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ooper, 출처 : 아이언 메이든 공식 페이스북

휴우~ 어제 아이언메이든의 무대는 그야말로 광란의 무대였습니다.  뒤로갈수록 어찌나 친숙한 곡들이 나오던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느라 목이 조금 쉰거 같습니다.  마님의 상태는 어제보다 더 않좋았지만 어젠 산타나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고 아이언 메이든은 뛰게 만들더군요. 후우~ 이번 공연은 정말 이런저런 얘기거리들이 가득합니다. 아직도 귀가 멍멍할 지경인데 차근차근 해보도록 하죠~

투어를 위해 최신앨범 파이널 프론티어로 도장한 보잉 757 전용기, 그 앞에선 부르스 디킨슨

전 고딩시절부터 지금까지 군에 있을적을 제외하고는 늘~ 아이언메이든을 귀에 붙이고 살았었죠. 그렇지만 매번 듣는 것은 그들의 3~5집 등 초,중기시절  활화산같은 활약을 펼쳤던 앨범들과 Live After Death였습니다.  대략 6장정도의 앨범만 거의 달고다녔습니다.  90년대이후로 나오는 앨범들은 그들의 전성기에 비해 워낙 뒤쳐진다고 생각하는 바람에(상대적으로 초기작들이 워낙 잘나와서) 신경도 쓰지 않고 지금까지 그 대여섯장만 즐겨들었더랬죠.

이번 내한공연이 성사되고서야 그들의 근황 등에 대해 다시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이번 공연의 타이틀 앨범인 Final Frontier도 사서 들어보고 했답니다. 최근에 다시 주섬주섬 사들인 앨범만 7~8장 되는군요. 이들이 2010년 파이널 프론티어를 발표하고 현재 월드투어중인데 바로 위 사진에서 보이는 보잉 757 전용기로 투어를 다닌다고 합니다. 멋지죠?  기체를 모두 아이언메이든과 앨범테마에 맞게 도장했습니다. 저 앞부분을 보니 ED force One이라는 애칭이 도장되어 있군요 (-.-) 이 뱅기는 666기라고 불리운 답니다. 뭐 비행기도 멋지지만 저 앞에 서있는 그룹의 보컬, 부르스 디킨슨이 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고 다닌다합니다. 전 그저 쇼맨십 정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진짜 프로 조종사랍니다. 어제도 싱가폴에서 서울까지 직접 몰고왔고 말이죠~~

조종석에 앉은걸 보니 진짜 같네요, 부르스 디킨슨

이번 공연에선 부르스 디킨슨의 아들이 속한 그룹이 오프닝밴드를 맡았답니다. 오후 7시부터 30분간 무대를 펼쳤는데 사실 연주나 공연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워낙 뒤에 펼쳐질 아이언 메이든에 기대를 하다보니 집중할 수 없더군요.  5년전 메탈리카 공연에서 오프닝으로 등장한 Tool은 인상이 강렬해서 그 뒤로 앨범도 사모아서 들었었는데 디킨슨의 아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어제 관객수는 산타나의 절반수준으로 2~3천명 사이였습니다. 우려대로였죠

이번 내한 공연이 성사되고나서 걱정되는 부분과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저나 다른 아이언 메이든의 골수 팬들은 관객들이 적을까봐 계속 걱정이었습니다. 예매게시판을 보니 그점을 계속 걱정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아이언 메이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관객으로 꽉들어찬 공연장과 엄청난 함성과 에너지가 공연을 더 즐겁게 해주니 말이죠.  그리고 혹시라도 아이언 메이든 공연이 흥행에 실패하면 다음엔 다시 오지 않을까봐 불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의구심이 들었던 점은 전석 스탠딩이었다는 것이죠. 체조경기장은 제집드나들듯 해서 전석스탠딩이라는 그림이 그려지질 않더군요. 1층의 스탠드를 모두 제거하면 또 모를까 말이죠. 그런데 기획사인 엑세스에서 처음부터 흥행에 대해서 그렇게 예측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전날 산타나의 공연은 5천명 정도로 작년 그린데이때 2층까지 꽉찬것에 비해 절반이하의 수준이었는데요. 어제 아이언메이든은 산타나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많이 잡아도 3천명 정도로요. 그러니 전석 스탠딩이 맞는거죠.  후우~ 계속 걱정을 했는데 결국 그렇게되더군요.

