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현재 세장의 카드를 내려놓고 한두장의 카드를 히든카드로 쥐고 있는듯 합니다. 이미 알려진 세장의 카드는 컴퓨팅, 음악, 비디오이고 아직 히든 카드로 남아있는 것은 통신과 또다른 컨버전스 기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음악 : 선수비후 역습전략

애플의 첫번째 카드는 역시 음악입니다.   애플이 플레이어에만 주력하지 않고 ITMS와 iTunes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것이 성공의 원인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다시 애플로 복귀하면서 존 스컬리에게 쫓겨나기 직전까지 보여줬던 공상가이면서 현실을 너무 앞서가는 제품을 내놓는 대신 정확한 타이밍과 시너지 제품군의 지원사격으로 이제 거의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음악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예전의 스티브 잡스와 존 스컬리가 10년전만 하더라도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을 먼저 내놓고 시장을 창출하려 한것에 비해 현재의 스티브 잡스는 그 반대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장이 커지고 사용자들의 인식이 충만해 질 때쯤 기습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단순에 점유율을 빼앗아 버리는 전략이죠. 

애플이 적들에게 가장 커다란 타격을 준것은 2005년 초반이었습니다.  MS와 아이리버가 라스베가스에서 iPod킬러로 HDD기반의 MP3제품을 내놓고 의기양양하게 진군하자 스티브 잡스는 며칠후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엑스포에서 오히려 메모리기반의 iPod Shuffle을 내놓고 적의 후방으로 우회해 치명적인 기습공격을 가하죠.    MS와 연합군은 이 공격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아이리버와 국내 유력 MP3업체들이 애플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냈고 점유율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음을 크게 보도했지만, 실상 가격인하 압박으로 인해 여러업체가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 의기 양양하던 HDD기반의 플레이어는 오히려 지리멸렬하게 되어 버렸죠.  그 후 아이리버를 비롯한 MP3강자들이 시장수성을 위한 제품을 내놓게 되자 애플은 iPod nano를 출시하며 실질적으로 여러 MP3업체들을 괴멸시켜 버립니다.   이때 아이리버 역시 막대한 타격을 입었죠.

이제 남은것은 애플이 확실하게 잔당들의 숨통을 끊는 것이었고 오늘 발표가 그런 의지를 대외에 보여주는데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   용량대비 가격면에서도 그러했고 제품라인업에 있어서도 그러했습니다.  저는 셔플이 Nano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오늘나온 셔플을 보니 애플이 저가시장에서도 경쟁자들을 확실히 제압하겠다는 의미가 묻어납니다.

오늘 많은 분들이 실망했던 video iPod는 ‘음악’제품군에 임시로 끼어있는 과도기적인 놈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음악’이라는 테두리에서 사용자들에게 테스트를 받고 시험대에 오른다음 지금보다 더 큰 리그인 (마치 박지성이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옮기듯) 비디오 시장으로 날아가 버릴 가능성이 높은 제품입니다.

이제 살아남은 MP3업체들도 이번 공세때문에 마지막으로 타격을 좀 받겠습니다.   요즘 시장을 보시면 알겠지만 순수한 MP3플레이어보다는 비디오를 겸한 제품들이 대다수입니다.   아직까지 애플이 넘어오지 못한다고 애써 자위할만한 부분이죠.

그러나 곧, 애플이 이 지역을 집중공략하겠죠.

애플이 성공한 이유는 앞서 말했듯, 플레이어 자체뿐만 아니라 iTunes라는 소프트웨어와 ITMS라는 디지털뮤직시장에의 성공적인 안착에 있었습니다.  즉,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전쟁무기뿐만 아니라 각종 지원체제가 완비된 완전한 전투를 치루었다는 것이죠.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면서도 이러한 전략은 유지되리라 생각됩니다.

비디오시장 : 드디어 개전 ~

                                                  iTV를 설명하는 스티브잡스

애플은 비디오시장 역시 음악시장의 경험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나 다른 여타 국가들에서 PMP가 그렇게 유행인데도 딱 그에 대응하는 제품을 내놓지 않았죠.   그러나 이제 서서히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미 애플은 비디오시장의 전쟁을 대비하여 많은 노력을 들여왔습니다.  오늘 스티브 잡스가 이례적으로 내년초에 나올 iTV를 미리 소개한 것은 선전포고이고 아직 주저하고 있는 헐리우드와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 합니다.     먼저 스티브잡스가 해온 전쟁준비 내역을 볼까요 ?

– 뮤직비디오, TV드라마 등 컨텐츠의 지속적 보강, 오늘은 영화까지…

– 마이너리그에서 수업받고 있는 Video iPod : 내년초 빅리그에 올라올것 같다

– iTV , QuickTime 등 지원군 육성 (거실을 연결하는 Airport역시 그렇다 !)

이렇게보니 여러방면에서 착실히 준비해 온게 보이네요. 

그럼 iTV를 먼저 소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 소비자에게 : 내년에 iTV 나오니까 미리미리 디지털TV들 장만하지 그래 ?

– 내부적 출시연기 이유1 : 아직 확정되지 않은 차세대 Wireless규격 (802.11n채용문제)

– 출시연기이유2 : iTunes, Front Row, Quick Time등 모든 관련 App개발에 따른 시간

– 미래에대한 약속 : 지금 영화를 사도 돼, 내년초엔 그것들을 거실에서도 볼수 있잖아

– 연막전술/양동작전 : iTV보다 더한 핵폭탄을 감추는데 사용

오늘 비디오 iPod에 대해 적잖이 실망하는 분들이 많았겠지만 여러 관련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들을

동시에 터뜨려 효과를 극대화하기 원하는 잡스 입장에서는 그럴만하다고 평가됩니다.  그렇지만 내년초에

있을 iTV와 새로운 vPod가 셔플이나 나노처럼 단시간내에 시장을 휩쓸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내년 하반기 정도가 대대적 공세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컨텐츠

때문에 말이죠.   따라서 내년초는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한 것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상륙작전

정도로 생각됩니다.

