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를 여러군데 다니다 보니 별별 사람을 다 보게 된다.

새롭게 프로젝트를 들어가기 전에 CIO등 맨먼저 만나게 될 사람들의 성향등을 전화나 주위사람들을

통해 귀동냥으로 듣고 난후 그들과 처음 대면을 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엔 적어도 이날 만날 CIO는 명문대가의 자제이며 글깨나 읽은 선비이고

그간의 여러 공적등으로 장안에서도 그 명성이 작지 않은 인사여서 내심 기대했는데

그와 막상 대면하여 여러 얘기를 나누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런 저런 논쟁을 거치다보니

그 역시 일반 소인배 무리와 다를바 없었고 결국은 가베야반 갓옷을 입고 하건양 하기를 즐겨하는

저잣거리 아해들중 하나였다.

IT업계….후우~(담배한대) ….’비열한 거리’라는 영화제목이 먼저 떠오른다

변화속도가 가장 빠르고 머리를 가만 놔두면 2년후에는 써먹지 못하는 지식일 정도인

이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다 보면 의외로 다른업계보다도 더욱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된다.

내가 만난 그 CIO는 IT부서의 권력을 IT예산과 비례하여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항상 이 업계에서 이루어내지 못했던 호화찬란한 IT프로젝트를 일으켜

자신의 명성을 업계에 휘날리고 그를 근거로 사내에서 자신의 아성을 쌓고 그의 경력명세서에

금빛찬란한 프로젝트 이력을 한줄 더 써넣어 자신의 값어치를 더욱 올려보고자 하는

의도도 숨어있었다.

요즘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연간 2억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지출하는 뉴욕 양키즈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패배하는 것을

보고 정말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지출했으면 뭔가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하

아마 양키즈의 탈락을 고소해하고 있는 팬들은 많겠지…

반면에 항상 짠돌이 구단(일명 머니볼로 불리워지는)으로 소문난 오클랜드 에이스는 포스트시즌 진출팀

최저연봉을 가지고 (6천만 달러라고 들었다) 미네소타를 꺾고 타이거즈를 만나게 되었다.

결과론적이지만  결국 오클랜드가 야구를 더 효율적으로 잘하는거 아닌가 ?

사실 오클랜드의 이런 성향은 올해 뿐만이 아니었다…

글쎄…난 IT역시 이런 논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쓸거 다쓰고 유명하다는 선수를 다데려와서 호화진용을 갖춘 덩치큰 IT는 사람들로 하여금

항상 ‘당연히 그정도는 해줘야지’라는 이미지를 풍긴다.    그러면서도 우승도 못하는주제에…

역시 잘하는 CIO라면 오클랜드 에이스의 ‘머니볼’을 배워야 할것 같다.

이건 야구보다도 더 확실하다.

더 적은 자원을 가지고 경쟁사를 능가하거나 대등했을때 그 회사의 IT는 비로소 ‘경쟁력이 있다’라고

인정해 줄만하다.  그러나 많은 CIO들이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없어서 경쟁사에 뒤진다고 말하고 있고

그건 능력없는 감독들 역시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들이 어찌어찌해서 랜디 존슨같은 특급 투수를 데려오는 결정을 통과시키면 그것을 곧 권력신장으로

착각한다.  (하긴 반대로 재무팀은 그런 결정을 좌절시키는걸 그들의 파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ㅎㅎ)

모든기업의 CIO나 IT부서장이 그렇지는 않지만 그렇게 일그러지고 보수적이며 누구의 설득도 먹혀

들것 같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현업과도 대치하는 성향이 있는것 같다.

우리나라의 IT부서는 아직 일개부문을 이룰만큼 강력하지 않고 항상 지원부서의 성격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내 생각에는 IT부서의 진정한 권력은 예산증설과 ‘도입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라는 협박보다는 마케팅, 영업, 고객지원 부서와 같은… IT부서에게 항상 도움을 받는 현업부서들과의

친밀도와 IT부서에 보내는 지지도가 아닐까 싶다.

글쎄…부서장회의에서 일반현업 부서장들에게 십자포화를 맞지 않고 전적으로 신뢰받는

CIO나 IT부서장이 몇명이나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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