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ppli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애플티비의 제조 원가는 63.95$ 가량 된 다고 한다. 여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은 CPU인 A4프로세서로 2GB의 RAM과 함께 삼성에서 제조된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대략 16.55$로 추산된다. 그 다음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8GB로 14$이다. 63.95$에는 함께 동봉된 파워케이블과 포장, 애플리모트(6.1$)와 조립비용1.97$가 포함되어 있다.  판매가가 99$이니 대략 35%의 마진률로 언뜻 보면 수익성이 좋아보이지만 물류와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했을 땐 남는게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5%숫자도 숫자지만 단가 자체가 다른 기기에 비해서 낮기 때문에 마진금액인 35$는 이런 저런 비용으로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iSuppli는 아이폰4의 제조단가를 188$로 측정했었는데 아이폰4을 무약정으로 구매한다고 하면 620달러 정도가 되므로 아이폰의 경우는 거의 70%가 마진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이 대목에서 애플티비에 대해 몇 가지 사항을 주목해 봐야 한다.


iOS, 내 그럴줄 알았어

지난 9월 2일 애플의 미디어 이벤트에서 스티브 잡스는 애플티비를 One more thing…으로 소개하면서 iOS니,A4 프로세서니 전용앱이니 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스트리밍에 최적화 된 기기이며 스토리지도 없다고 (8GB가 발견되었는데 말이다) 하였다.  난 잡스가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iOS가 탑재되었을 것이며 프로세서는 A4일 것이고 곧 App이 등장할 것이라 예측했고 그건 애플의 지난 10년을 보아온 충성스러운 사용자라면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나중에 스토리지가 없다고 잡스가 말한 것이 생각났을 때 난 혼란스러웠다. 앱을 담을 공간이 없다 ? 그렇다면 굳이 iOS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데 ? … 그러나 애플TV의 배송이 시작되고 여느때처럼 받자마자 그것을 샅샅히 분해한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었을 때 잡스의 스토리지가 없다는 말은 천연덕스러운 거짓말로 드러났다. (하긴 잡스는 눈 깜짝안하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긴 하다)

결국 애플티비는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의 핵심기판에서 필요없는 센서와 배터리, 스크린을 떼어내고 외부 인터페이스와 전원부를 달아서 완성되었을 것이다. (애플티비 2세대의 분해모습을 여기서 보라)


iFixit.com의 AppleTV 분해모습 : 어? 이상한 것이 발견되었다. 로직보드에서 발견된 커넥터가 애플의 30핀 충전단자와 정확히 들어맞는다. 혹시 애플TV의 로직보드가 차세대 iPad같은 기기와 Share 된다는 뜻일까 ?


결국 애플티비는 iOS를 내장한 애플의 최저가 기기인 것이 밝혀졌고 99$짜리 iOS기기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실 난 iPod nano에게 이걸 은근히 바랬다)  아마 베일에 쌓인 애플의 데이터센터가 가동을 시작하는 시점에 때를 맞춰 애플티비의 iOS도 새로운 생명을 받게 되지 않을 까 생각된다.  애플티비 전용 앱 스토어가 준비중이며 가동되리란 건 불보듯 뻔하다. 다만 고민이 되는 것은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간 앱호환성을 고민했을 때와 같이 이젠 애플티비에 대해서도 같은 고민을 해야 하며 향후에 나올지도 모르는 다른 기기들을 위해 앱들의 호환성 체계를 다시한번 정립하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티비에 내장된 8기가바이트의 낸드플래시는 iSuppli의 말에 의하면 2GB정도는 OS용도로 할당되고 실제로는 6GB정도를 사용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6GB는 컨텐츠를 담기엔 부족하지만 앱을 담기에는 충분한 용량이다. 일부 아이폰 매니아와 같이 수백개의 앱을 설치할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아니 그럼 뭘로 남겨 먹어 ?