이번에 잠시 소개된 iTV얘기를 더해보죠.  어떤분들은 iTV가 Airport Express를 대체하는 개념인가라고 생각하시는데 제 생각은 그보다는 기존에 명멸을 거듭하던 ‘미디어 아답터’개념에 더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여러 업체에서 제품들이 나왔었죠.   왼쪽에 보이는 링크시스제품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제품은 말그대로 PC와 TV,오디오를 연결해주는 아답터 역할을 할 뿐, AP역할은 하지 않습니다.   다른 제품들도 대부분 그러한 형태이고 간혹 내부적으로 HDD를 내장한 제품들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제품의 딜레마는 내부 운영체계, 즉 소프트웨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정말 끝내주게 만들 자신이 있는 업체들이지만 PC와 TV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유연하게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죠.    간단히 생각해서 iTunes만 있으면 애플은 끝나는데 반해 링크시스와 같은 업체들은 전용 플레이어와 전송체계 등을 일일히 개발하거나 서드파티 제품들에 심어야 하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 인터페이스가 불편해서 저도 아직 구매를 미루고 있을 정도니까요.

뒷면의 인터페이스를 보시죠. 스티브잡스가 소개한 iTV와 개념이 거의 비슷하죠.  그림상으로는 iTV쪽이 사양이 더 좋아보입니다 (당연하겠죠… 후발주자인데요)

어쨋든 음악사업과 비디오사업은 매우 비슷한 사업으로 아마 나중에는 구분이 모호해 지겠죠.  그게 컨버전스 사업의 특징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애플이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아 보이는군요. 

컴퓨팅시장 : 다시 기반을 다지는중

애플의 전통의 텃밭인 컴퓨터시장은 iPod에 힘입어 덩달아 상승중입니다.  현재는 iPod가 워낙에 잘나가는 바람에 약간 뒤로 밀려나긴 했지만 타이거에 이은 레오파드의 발표임박과 Boot Camp등의 호재로 인해 다시금 옛 영광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잡스가 돌아온 후 스컬리 – 스핀들러가 이루어놓은 제품군을 몽땅 뒤집고 흔들고 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되었었죠.   클론정책을 폐지하고 프린터 등 주변기기 라인까지 싸악 정리한 후 최근에는 프로세서 역시 인텔로 이전했습니다.    게다가 OS역시 착실하게 발전시켜왔죠.    저도 그 많던 제품라인이 사라지고 뉴튼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광경을 보고 매우 애석해 했는데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이제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고하게 눈에 들어오죠. 데스크탑, 노트북으로 제품군이 나뉘고 다시 이들이 High-End제품과 Mid-Range로 구상되어 완전히 4사분면으로 나뉘어져 각 부문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시말해, 제품믹스는 이제와서야 안정세를 구가하게 되었죠.

이쯤에서 차세대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데요.  이것이 제가 예상하는 최후의 히든카드인 새로운개념의 컨버전스 기기입니다.   MP3플레이어는 PMP로 발전중이고 PMP가 각종 기능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중이어서 결국엔 MS의 오리가미 프로젝트의 산물인 삼성의 Q1같은 소형컴퓨터와 시장에서 격돌하리라 보여집니다.

애플 역시 궁극적으로 이 전쟁에 뛰어들긴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시기는 역시 애플의 현재 전략대로 많은 기업들이 이미 일전을 치루고나서 시장이 1차적으로 정리되고, 소비자의 인지도가 상승하는 시점이 좋겠죠.

대략 내년말부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해서 2008년에 현실화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와는 별도로 틈새시장을 겨냥한 중간정도의 기종들도 더 출시되리라고 기대됩니다.  지금이 사분면 정도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면 수년내로 6-9분면정도로 커버리지를 넓힐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통신시장 : 시기상조, 다른 사업도 벅찬데…

다들 iPhone이나 iTalk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저는 만약 핸드폰이 출시되었더라면 애플이 잘나가는 상황에서 자충수를 둘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애플이 잘나가긴 하지만 아직 경쟁상대들이 버거운 존재인데다가 핸드폰사업에 뛰어든다면 여러가지 다른사업에 대해 집중력이 분산되어 오히려 어려운 국면을 맞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애플은 핸드폰쪽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시험을 한바가 있죠.  이미 이쪽으로 진출할 의향을 가진 행동으로 보여졌지만 그 후로는 시들했습니다.  저는 잡스가 다른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고 핸드폰으로 넘어오기를 바랍니다.

게다가 현재 통신단말기는 VoIP의 등장으로 인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난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죠.  또한 애플이 현재까지 음악-비디오-컴퓨팅시장에서 보여왔던 역량과는 좀 더 다른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결국 Risk가 크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잡스가 해온대로라면 뭔가 확신이 서기전까지 결코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겁니다.

모르긴해도 애플 내부적으로는 이 사업에 대해 수많은 인력과 돈을 이미 지불했고 그에 대한 준비를 비밀리에 착실히 해왔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바닥에 깔린 3장의 카드(음악, 비디오, 컴퓨팅)와의 인터페이스와 시너가효과가 가시화될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iPhone의 등장을 예고하는 애플의 배려사항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는 하지만요)

비디오시장을 확실히 한다음 핸드폰으로 넘어갈 것으로 추정됩니다.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되겠죠.

애플, 어쨋든 21세기의 행보가 눈부시군요.

이놈의 뽐뿌질을 누가 말려줄 것인지 지금도 감당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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