 기자님들에게 적어도 TUAW에 나온 그 짧막한 기사라도 끝까지 정독하고 기사를 쓰시라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 기사 끝에 달려있는 애플인사이더로 이어진 링크를 따라가보라 권하고 싶다.  삼성이 F700을 세빗 2006에서 어나운스 한 것은 맞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세빗 2006에 실체를 드러낸 폰들은 아래와 같은 폰들이었다.

즉, F700의 존재는 어나운스만 되었고 구체적인 외관이나 UI의 룩앤필이 세상에 공개된 것은 아이폰이 발표되고 한달 후인 2007년 2월이었다. 아이폰은 2007년 1월 맥월드 키노트에서 외관과 UI가 잡스의 키노트를 통해 발표되었고 그해 중순에 판매를 시작했다. F700이 어나운스되던 세빗2006에서 삼성은 F700의 외관이나 UI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우스운건 그렇게 아이폰이 어나운스 되고 나서 한달만에 그 실체를 드러낸 F700이 아이폰의 외관 및 UI와 흡사한 형태를 하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맨위에 있는 문제의 F700 사진은 아이폰이 나온 이후에 등장한 것이며 이 사진을 최초에 만들어 애플을 비웃으려했던 안드로이드 치어리더들(TUAW의 표현을 그대로 옮겼다)은 오히려 삼성이 카피캣이었다는 증거를 한장 더 얹은 꼴 밖에 되지 않았고 이 사진 위에 ‘Um, Wrong’라 쓰인것은 애플의 주장이 틀렸다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 사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표현인 것인데 이걸 좋아라 퍼나른 우리 언론도 거의 비슷한 레벨에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맞소송에 대해 내 개인적인 의견을 짧막하게 얘기하자면 이렇다.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면 당연히 그 댓가를 치루도록 애플에게 죄를 엄중하게 물어라~ 그리고 삼성이 애플이 말한대로 도를 넘어섰다면 그 역시 댓가를 달게 받아들여라. 그게 심플하지 않은가. 애초에 여기에 무슨 수사가 더 붙는단 말인가 ?

언론도 좀 반성해라. 중국이 마티즈를 베끼면 생난리를 치는 주제에 한국을 대표하는 1등 기업이라는 삼성이 아래와 같이 노골적으로 애플을 베끼고 있다는 것을 웬만한 네티즌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어찌 너희들만 그걸 모른단 말이냐

사진 위쪽은 뭐 그럴수 있다치고… 갤탭이 나오면서 같이 딸려나온 주변기기와 커넥터를 보고는 정말 민망했다. 솔직히 난 어떤 네티즌이 포토샵으로 장난친줄 알았다.

이건 뭐 손발이 오그라드는 수준이다

아아…제발…그냥 이전처럼 종이박스에 대충 넣어줘도 되니 이러지는 말자(참고로 난 아이폰 이전에 삼성 스마트폰을 3대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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