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앱스토어가 벌써 오픈했다. 과연 성공할까 ? 사실 이건 바보같은 질문이다. 왜냐하면 맥앱스토어는 사용자들로서는 사용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iOS에서와 같이 안드로이드 등 경쟁체제와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도 아니며 Mac OS에 애플을 위협할만한 새로운 형태의 앱스토어가 들어올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주변 환경 역시 깨끗하다.

오랜 Mac 사용자로서 Mac OS X 상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들을 얘기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자존심있고 퀄리티를 보장하는 이탈리아의 수제품 공방에서 만들어지는 구두나 옷, 핸드백 등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  아래에 보이는 Delicious Library만을 봐도 그렇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와 같은 기업에 비할바가 못되는 영세한 소프트웨어 부띠끄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들은 단순히 책과 비디오 목록을 단순히 관리하기만 하는 차원을 넘어 사용자들에게 어떠한 ‘느낌’을 준다.

장인 정신으로 충만한 작은 규모의 개발업체 집단은 Mac OS가 차별화되고 사용자들로 하여금 우월감을 느끼게 할만한 스타일을 제공한다. 다만 문제는 그들은 그들의 제품을 내다파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올해로 딱 20년째 맥을 다루고 있는데 최근 3년간 Mac OS에서 돌아가는 앱을 거의 100여개 이상 사들였다. 내가 그 수 많은 앱들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은 MacHeist와 같은 소프트웨어 이벤트/유통 업체들 때문이었다.  (지금보니 MacHeist를 통해 사들이거나 구한 정품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만 71개다!) 이런 소프트웨어 번들 행사는 보통 10여개의 소프트웨어를 묶어 49.95$ 정도에 제공하는데  이건 정가의 10%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다.

보통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라이센스를 손에 넣고 사용자들이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적으로 돈을 써주기 바라는 것이 현재의 구조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돈을 만지기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위에서 예로든 Delicious Library나 앱스토어의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픽셀메이터가 모두 그러한 번들행사때 구입한 것이니 말이다. 아마 39.99$, 29.99$에 각각 팔리고 있는 이 두가지 소프트웨어를 나는 5$미만에 구입한 셈이 될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맥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돈이 드는 마케팅활동에도 제한이 많았으니 이들 업체가 맥앱스토어를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어보인다.

애플이 여러가지 제약조건을 걸어 까다롭게 제작되고 심사를 거쳐야 하나 그 외에서 이들이 누릴 수 있는 잇점은 그 모든것을 견뎌내기에 충분하다. 이제 딜리셔스 라이브러리는 39.99$에 팔리고 있고 맥을 가진 모든 유저들에게 홍보되고 있는데다가 업데이트 채널도 편리하고 판매가격의 70%를 개발자가 가져갈 수 있다는 잇점으로 말미암아 이제 그들도 소규모 부띠끄를 탈피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맥앱스토어는 개발회사들이 느끼고 있을 잇점보다 더 크다. 일단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한곳에서 찾을 수 있다. 맥유저들이라면 한번쯤 ‘이런 소프트웨어는 없나?’하며 인터넷을 누빈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튠즈의 중복된 곡을 찾아내고 코드를 수정하는 소프트웨어를 찾아 헤맨적이 있었고 현재 방송중인 Sonar & Radio를 운영하기 위한 NiceCast와 같은 방송 소프트웨어를 찾기 위해 며칠을 돌아다녔던 기억도 있었다. 그런 모든 소프트웨어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결재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시리얼넘버를 잃어버려서 해당 소프트웨어회사에 통사정 메일을 보내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역시 일관성있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되잖는가 ?  또 다른 잇점으로는 실제로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갔고 iOS 앱들과 마찬가지로 라이센스 하나로 5대의 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CPU당 1Copy라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의 룰이 이제서야 깨진것이다.

이런 환경이니 맥 앱스토어 계획이 발표되자 마자 무조건적 성공이 예견되었던 것이다.


