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영의 판정승 (vs 연개소문)

By | 2006-10-12

                            대조영에서 연개소문역의 김진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워낙 고구려 등 우리나라 고대사에 재미를 붙여서 요즘 대조영과 연개소문을 모두 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저는 대조영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KBS가 사극에 있어서는 고지식하고 우직한 성격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번엔 그게 더 나아보입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캐릭터로도 대조영이 우세한것 같습니다.  사실 최수종은 마음에 안들지만 현재 대조영을 이끄는 세사람의 캐릭터가 매력적이군요.  바로 양만춘, 연개소문,대중상입니다.  대중상(연개소문에서는 대걸중상)이 대조영의 아버지지요.

이 3명의 중견 연기자의 분발이 정말 눈부십니다.  오버하지 않고 우직한 성격들을 3명이 각각 보여주고 있는데요.   SBS의 연개소문 캐릭터보다도 오히려 대조영의 연개소문 캐릭터가 제가 늘 생각하던 모습과 가깝군요.   기본적으로는 직설적이고 포악한 성격이지만 그 이면은 시원시원하고 나름대로 고뇌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지난번 제 블로그를 통해서 ‘연개소문’의 원작에 대해 말씀드렸었죠.  오히려 대조영이 그 원작에 가까울 지경입니다.

연개소문에서는 양만춘이 철저히 가려지고 연개소문이 부각된 반면 대조영에서는 연개소문과 양만춘이 예전부터 친구였다는 설정입니다.  (연개소문의 원작소설인 대제국 고구려와 이부분에서 같습니다 ㅎㅎ)

실제의 역사는 안개속이지만 그 설정이 제가 보기에는 더 나아 보입니다. 

대조영이 연개소문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연개소문이 상대적으로 너무 오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개소문에서는 연태조와 연개소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극심한게 문제였죠. 

연태조가 거의 제갈량으로 나오는 것도 그랬고 연개소문이 안시성 전투를 직접 지휘하는것, 어려서 연개소문이 김유신가문의 종으로 들어가 그집딸과 사랑을 나누는 것 모두가 드라마라고는 해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버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에반해 대조영의 초반을 이끌어가는 세명의 주인공들은 정말 딱 군인캐릭터와 맞는 고지식함과 강건함을 보여주고 있고 상대적으로 유연함은 약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사실적입니다.   고당1차대전에서 안시성을 지켜내고 연개소문이 장량의 수군을 대파하고 요동에 상륙하여 당태종을 쫓아 요택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정말 가슴이 후련했죠. [#M_ more.. | less.. |연개소문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역시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의 영향이겠지요.  두 드라마 모두 조선상고사를 참조했습니다만 취사선택한 부분은 서로가 다릅니다.  연개소문에서는 어린시절의 개소문에 대한 근거를 차용한 반면 대조영에서는 고려성 부분을 차용했지요. _M#]

대조영의 아버지로 나오는 대중상이야 말로 거의 압권이었죠.  고지식하기가 이를데 없고 고집이 황소같은 정형적인 군인 캐릭터입니다.  바로 이분이죠 ^^

                           후우…대중상의 이 고지식한 모습이란…사실적이다 ㅎㅎ

연개소문에서와는 달리 대조영의 대중상은 요동에서 잔뼈가 굵은 양만춘의 부장으로 나옵니다.  역시 대조영의 아버지 역이라서 극중에서도 이런저런 사건으로 많은 공을 세우는 것으로 나옵니다만 안시성전투에서는 기습공격을 시도하다가 설인귀에게 대패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밸런스를 잘 맞춰주고 있습니다.

설인귀역의 이덕화 역시 거의 주연급의 인물입니다.  고당대전 전체와 발해의 건국에 있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죠.  이 설인귀 역시 KBS와 SBS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는데 KBS는 고당1차대전을 통해 혜성과 같이 등장한 것으로 그렸고 SBS는 아무생각없이 행군총관정도의 레벨로 설인귀를 처음부터 잘빠진 장수로 내놓았더랬습니다.  (이부분도 대조영쪽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사실 양쪽을 비교하면서 보는 맛이 더 재미나기 때문에 연개소문이 재미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헤헤

왼쪽의 SBS연개소문의 유동근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설화와 전설, 각종 기록에 연개소문은 다섯개의 검을 차고 다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에 충실하게 검을 등에 세개 양옆으로 두개를 차고 있네요 ^^ [#M_ more.. | less.. |사실 양옆의 검은 거의 단도에 가까운 패검입니다.  그의 가문과 신분, 위엄을 상징하는 것이랍니다.  잘은 모르지만 약간 길어보이긴 하는군요. _M#]

SBS던 KBS던 잘 알려지지 않고 각각 해석이 다를수 있는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할 수 있죠 ^^

제 예상대로라면 SBS의 연개소문은 앞으로 수나라로 넘어가 원작소설과 같이 당태종 이세민과 우정을 쌓을것 같고(?)   대조영쪽은 2차 고당대전이 벌어지겠죠.

재미는 2차 고당대전이 더 있겠네요.  SBS에서 2차 고당대전이 나오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   

어디 KBS가 2차고당대전에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과 비교되는 사수대첩을 어찌 그리려는지 기대가 자뭇 큽니다.

사실 2차 고당대전 이후 연개소문이 사망하면서 급격히 고구려가 기울게 되지만 2차 고당대전에서는 당태종때보다 더 혹독하게 당하게 됩니다.  여러방면으로 나누어 들어오는 당나라의 군대중 3개 방면군이 거의 괴멸되고 행군총관급의 당나라 장수들이 고구려에 묻히게 되죠.  (물론 설인귀는 이때도 방방 뜨지만요)

특히 방효태가 자신의 아들 13명과 함께 사수대첩에서 몰살당하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백제를 굴복시킨 소정방도 이때문에 평양성의 포위를 풀고 황급히 철군하죠.

어쨋든 두 드라마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르겠네요.  초반만 놓고본다면 대조영이 압도적이지만 최수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나서는 ‘태조왕건’때 처럼 중반 이후에 지루해 지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SBS쪽에서는 이제 고건무의 나약함을 서서히 노골화 시키면서 연개소문을 수양제와의 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등장시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그 후 고건무(영류왕)을 시해하고 권력을 잡는 부분이 하일라이트겠네요 ^^

앞으로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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