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타나 내한공연을 천신만고끝에(?) 다녀왔습니다. 마님의 건강상태가 않좋았던 탓에 공연직전까지 어찌해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었죠. 꽃샘추위 탓에 요 며칠사이 몸살을 앓고 있었는데 그게 나아지지를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너무 무리를 하면 오늘 아이언 메이든까지 영향을 받을까봐 일단 공연장까지 가보고 못견디겠으면 중간에 철수하자고 했죠. 결과가 궁금하시죠 ?  마님께서 병상을 툭툭털고 일어나 열심히 박수를 치면서 2시간반 내내 서서 댄스를 추시는 것으로 끝이 났답니다. 하하하~

어제의 공연의 단편들을 두서없이 적어보기로 하죠

 

Setlist

며칠전 산타나의 3월1일 방콕공연 셋리스트를 아래와 같이 올렸었는데요.  이 셋리스트와 거의 모두가 같습니다.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두번째 곡으로 AC/DC의 Back In Black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산타나 버전의 빽-인-블랙은 대단히 흥겹더군요 ㅎㅎ 제 시계로 정확히 7시 58분에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원래 8시 공연인데 제 시계가 2분정도 느렸던 모양입니다. 정시공연은 언제나 환영이죠 ㅎㅎ 작년 건스공연땐 기다리느라 진을 뺐는데 말이죠. 앙코르 무대까지 모두 2시간 30분을 꼬박 채운 열정의 무대였습니다.

1. Lord’s Prayer / Yaleo

2. Singing Wings, Crying Beasts / Black Magic Woman / Gypsy Queen

3. Oye Como Va 
(Tito Puente cover)

4. Maria Maria

5. Foo Foo

6. Corazón Espinado

7. Jingo

8. Europa (Earth’s Cry, Heaven’s Smile)

9. Angel Love / Blues Jam 
(with Mason Ruffner)

10. Chumpy 
(with Mason Ruffner)

11. Batuka / No One To Depend On

12. She’s Not There 
(The Zombies cover)

13. Evil Ways / A Love Supreme

14. Sunshine of Your Love 
(Cream cover)

15. Smooth / Dame Tu Amor

Encore:

16. Woodstock Chant

17. Soul Sacrifice

18. Bridegroom / Into the Night

19. Love, Peace & Happiness / Freedom

 

이봐들, 이제 웬만하면 일어서지 그래 ?

[audio:http://www.demitrio.com/wp-content/uploads/2011/03/07-Oye-Como-Va.mp3|titles=07 Oye Como Va]

(Oye Como Va 입니다. 이런곡을 듣다보면 안일어설수가 없죠)

어제 공연의 주된 관객은 4~50대더군요 ^^ 스탠딩석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모두들 앉아서 보기 시작했죠. 물론 어깨와 머리를 들썩이면서 말입니다. 제 앞에 앉은 라틴계로 보이는 커플은 처음부터 거의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 일어서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여자분이 뒷 자리 관객을 배려해서 남편분을 난간쪽으로 밀어내더군요. 거기서 뒷사람 피해주지 않고 신나게 추라고 말이죠.  사실 산타나의 공연을 앉아 본다는게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짓이었죠 .  아마 Oye  Como Va가 끝났을 때 였을겁니다. 산타나가 마이크를 잡더니 십수년전 올림픽공원 잔디광장에서의 신났던 공연을 추억하더군요.

“네, 뭐 앉아서 보고 싶으신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그러히 않다면 일어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하 산타나의 그 말에 모두 기립했습니다. 그리고 막바로 Maria Maria가 이어졌죠. 유로파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서서 흔들어대며 소리를 질러가면서 공연을 즐기기 시작했고 체조경기장은 거대한 댄스파티홀로 바뀌었습니다. 그제서야 산타나의 공연에 온 것 같았죠.  저희 부부 바로 뒷자리엔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 두분이 오셨는데 서로 친구인것 같았습니다. 연신 소리를 질러대면서 보셨는데 문제는 저질쳬력이었죠.  제 등을 쿡쿡 찌르시더니 그러시더군요. 자기들은 체력이 안되서 계속 서있을수가 없는데 우리가 서서 흔드니 보이질 않는다구요. 그래서 혼쾌히 자리를 바꿔드렸습니다. 아주 어린애들 같이  좋아라 하시더군요.

