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땅밟기, 충격…한심…

By | 2010-10-27

오늘 아침 인터넷 한겨레 신문을 보다 일명 ‘봉은사 땅밟기’라는 기사를 보고나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심하구나 그대들이여...


지난 수천년의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대중들을 선동할 수 있는 가장 큰 대의명분은 ‘종교적 신념’이었는데 이는 곧 자신의 어떠한 행동이라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명분아래서 희생되어갔다. 종교적 신념끼리의 대결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사실 그것은 죽음을 초월하는 명분이기에 내가 죽던 남이 죽던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런 원리주의자들은 자기 심장안에 거대한 앰프를 두고 경전을 읽을 때마다 스스로를 증폭시켜 그것을 행동의 원천으로 삼는것 같다. 이미 그런식으로 행동에 나서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는 이미 종교가 아닌것이 되어 버린다.  그들이 봉은사의 경내로 들어가려 마음먹었던 그 순간부터 그들이 믿는 종교는 이미 기독교가 아니라 그들 내부에서 증식된 모종의 세포들로 덮인 변형된 믿음이 된 것이다. (즉, 그들은 광신도이자 이단에 가까워진다)

그들이 가한 자극은 봉은사 내에서 아마 또 다른 바이러스를 퍼뜨릴 지도 모른다. 온순했던 일부 불교도들이 그 스스로를 증폭시켜 그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려는 시도를 하게 될지도 모르며 이들끼리의 대립은 서로 한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는 성전이며 그 결과로 얻어지는 희생은 순교로 받아들여지게 될 참이다.  그러니 원리주의자들에게는 성전과 순교를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기회만 된다면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 할 것이다.

신앙이 깊고 맑은 신자나 수도사라면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이런 방식의 도발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 봉은사 땅밟기 같은 행동은 믿음의 수위가 낮고 나약하며 의심많은 사람들에게서 비롯될 것이다.  이들이 범한 궁극적인 죄목은 단순히 다른 종교의 경전을 욕되게 했다기 보다 그들을 시험에 들게 한 것에 있다.  (남을 시험에 들게한 죄가 얼마나 큰지는 기독교인이라면 다 알것이 아닌가?)  그러니 봉은사여..그들의 시험에 빠지지 말고 넓은 자비심으로 그들 스스로 수치를 깨닫게 하라.

내가 진정 걱정하는 것은 난입한 자들에 대한 정당한 심판이 이루어질까..에 대한 것이 아니라 봉은사 역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될까 이다.

* 봉은사는 사실 기독교에 대한 억눌린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절호의, 정당한 기회를 잡은것이나 다름없다. MB정권 시작초기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그러한 분노 말이다. 그리고 진보언론은 이 일을 착실하게 보도해 줌으로써 봉은사가 확실히 되받아칠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주었다. 아마 일반 대중들은 이번 매치로 서로 주먹이 오고가는 공방전을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을지 모르며 봉은사 측이 시원하게 한방 후려갈겨 줬으면 하고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봉은사측이 이번일을 빌미로 삼지않고 대범하게 포용력을 보이는 것이 일부 수준낮은 기독교도 들에게 보일 수 있는 종교인으로서의 진정한 모습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제발 말려들지 않길…

참고로 난 오래된 가톨릭신자이다…비록 성당 나가는 일수가 적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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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thoughts on “봉은사 땅밟기, 충격…한심…

  1. 빈이아빠

    저희 아파트 바로 앞에도 온누리 선교회라는 커다란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나오면 새벽기도를 하고 나서는 항상 사람들은 바뀌는데 똑같이 하는 짓이
    횡단보도 무단횡단입니다. 어느 누구 가릴 것도 없어요. 가서 무슨 기도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커다란 현수막에 우리시 성시화!라고 커다랗게 써 놓았습니다.
    대통령은 서울시를 봉헌하고 선교회는 시를 성시화 한답니다.
    공존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종교는 개인의 선택일 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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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저도 사실 그런 모습을 보면 욱~ 하는 기분을 가눌길이 없어지곤 합니다~ 후우~ 저 또한 그런 시험에 들게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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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늙은여우

    종교와 정치얘기는 가족끼리도 하지 말라고 할정도로 분쟁의 소지가 다분한…

    짧은 소견으로 그런것 같습니다. 종교를 믿는다고 하면 그 사람을 예수, 부처처럼 똑같이 (바르게)행동해야되는거 아니야?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믿는다는 것 자체로 예수,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한존재라 각 종교에서 가르치는대로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과정인것인데 말이죠.

    그냥 참…인간이란 다분히 불완전하고, 개인적이고, 이기적이고, 정치적이고…참 그런 인격체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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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네..말씀하신대로 정치, 종교얘기는 많은 분들앞에서 되도록 안하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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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늙은여우

        글 쓰신거에 반대나 딴지를 걸자는건 아니었습니다 ^^

    2. demitrio Post author

      아 물론 저도 늙은여우님의 그 의도는 잘 압니다. ^^ 제 스스로가 그냥 평소에 잘 안쓰는 주제를 글로 즉흥적으로 남긴게 좀 찔려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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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teve Vai

    종교적신념이라는 것이 개인이기심과 집단이기주의로
    표현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말이죠.
    개인이 믿는 종교적인 신념이 남에게 강요되어서는 안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특히, 선교라는 이름으로 해석이 되면 곤란하다는 것 입니다.

    선한 일이 남에게는 악한일이 될 수도 있는 것 입니다.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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