그런데 말이죠. 아이언 메이든의 주된 팬들은 제 나이를 중심으로 아래로 10년 위로 5~6년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고딩때 처음듣고 뻑이 갔으니 그리 느린편은 아니었거든요. 어제 관객들의 나이대도 그래 보였습니다. 그들이 제일 걱정하는게 바로 적선 스탠딩이란 사실이었죠. 한국의 30대후반에서  40대중반의 성인은 대체적으로 저질체력이 수렴하는 시기니까요. 그래서 그런 저질체력들은 모두 스탠딩석에서 비어있는 1층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멀찍이서 공연을 봤습니다. 물론 초반엔 저도 그랬죠. 그런분들이 족히 천명은 넘었던 듯 합니다. ^^ 스탠딩석은 원하면 거의 앞부분까지 전진할 수 있었죠.

그러나 정작 공연이 시작되자 거의 만명이 보는 효과를 냈습니다~

공연직전까지 참 이런 걱정 저런걱정 많이했죠. 그런데 정작 공연이 시작되면서 스탠딩석 중앙을 중심으로한 1천기정도의 정예부대(아이언 메이든 반팔티를 입고 가사를 모두 복습해온 아이언 메이든 친위대 :필자주)가 만명의 효과를 내면서 이내 공연은 썰렁함없이 열기를 내뿜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18곡 정도로 예정된 오늘의 셋리스트중 전성기 시절의 히트곡은 6~7곡에 불과하고 그 외 대부분이 새로운 앨범과 근작에서 뽑아낸 곡들이라 올드팬들에겐 생소했죠. 저도 두세번 예습을 해가지고 왔지만 낯선기분은 어쩔수 없더군요.

와우~ 2  Minutes Midnight이 터지자 부르스 디킨슨의 목소리가 전성기에 비해 한참 떨어질 거라던 제 스스로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디킨슨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처음 접해보니 비로소 그의 성량과 잘 다듬어진 악기의 수준을 알겠더군요. Aces High를 불러도 될만큼 목소리는 최상이었습니다.  그 옛날의 히트곡들이 나오자 팬들은 광분하기 시작했죠. 무대 중앙에 선 스티브 해리스의 베이스도 그대로였습니다.  진짜 머리털이 쭈뼛거리더군요.

The Trooper !! 그래 이거야~~달려달려~~

중반부 무렵 The Trooper가 나오자 관객들은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괴성을 질렀죠(-.-) 오~ 물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건 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준이었죠. 디킨슨은 나폴레옹 시대의 영국군복을 차려입고 무대위의 구조물을 뛰어다니며 찢어진 유니온 잭을 흔들었습니다. 정말 광란의 도가니였죠.  레너드 스키너드보다 파괴력이 뛰어난 세대의 기타와 육중한 베이스가 트루퍼에 나오는 말탄 기병들이 맹렬히 돌진해 가는 소리를 재현하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죠)

The Trooper, 출처 : 아이언 메이든 공식 페이스북

더 트루퍼 이후 약간 소강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뭐랄까요~ 또 최신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나이든 팬들은 이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러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마시고 하면서 몸들을 추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잠시후면 추억의 명곡들이 모조리 등장할테니 말이죠.  ㅋㅋ 뭐랄까요 이날의 관객들은 전날 산타나의 팬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분위기가요.  옆에서 듣고 있자니 연이틀 공연을 관람하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날 분위기는 전날에 비해 약간은 불량스럽고 팬들은 좀 더 거칠어졌죠. 일단 캔맥주를 들고 들어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안전요원들은 사진을 찍는 것보다 맨주캔을 압수하러 돌아다니는데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전날도 그랬지만 대다수가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터여서 이들이 찍는 사진과 동영상은 제지하기도 힘들었을 뿐 더러 아예 포기한 듯한 인상이더군요.  저도 그 덕분에 마음껏 찍었습니다. 공연장 한켠에서 담배를 피우는 분도 목격되었습니다.(이건 좀 아닌듯) 화장실과 복도는 아예 흡연자와 음주가무단으로 가득차있었죠.