 

산타나의 아내, 신디 블랙맨

이번에 내한한 산타나 밴드는 총 12명으로 예고 되었습니다. 산타나 그 자신과 또 다른 기타 한명, 베이스, 트럼펫, 트럼본, 키보드 각 한명, 보컬 2명, 퍼커션 2명과 드러머 1명 등 총 11명이 무대에 보였죠. 대단히 풍성한 사운드였습니다. 무엇보다 밴드멤버 자신들이 남사당패처럼 스스로 흥에겨워 무대에서 노는 모습이 보기좋았죠. 그런데 한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산타나의 아내 신디 블랙맨이 이번 내한공연에 같이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미 드럼과 퍼커션 포지션에 3명이 꽉차있었죠.  신디 블랙맨은 여성 드러머입니다. 59년생으로 한국나이로 53세인 아줌마였죠 ^^ 그녀는 산타나의 투어밴드 세션맨이었는데 작년 6월 공연중 산타나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고 자신의 드럼솔로후 그 청혼을 받아들여 2010년 12월 하와이 마우이에서 산타나와 결혼했습니다. 아직 신혼이죠 ^^

오~ 그런데 공연중반에 신디블랙맨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존의 드러머가 잠시 물러나고 그 자리에 앉더군요. 50대에 접어든 여성 드러머의 모습은 생경한 모습이었습니다만…. 우우우~ 그녀의 드럼솜씨는 1급이더군요. 엄청나게 파워풀, 다이나믹, 리드미컬했고 매우매우 열정적이었습니다. 도저히 50대 여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청중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답니다.

옆에있던 우리 아픈 마님께서도 계속 우와~ 하는 탄성을 지르고 있었죠. 그녀의 드럼 솔로는 5분이상 계속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드럼을 돌려대기 시작했는데 관중들도 그에 화답해 환호성을 계속러댔죠. 그녀는 그 곡을 마치고 산타나에게 키스를 하고 무대뒤로 물러났습니다. 호오~ 정말 대단했어요

진정 흥겨운 무대

라틴 록음악 답게 어제의 무대는 시종일관 흥겨움 일색이었습니다.  드럼세트의 좌우에 위치한 라틴-아프리칸 퍼커션 들이 그런 흥겨움에 감각적인 가락을 입혀준 1등 공신이었구요. 라틴음악에 종종 등장하는 트럼본과 트럼펫 듀오의 흥겨움도 정말 파티를 풍성하게 해주었죠.  지난 엘비스 코스텔로 무대 역시 밴드가 같이 왔더라면 이 정도로 신나는 무대가 될 뻔 했었는데 말이죠 갑자기 그 기억이 나더군요.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산타나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곡인 Smooth가 나올때는 공연장이 흥겨움에 떠나갈 정도였죠. 관객들이 모두 4-50대의 저질 체력인걸 감안한다면 그 순간 그정도의 에너지는 작년 그린데이에서의 열광적인 무대에 맞먹을만 했습니다. 이미 그 즈음에 앞좌석의 멕시코 아저씨께서는 거의 정신줄을 놓은 듯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가면서 춤과 노래를 이어가고 있었죠 ^^  정말 오랜만의 후련한 무대였습니다.

라팀 음악의 흥겨움은 일반적인 록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감상이 아닌 즐기는 쪽에 가깝다고 할까요 ? 남사당패의 흥겨운 놀이를 보면서 절로 어깨를 들썩이고 그들이 부르는대로 이끌려 마당에 나가 관객과 거대한 마당놀이를 즐겼던 안성에서의 기억과 비슷했습니다. ㅎㅎ

어제의 공연은 산타나의 과거와 현재가 총 망라된 공연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산타나가 연주하는 AC/DC와 크림, 도어즈를 들을 수 있었구요. 그의 과거 주옥같은 기타 명곡도 들었고 상업적으로 성공을 구가할 때 히트한 노래도 전부 나왔으니 말이죠.

공연이 끝나고 빠져나가는 관객들, 오늘 이 공연장에 또 오게 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자리를 뜨면서 마님의 얼굴을 보니 3시간전 얼굴하고는 완전 다르데요. 산타나가 몸살을 치료한 모양입니다 허허~ 그나저나 오늘 저녁 올림픽체조경기장을 또 찾게 생겼군요. 아마 어제의 마음가짐과는 조금 달라질거 같습니다. 어제가 흥겨움이었다면 오늘은 에너지 방출의 무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까지 체조경기장을 몇 번이나 찾은지 모르겠습니다. 항상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제발 제대로된 실내 공연장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문화의 전당, 예술의 전당 등을 만드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지만 그들이 모두 천편일률적인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좀 불만입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 오케스트라, 실내악, 발레, 연극 그리고 대중가수들의 공연 정도인데요. 경기도 문화의전당이니 고양 아람누리니, 예술의 전당, 성남 아트센터 등등의 공연장은 너무 컨셉들이 비슷비슷합니다. 대극장에 소극장, 전시실…뭐 이런식이죠. 누군가 큰맘먹고 1만명이상 수용가능한 실내공연장이나 실외공연장을 근사하게 하나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런 시설이 하나 생긴다면 이와같은 공연에 관한한 랜드마크가 될 텐데 말이죠. 체조경기장에 오면서 항상 느끼는것은 그 벙벙한 음향시설입니다. 어제 산타나의 공연에서는 피드백을 좀 막아보려고 벽 전체를 두터운 천으로 감싸놓았더군요. 그치만 천장은 그대로였는걸요.  진짜진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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