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서의 권력이란 뭘까 ?

By | 2006-10-10

프로젝트를 여러군데 다니다 보니 별별 사람을 다 보게 된다.

새롭게 프로젝트를 들어가기 전에 CIO등 맨먼저 만나게 될 사람들의 성향등을 전화나 주위사람들을

통해 귀동냥으로 듣고 난후 그들과 처음 대면을 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엔 적어도 이날 만날 CIO는 명문대가의 자제이며 글깨나 읽은 선비이고

그간의 여러 공적등으로 장안에서도 그 명성이 작지 않은 인사여서 내심 기대했는데

그와 막상 대면하여 여러 얘기를 나누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런 저런 논쟁을 거치다보니

그 역시 일반 소인배 무리와 다를바 없었고 결국은 가베야반 갓옷을 입고 하건양 하기를 즐겨하는

저잣거리 아해들중 하나였다.

IT업계….후우~(담배한대) ….’비열한 거리’라는 영화제목이 먼저 떠오른다

변화속도가 가장 빠르고 머리를 가만 놔두면 2년후에는 써먹지 못하는 지식일 정도인

이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다 보면 의외로 다른업계보다도 더욱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된다.

내가 만난 그 CIO는 IT부서의 권력을 IT예산과 비례하여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항상 이 업계에서 이루어내지 못했던 호화찬란한 IT프로젝트를 일으켜

자신의 명성을 업계에 휘날리고 그를 근거로 사내에서 자신의 아성을 쌓고 그의 경력명세서에

금빛찬란한 프로젝트 이력을 한줄 더 써넣어 자신의 값어치를 더욱 올려보고자 하는

의도도 숨어있었다.

요즘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연간 2억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지출하는 뉴욕 양키즈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패배하는 것을

보고 정말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지출했으면 뭔가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하

아마 양키즈의 탈락을 고소해하고 있는 팬들은 많겠지…

반면에 항상 짠돌이 구단(일명 머니볼로 불리워지는)으로 소문난 오클랜드 에이스는 포스트시즌 진출팀

최저연봉을 가지고 (6천만 달러라고 들었다) 미네소타를 꺾고 타이거즈를 만나게 되었다.

결과론적이지만  결국 오클랜드가 야구를 더 효율적으로 잘하는거 아닌가 ?

사실 오클랜드의 이런 성향은 올해 뿐만이 아니었다…

글쎄…난 IT역시 이런 논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쓸거 다쓰고 유명하다는 선수를 다데려와서 호화진용을 갖춘 덩치큰 IT는 사람들로 하여금

항상 ‘당연히 그정도는 해줘야지’라는 이미지를 풍긴다.    그러면서도 우승도 못하는주제에…

역시 잘하는 CIO라면 오클랜드 에이스의 ‘머니볼’을 배워야 할것 같다.

이건 야구보다도 더 확실하다.

더 적은 자원을 가지고 경쟁사를 능가하거나 대등했을때 그 회사의 IT는 비로소 ‘경쟁력이 있다’라고

인정해 줄만하다.  그러나 많은 CIO들이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없어서 경쟁사에 뒤진다고 말하고 있고

그건 능력없는 감독들 역시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들이 어찌어찌해서 랜디 존슨같은 특급 투수를 데려오는 결정을 통과시키면 그것을 곧 권력신장으로

착각한다.  (하긴 반대로 재무팀은 그런 결정을 좌절시키는걸 그들의 파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ㅎㅎ)

모든기업의 CIO나 IT부서장이 그렇지는 않지만 그렇게 일그러지고 보수적이며 누구의 설득도 먹혀

들것 같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현업과도 대치하는 성향이 있는것 같다.

우리나라의 IT부서는 아직 일개부문을 이룰만큼 강력하지 않고 항상 지원부서의 성격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내 생각에는 IT부서의 진정한 권력은 예산증설과 ‘도입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라는 협박보다는 마케팅, 영업, 고객지원 부서와 같은… IT부서에게 항상 도움을 받는 현업부서들과의

친밀도와 IT부서에 보내는 지지도가 아닐까 싶다.

글쎄…부서장회의에서 일반현업 부서장들에게 십자포화를 맞지 않고 전적으로 신뢰받는

CIO나 IT부서장이 몇명이나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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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thoughts on “IT부서의 권력이란 뭘까 ?

  1. 효준,효재아빠

    IT부서의 권력이라…Dual core의 PC와 수려한 LCD 모니터를 구매해서 좀 융통성 있게 친한 부서에 나누어 줄 수 있는 정도..그리고 수많은 현업의 요청들을 자원이 한정되었다는 이유로 짤라버리는 정도..
    이런 것들이 아니면 항상 부억떼기 취급이지 뭐.

    선배두 알다시피 오클랜드의 머니볼과 같은 곳 중의 하나가 여기가 아닐까? 가장 적은 IT인력으로 꽤 많은 수익을 내는 곳이니까..남들 하는거 다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두 해야할 것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다 해 주었고, 앞으로도 해 줄거니까.

    선배가 이야기한 그런 CIO..어디 흔하겠어. 선배가 어서 그런 자리에 올라 회사를 평정해 주기를 바래.
    자리나면 나두 델꾸 가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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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ㅋㅋ 맞아…부서의 권력을 PC사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거기는 확실히 머니볼이 맞는곳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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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좀…치사한 권력이죠 ^^ 그런걸로 가끔 다른팀들에게 치사하게 굴때가 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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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ㄹㅇ

    그런데 당신도 CIO 가 된다면, 많은 부분을 혼자해야 되는 부분도 있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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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물론 그렇습니다만…정확한 의미를 제가 잘 이해를 못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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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훈달이

    어느 회사건 IT부서는 좀 특화된 것처럼 보여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또한 실제 IT부서의 담당자들은 스페셜리스트라고 자부하기도 하구여.

    한편으로는 맞을수도 있습니다만, 전문 SI업계에 몸담고 있지 않은 이상 일반 기업체의 IT부서 역할은 제너럴리스트 또는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기획조정실과 같은 역할이죠. 기업의 경영전략도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특히 재무지식도 겸비해야 하고, 법무/인사적인 기본적인 요소들도 상식으로 알아야 하는거죠.

    즉,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現 위치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것도 좋지만 그런 것들은 언제든지 외부 컨설팅이나 SI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각 기업체들이 IT환경에 의존적으로 변화함으로써 IT역시 기업경영의 방향과 일관성을 갖고 진행하는 거겠죠.

    대부분 현업에서 IT조직이 수동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난 전문가야, 난 잘났어. 그러니까 똑똑한 내 의견이 곧 법이야” 라는 무의식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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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훈달이

    요즘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리…여기저기..그 동안 못했던 거..리스트를 만들어서..하나하나 하고 있죠..하고싶은거..100가지 ..ㅋㅋ 지인들 리플달기도 그 중에 하나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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