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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은 ‘오리발의 날’이었다. 굳이 오리발을 가져가지 않아도 수영장에서 빌려주긴 하지만 그래도 내발에 맞는 오리발을 끼고하자는 취지에서 2주전 집에있는 (아직도 작년여름의 모래가 묻어있는) 오리발을 수영선생에게 맡겨놓았다.  이날 40바퀴 정도를 소화한 후 파김치가 되어 집에와서 자고 일어났는데 건조했는지 토요일 아침부터 코가 막히고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 드디어 오랜만에 감기가 걸리고 말았다.   지난 일요일은 승마교실의 초급반 마지막 수업이었는데 그도 가지 못했다. 월요일 점심때 오랜만에 만나는 20년묵은 후배들과의 약속까지 취소하지는 못하고 예상과는 달리 비가 부슬부슬내리고 추운 거리를 좀머씨같이 걷기 시작했다. 이날 수영수업도 빠진건 물론이다. 다음날 맥매니아의 정기모임 역시 나가지 못했다. 어차피 비실거리는 몸으론 원고를 쓰는 생산성도 떨어지고 해서 일찌감치 빈둥대며 몸을 추스렸다.

신기한건 며칠전 할인가로 소개받은 그 마약보다도 더 지독하다는 문명5는 시간이 날때마다 붙잡고 앉아 있었다는 사실…  나폴레옹을 선택해 무저항주의자라던 간디의 백성들을 학살하고 있는 내 모습이란….. 하긴 뭐 간디에게 핵폭탄도 얻어맞았는데 … 문명을 손에 잡고나면 옆에서 ‘문명하셨습니다~’ 라고 한다더니 그게 딱 맞는 소리인듯싶다…

며칠 앓으면서 이를 닦고있는데 2년전 해 넣은 부분이 떨어져 나가길래 이번주는 뭔가 몸을 추스리는 주간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지체하지 않고 수요일에 바로 치과엘 갔다. 어차피 2년만이라 한번쯤 치과는 들러줘야할 타이밍이었는데 때워야 할 이 말고도 여러개를 집어내는 단골의사의 숫자세는 소리에 나는 코가막혀 무거워진 머리를 조금 끄덕여 이번에 모조리 해치워버리자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왕 간김에 스켈링까지 하고나니 웬지 입안이 상쾌해진 기분… 저녁무렵 몸은 아직 완전치 않았지만 조심스레 수영가방을 챙겨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요일은 ‘스타트의 날’로 30분간 20바퀴정도를 죽어라 돌고나서 스타트 연습을 한다. (수요일이 사실상 나에겐 구세주다. 약간 숨돌릴 여유가 생기므로…)

이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스타트부터 왕복 50미터의 기록을 재겠다고 해서 두개 레인의 스타트라인에 대기했다. 우리반보다 약간 더 고급반인 ‘연수반’의 젊은친구 (이 친구는 체형부터가 수영선수같다.)와 우리반의 암묵적인 최고수가 나란히 1번영자로 나서 스타트라인에 섰다. 몇 개월전부터 보아왔지만 이 젊은친구는 모든 영법에 대해 폼이 전혀 무리가 없고 물타기와 물잡기를 잘하는데다가 신장과 체격, 지구력까지 좋아 그냥 보면 진짜 수영선수같은데 아니나다를까 훌륭한 접영으로 32초를 기록했다. 우리반 고수는 자유영으로 37초로 골인~ 헐~ 접영이 자유영을 이기다니.

연수반의 3번 영자는 우리 수영장에서 가장 배영을 잘하는게 확실한듯. 내가 본 배영중에 가잘 멋진폼으로 밸런스를 이루며 37초로 골인~ (그분은 배영이 제일 빠르단다) 이번달 고급반으로 올라온 나를 비롯한 3명중 가장 체력이 좋은 ‘약간 젊은친구’는 역시 지구력은 좋으나 스피드에서 뒤쳐지며 45초대로 골인.. (역시 수영은 지구력도 중요하지만 밸런스부터 잡아야한다 : 나의 지론 험험)  난 저질쳬력의 화신으로  중급반에서 같이 올라온 아줌마와 나란히 스타트라인에 섰고 내가 마지막 영자인것은 우리 수영장 삼척동자도 안다. 수경 벗겨지지 않게 하려고 머리를 숙이고 너무 오래있었더니 (오래라봤자 0.5초?) 거의 수영장바닥에 깔려서 어뢰같이 몇 미터를 가다가 잠수함같이 급격히 부상~ (이게 웬 망신이람) 그 때부터 다시시작…-.-  25미터 터치를 할 때는 버벅거리다가 결국 서서 다시 돌아 터닝~ 그리고 나머지 25미터의 마지막 10미터는 급격히 느려지다가 골인… 뭐 그래도 41초를 받아들었다. (젊은친구에 이어 자유영 스피드 랭킹 2위 목표 ^^) 3개월쯤 후까지 35초로 개선시킬 수 있을까 ?