트리플 기타의 위용 (출처 : 아이언메이든 페이스북)

기타가 세대나 되다보니 사운드는 정말 모자라지 않더군요.  실력도 전혀 녹슬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데뷔한지 36년이나 지난 그룹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요.

여전한 부르스 디킨슨, 체력도 좋지 (출처:페이스북)

부르스 디킨슨은 한시도 가만있지 않더군요. 무대를 뛰어다니고 구조물위로 뛰어다니다 보니 몇 곡 부르지 않아 땀으로 흥건한 모습이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했는데도 공연장은 한여름이었죠. 반팔차림의 팬들도 많았으니 말이죠.

스티브 해리스의 실력도 여전했다 (출처:페이스북)

스티브 해리스의 베이스를 좋아하시는 팬들도 많을 겁니다. 80년대 포지션별 베스트 플레이어를 투표하면 보컬 부문에서는 부르스 디킨슨이, 베이스에선 스티브 해리스가 항상 이름을 올리곤 합니다. 베이스 주자지만 아이언 메이든의 사운드를 이끌어 가는건 여전히 그였으니까요.

Iron Maiden을 마지막으로 무대는 일단 막을 내렸다

그들의 그룹송 Iron Maiden이 정규무대의 마지막곡이었습니다. 이미 두시간 정도가 지나가고 있었죠. 그러나 분위기는 이제 막 시작하는 공연같았습니다. 뒤에 앉아있던 많은 팬들이 후반부부터는 무대쪽으로 몰려나왔거든요. 저도 후반부에 여기에 합류했습니다.

마지막 곡 Iron Maiden에선 거대 마스코드까지 등장했죠 ^^

앵콜무대의 첫번째곡, Number of the Beast

팬들은 당연히 미친듯이 앵콜을 요청했습니다. 무대의 색깔은 일순간에 Beast의 컨셉으로 바뀌었고 우리가 익히 알던 익숙한 멘트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Number of the Beast였죠.  전주가 흘러나오고 디킨슨이 공중을 향해 표효하기 시작했을 때 관중들도 모두 미친듯이 공중으로 점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뒤로는 마구 달리는거죠. 6!6!6! The Number of the Beast !!~를 정말 목이 터져라 같이 외쳤습니다.  10년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듯 해요~

후속으로 Hallowed Be Thy Name이 이어졌습니다. 아이고~ 이쯤되니 거의 통제불능의 광란이 지속되더군요~ 제 앞에 있던 거대한 외국인 관객은 친구와함께 헤드뱅잉을 하다 거의 미쳐가더군요. 안전요원이 들어와 그의 손에 들려있던 500ml짜리 맥주캔을 압수하려하자 그가 싱긋 웃더니 그대로 그걸 원샷하고 빈캔을 넘겨주더군요 -.-

진짜 마지막곡 Running Free !!

마지막곡은 Running Free였습니다~ 이곡이야 말로 라이브 무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따라부르기도 좋고 곡을 길게 늘이기도 좋고 악을쓰기도 좋죠~  마지막엔 I’m Running Free~~를 몇 번이나 목청껏 외쳐댔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첫번째 내한공연은 그렇게 끝났죠. 정말 열정적인 무대였습니다.  너무 쏟아부었더니 엄청 지치데요~

Update :

어제 공연의 머천다이즈 들은 비싸고 좀 별로였다. 평소에 마님에게 아이언 메이든 티셔츠를 졸라오던 처지라 어제는 특별히 사도 좋다는 허가까지 받았건만 마음에 드는게 없어 그냥 포기했는데…. 오늘 다른분들의 후기를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브라바도의 디자인이 괜찮아서 얼른 주문했다. 내가 좋아하는  Trooper 그림이 아니던가~  어제 현장에서 파는 티셔츠가 39,000원이었나 그랬는데 이건 36,000원. 좋아~ 나도 입고댕겨주지. 잘보면 아이언 메이든 티셔츠는 메탈리카나 AC/DC보다 더 인기가 많은것 같다.  유명인사들치고 아이언 메이든 티셔츠를 입지 않은자가 별로 없으니…(그렇다고 잡스나, 버락 오바마 같은 사람들 말고말이다..그냥 영화배우나 그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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