잡스의 노림수

잡스는 이번 맥 앱스토어를 기존의 이탈리아 장인들의 부띠끄(?)와 사용자 편의성만을 위해 부랴부랴 준비한 것은 아닌듯 싶다.  iOS를 통해 보여진 가장 군침이 도는 자원은 새롭게 가세하게 된 개발자 집단들이다. 기존의 부띠끄 들도 iOS 앱들을 많이 내놓았으나 신흥개발집단(?)이 앱스토어에서 보여준 능력을 높이 사게되었고 이들을 Mac OS DNA내에 붙잡아 두고 싶었던 것이다.  신흥개발집단의 개발자들은 이전에는 맥을 사용하지 않았다가 iOS 앱 개발을 위해 Mac환경에 입문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숫자도 많은 데다가 iOS를 통해 성공을 거두었고 바야흐로 안드로이드나 타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신들의 앱들을 포팅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Delicious Library같은 부띠끄같이 굳이 Mac OS환경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잡스의 노림수는 간단하지만 다분히 전략적이다.  첫번째로 그들의 추가적인 활동무대를 만들어주어 플랫폼내에 붙잡아 두는 것이다. 이미 Mac OS에 대한 어색함은 반쯤은 사라졌으니 말이다.  두번째로는 Mac의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맥에는 앞으로 쓸만한 소프트웨어들이 넘쳐날테고 언젠가는 키노트에서 잡스가 윈도우즈 환경보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고 선언하고 싶을 것이다.  세번째는 궁극적인 목적으로 Mac-iOS 커넥션 체계구축이다. 이건 애플을 둘러싼 모든 적들을 상대하는 유일무이한 무기를 만드는 일과 같다. 이래도 모르겠는가 ? 그는 절대반지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아이팟으로 경쟁자들을 쓸어버릴 때 아이팟의 뒤를 받치는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와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는 큰 역할을 담당했고 경쟁자들은 하드웨어는 따라해도 소프트웨어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잡스는 이전까지 애플의 꼬리표를 달고있는 윈도우즈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그가 변했고 윈도우즈용 아이튠즈와 사파리가 등장했다.  그는 아이팟 하드웨어-스토어-소프트웨어 커넥션 효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전략은 아이폰에 이르러 궁극의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 아이패드가 출시될 즈음엔 출시계획이 잡혀있던 경쟁자들조차 미리 쓸어버리고 세상을 독점했다. 잡스의 커넥션 전략은 여러 부문의 경쟁사들이 연합하지 않는 한 한 회사의 능력으로는 모두를 구현하기 힘든 것이어서 더욱 효과적이고 알아도 막아내기 힘든 것이었다.

잡스의 시각에서 남아 있는 전투 영역중 가장 큰 곳이 Mac 부문 이다. 이 부문은 사실상 애플이 사업을 시작한 부문이며 마지막으로 살리고 싶은 자존심일 것이다. 잡스는 iOS 영역의 사용자들과 개발자들의 경험을 Mac 환경으로 확장하기를 바라는 것이고 Mac OS – iOS커넥션을 통해 최종적인 무기를 하루빨리 완성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기존의 부띠끄들의 앱들을 잘 살펴보라. 그들은 Mac과 iOS 양쪽을 모두 잘 알고 있다.  Things와 같은 앱을 보라. iPhone-iPad-Mac에서 직접적으로 데이타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한다.

Mac OS상에서 Things를 선택한 이유는 iOS 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고 아이폰을 기준으로 Things를 선택해야할 이유는 데스크탑에서도 여전히 Things 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마 Mac DNA를 가진 앱들의 다양성과 상호작용성은 경쟁자들의 데스크탑, 스마트폰, 타블렛들이 가질 수 없는 장점이 될 것이고 Mac이란 플랫폼이 윈도우즈를 상당부분 잠식함과 더불어 구글의 추격을 견제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아이폰사용자가 두려움 없이 아이패드와 맥을 구매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말이다.


오래된 맥유저의 불만

Viola, Pixelmator, Things, LittleSnapper 등 내가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앱들이 맥 앱스토어에 올라온 것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그럼 기존 소프트웨어 보유자들은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인가 ?   결론적으로 기 보유 소프트웨어는 앱스토어에 올라온 소프트웨어와 관계 없다.

“아닐걸요? Things나 iLife 앱들은 이미 설치되어 있다고 인식하던데요 ?”

그렇다. 그건 나도 확인했다. 몇몇 소프트웨어는 앱스토어가 ‘설치한것’을 인식했다. 그러나 인식한게 전부다. 심지어는 업데이트도 안된다. 구매내역에도 당연히 뜨지 않는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펙셀메이터 버전은 1.6.2 이고 앱스토어에 올라온 것은 버전 1.6.4이다 버전은 다르지만 기능은 같다. 다만 업데이트 체계 등이 다를뿐이다. 만약 픽셀메이트가 2.0으로 업그레이드 된다면? 간단하다. 현재사용중인 1.6.2를 버리고 2.0을 새로 사는 것이다. 앱스토어에 있는 1.6.4를 지금 구입하면 2.0까지의 업그레이드는 별도 비용을 받지 않는단다. 그렇다고 기능이 지금과 같은 1.6.4를 지금 또 사란말인가 ?

앱스토어가 발표되었을때 가장 큰 관심거리가 바로 이 문제였다. 기존 사용자들에 리딤코드를 발행해서 옮겨타게 해주던지 말이다. 그런데 결과는 매우 간단했다. 허허~ 그냥 기존 사용자들을 내버려두는 것…이다. 처음 며칠동안 시스템이 기존 소프트웨어들을 하나둘 인식하기에 리딤코드 발행보다 획기적인 일로 반겼지만 그게 다랜다.

새롭게 맥을 구입한 사람들은 전혀 문제되지 않겠지만 많은 소프트웨어를 가진 기존 사용자들은 앱을 모두 앱스토어 체계로 갈아타는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지금 당장부터 시리얼번호 관리를 내동댕이 치고 싶었던 나로서는 매우 서운한 소식이다. 동시에 애플과 잡스의 관심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도 알아챌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사용자와 개발자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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