 

몸이 골골해 일단 일을 접고 쉬기로 결정해놓고도 머리와 손은 다른일을 하고 있었다. 3개월동안 말을 타면서도 한번도 승마에 대한 책과 인터넷 까페같은데 찾아다닌 적이 없었는데 시간이 나자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승마에 대한 책도 두권이나 사서 훑어보고 승마까페에도 가입하고 이런저런 승마 관련 컨텐츠들을 찾아다녔다. 5월말 강의때문에 마님과 동반하여 제주도에 가게되었는데 마님께서는 이미 제주도에서 외승할 수 있는 괜찮은 승마장이 어딘지 찾아나선지 오래였다.

우리부부는 5월에 시작할 중급반부터는 승마장을 옮길 예정인데 우리를 가르쳤던 교관선생 두명을 따라가는 거다. 두 분다 승마대표 출신이라는데 혹시 몰라 찾아봤더니만 역시 인터넷에 떡하니 사진이 나와있더라. 왼쪽 사진이 최근까지 우리를 가르친 작은교관 나으리가 되겠다. (마장마술 선수 출신, 기혼에 애엄마이니 다른 질문들은 마시라)  교관선생 두명 말고 감독님이라 불리우는 최명진님이 계신데 그 분은 작년까지 삼성전자 승마단 감독이었으며 …국가대표 감독에…헉스… 찾아보고 나니 웬지 부담된다. 이거 코치진은 최강인데 나같은 자세나쁜 수강생들이 잘 따라갈까 모르겠다.

또 다른 코치(일명 큰 코치님)는 나처럼 10년간 건축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작년에 때려치우고 다시 승마계로 복귀한 분으로 이 분은 장애물 선수출신이다.(참고로 남자분임)  우리 부부가 처음 시작했을 때 이분에게 배우기 시작했고 작은교관이 오면서 그분에게로 넘겨졌었다. 새로 갈 곳은 안성근처의 하노버승마장이란 곳인데 최근 재개관준비가 한창이다.

 

이번주 월요일 아픈 몸을 이끌고 추운 날씨에 비오는 거리를 좀머씨처럼 걸어서 후배들에게 점심을 대접하러 갔던 것은 사실 그 녀석들이 새로나온 명함을 받고싶다는 정말 알량한 명분을 달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약속을 지난주에 잡았을 당시 몸은 건강했고 날씨는 반팔을 입어도 될만큼 따뜻했으며, 창문밖엔 화창한 날씨에 핀 벗꽃이 만발해있었다. 나는 바로 그 사실을 상기하며 가벼운 옷차림과 발걸음으로 명함을 들고나가는 나를 상상했지만 며칠만에 모든 상황은 할수 있는한 최악으로 변했다. 그래도 뭐 밥은 밥대로 잘먹고 커피한잔에 밀린 얘기를 나누면서 잘 보냈다. 사실 이 얘기를 하려 한건 아니고… 명함얘기인데…

지난번 명함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직접 디자인을 해서 1NC라는 곳에 맡긴 거였는데 소재를 잘 모르고 택한 바람에 너무 얇고 재질이 잉크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원래 색상보다 짙게나왔고 힘없이 보였었다. 그리고 그 땐 블로그를 전면에 내세운 명함이었는데 지금까지 명함을 나눠주고 주고받은 사실을 곰곰히 기억해보니 대부분이 파워포인트 블루스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참에 명함 소재도 바꾸고 디자인도 바꿔 다시 뽑았는데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명함의 재질도 적당히 두꺼우면서 빳빳하고, 색상도 깔끔한 편이다.

지난주 (몸이 아프기전) 한창 컴퓨터 앞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마님께서 심심했는지 옆에와서 백지에 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왼쪽과 같이 그려 놓고는 똑같다고 좋아했다.  마님이 말하는 내 신체의 특징은 이렇다. 축구공같이 동그란 머리통, 큰눈, 움츠린 동그란어깨, 단풍나무같은 손바닥, 두둠한 발등, 짧은 목… -.-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정진호님이 타블렛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 책상서랍에 넣어놨던 뱀부를 꺼내 스케치북 프로에 쓱싹쓱싹 장난을 하고 있는데 또 마님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잽싸게 펜을 빼앗아 며칠전 그린 그림과 비슷한 그림을 타블렛으로 그렸는데 결과는 오른쪽과 같다.  타블렛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곡선을 그릴때 참 힘든것 같다. 나 역시 손과 타블렛의 차이가 위의 그림정도라 생각한다. 그 느낌을 위해선 연습이 필요한데 … 이게 혹시 해상도라든가 하는 그런 제품의 차이는 아니겠지 ?  설마 좀 더 비싼 (좀 더가 아니라 몇배는 비싼) 제품은 손으로 그리는 그 느낌과 좀 더 흡사하다던가 하는 그런말이다…

(난 주로 타블렛을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사용한다. 가끔 손으로 그린것 같은 도형과 그림 등 … 느낌을 줘야할때가 있다)

 

오늘은 몸이 한결 더 나아졌다. 내일은 가족들과 오랜만에 통영엘 가기로 했는데 혼자 갤갤거리진 않을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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