이봐~ 긴장해야 한다구

첫 부분에 얘기한 대로 이 기계는 팔아봤자 별로 남는게 없다. 이윤이 남는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럼 말을 좀 바꿔야 겠다. 애플이 단순히 기계만 팔아 아이패드, 아이폰 같은 떼돈을 벌기는 좀 어렵다. 그렇다면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지 ? 훗~ 짐작했겠지만 일단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드라마, 영화 같은 컨텐츠다.  당연히 이 부분으로 돈을 벌어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미 경쟁자인 구글티비도 정식으로 발표가 되었다. 그런데 구글티비는 한가지 아쉽다. 이 새로운 기기는 마치 애플이 내놓은 iMac과 같이 본체와 스크린이 한몸이다. 기존에 좋은 모니터를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본체만 바꾸려고 하지 모니터까지 울며겨자 먹기로 다시 구입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 부분이 애플티비의 무서운 노림수이다. 우리집에 있는 LG LCD티비는 2010년에 산것이고 아마 향후 7~8년간 TV를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글TV 진영 역시 셋탑박스 형태의 기기를 지원한다. 로지텍에서Revue를 299$에 내놓았다) 그런데 사실 나에게는 다른 옵션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애플티비를 들여놓는 것이다. 본체와 모니터를 따로 사는 컴퓨터와 마찬가지 원리로 이 조합은 여전히 구글TV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수 있고 세상의 모든 TV를 애플티비로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구글TV에 연결해도 그렇게 될 것이다.

한가지 애플이 노릴 수 있는 결정적인 카운터 어택은 애플티비의 가격이 99$라는 점이다. 응? 99$가 어때서? TV새로 사는거 보다 싼데 그냥 들여놓으면 될 거 아냐 ? …아니 아니 TV가격하고의 비교를 말하는게 아니다. 콘솔게임기들의 가격과 비교하자는 거다. 콘솔게임기 업체들 입장에서는 99$는 모골이 송연한 숫자다. 애플티비는 앱을 내려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아이패드를 리모트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 아이폰4도 그렇게 될 수 있고 여기엔 자이로 센서까지 달려있다.

맙소사… 새로운 콘솔게임기의 등장이다.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콘솔게임기의 컨트롤러로 사용하긴 너무 비싼거 아니냐고 ? 그래 비싸다… 그러나 기억하라 iOS는 블루투스 등을 이용해 외부 주변기기들을 붙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애플은 안개를 틈타 적진으로 도강해 가는 해병대 용사들 같이 조용하게 주목받지 않고 애플티비 2를 시장에 들이밀었다. 게다가 주변에서 애플티비에 대한 평도 그저 그렇다고 한다… 잡스로선 잘된 거다.  잡스는 애플티비에 대해 여러가지 사실을 숨겼고 거짓말을 했다…그는 그저 이게 one more thing이 아니고 one more hobby라고 어리숙하게 얘기했다.  애플티비…언제 진정한 이빨을 드러낼 거냐 ?


우리나라 ? 해당없지 ~

너나 잘하세요

내 생각에 이 기계는 우리나라에 판매되지 않을 것이다. 아이튠즈 스토어가 없으니 당연한 얘기다. 혹시 이게 게임기로 변신하는 그 순간엔 들어올지도 모르나 게임이라는 컨텐츠 역시 우리나라는 제한이(게임심의) 많은걸 아이폰 시장을 통해 알았다. 이 기계를 통해 팔아야 할 상품이 없는 나라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많은 애플 팬들은 이에 대해 애플이 우리나라 시장을 괄시한다고 언짢아 한다. 나 역시 이걸로 인해 언짢은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먼저 컨텐츠를 틀어 쥐고 있는 회사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나라는 프론트 앤드를 단기간에 멋지게 만들어 내는 데 천재적인 수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화초를 가꾸듯 꾸준하게 다듬고 정리해야 할 컨텐츠 부분은 아직 갈길이 멀고 오히려 더욱 더 서방세력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프라인 마트로 따지면 이런 느낌이 든다.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는 정리가 잘되어 있는 매장에 물건도 많고 물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면 그에 대한 정보도 풍부해 혼자 구매 결정을 내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우리나라는 ‘골라골라’를 외치는 아수라장으로 펼쳐진 물건더미를 보는 느낌이다. 값싼건 고맙지만 물건에 대해 꼬치꼬치 물었다가는 눈총받기 쉽상이고 그저 산머미같은 물건 들을 헤집으며 내 나름대로 보석으르 찾아내야 한다. 몇 건 건지면 좋지만 허탕치는 일도 많다. 이 부분은 정말 심각할 지경이다. 구매자 입장이 아닌 저작권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내놓은 작품이 싼값에 물건더미에 내동댕이 쳐져 팔리는 모습이고울리가 없다. 자 이제 어쩔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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