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xy Music 의 1974년작 Country Life LP를 펼친사진

[audio:http://www.demitrio.com/wp-content/uploads/2010/09/04-Out-Of-The-Blue.mp3|titles=04 Out Of The Blue]

그래 한번쯤 Roxy Music에 대해 얘기하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것도 그들의 1974년작 Contry Life를 중심으로 말이다. 학창시절 나는 락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이 당연히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Roxy Music을 들을 때 만큼은 죄의식을 가져야 했다. 이 친구들이 만들어 낸 음악은 좋았지만 그 쟈켓들이 다들 저 모양이어서 이 쟈켓을 엄마한테 들키지 않기 위해 괜한 노력을 들여야 했다. 나 원 참… 그렇다고 음악 자체가 요상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일단 컨트리 라이프의 쟈켓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넘어가자. Roxy Music의 리더격인 브라이언 페리(Bryan Ferry : 원흉이라 할 수 있다.)는 이 앨범을 작업할 당시 가사를 쓴다는 명목으로 포루투갈로 건너간다. 뭐 좋다… 조용한 분위기의 해변에서 산책하고 거닐며 영감을 얻는건 나쁜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거기서 독일여성 두명을 만나게 된다. 그가 거기서 가사를 잘 썼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확실한건 그가 그 두명의 여성을 설득해서 거의 반라상태로 앨범쟈켓을 찍도록 꼬셨다는 점이다. 그 두명의 독일 여성이 바로 위 앨범 쟈켓에 서 있는 콘스탄제 카롤리와 에벨린 그룬발트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콘스탄제의 오빠는 독일의 프로그레시브 락 그룹 Can의 멤버인 미카엘 카롤리였다.  그녀들은 어쨋든 모델도 아니면서 브라이언 페리에 넘어가 저렇게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앨범이 독일에서 출반될 때 그녀들은 번역에 가사를 만드는 일까지 도왔다고 전해진다.

이 앨범은 너무 야해서 여러나라에서 이렇게 변형된채 발매되었다

어쨋든 이 앨범은 발매되자 마자 문제가 되었다. 아무리 개방적인 사상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때는 1974년이었으며 락음악은 청소년들이 즐겨듣는 취미거리였다. 미국에서는 아예 여자들의 사진이 빠진채 위 그림 맨 오른쪽 같이 나무가지만 무성한 쟈켓으로 발매되었고 유럽의 각 나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들의 앨범 쟈켓에 칼질을 했다.  (저렇게 놓고보니 세번째 사진은 오히려 원작보다 더 야해 보인다. 차라리 나무가지가 낫지..쯔쯧)

어쨋든 이 두명의 여성은 전문 모델도 아닌데 사진의 포스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자 그들의 다른 앨범들은 어떤지 조금 살펴보자.

뭐 대부분의 앨범에 여자가 들어간다. 이것도 컨셉인가 보다

뭐 예외없다. 이들은 첫앨범부터 다섯번째 앨범까지 주욱 앨범쟈켓에 여성을 등장시켰다.  오히려 오랜 공백을 깨고 나온 여섯번째 앨범인 Manifesto에 여자사진이 빠진것이 죽도록 궁금할 지경이다. 물론 그들의 다음앨범인 Flesh + Blood에는 다시 두명의 여성이 등장했다가 마지막 Avalon에서는 오히려 남자를 연상시키는 투구쓴 기사가 등장한다.

avalon, 1982 8th Album

솔직히 이들의 앨범 쟈켓만을 놓고보면 약간 싸구려 냄새가 풍긴다.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웬지 이런 쟈켓에서 괜찮고 들을만한 음악은 나올것 같지 않은 분위기랄까 ?  과연 음악도 그랬을까 ?

아니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확실히 남들과 다른 독특함이 있었지만 음악은 실험정신에 충만했고 수준이 높았다. 나는 이들의 열렬한 팬은 아닌데 그 이유가 음악이 거지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듣기는 약간 난해한 부분마저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흔히 스타일리스트라 불리운다.  어찌들으면 그저 뉴웨이브와 가까운것 같다가도 아방가르드에 가깝기도 하고 글렘락이나 일렉트로닉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있는 아주 심경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룹이다.

그룹의 리더격인 브라이언 페리 외의 멤버들을 보자.  일단 기타는 필 만자네라(Phil Manzanera : 후에 801 Live를 만들었던 바로 그)로 일단 그는 듣기 좋은 리듬을 쳐대는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솔직히 그의 실험정신은 지긋지긋할 정도였다. 801라이브도 그렇고 말이다) 게다가 키보드는 에디 잡슨(Eddie Jobson : 후에 UK에 가담하는 약관의 천재뮤지션)이었는데 이 포스트에서 상단에 올려놓은 Out of the Blue에서도 그의 화려한 일렉트릭 바이올린을 잠시 들을 수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에디 잡슨 직전까지 그룹 전체의 사운드를 틀어쥐고 있던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 난 아직도 그의 작품들이 난해해서 접근을 못하고 있는 중이다)의 부재에 혀를 찼다. 그러나 에디 잡슨도 분명 천재의 범주에 드는 뮤지션이었고 그 결과를 UK에서 보여준다. 다른 세명의 멤버들 역시 그 독특한 성향은 다르지 않았다.

이런 악동들 같으니...

결국 록시뮤직은 천재 혹은 이단아 집단으로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실험정신과 광기를 독특하게 발산했는데 이런 그들의 광기는 처음 듣는 사람으로서는 받아내기가 당혹스러울 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그들의 색깔은 시간이 지나면서 멤버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쟈켓에서 여자사진이 사라지면서 비로소 진정되는데 그들의 마지막 앨범인 Avalon은 이게 록시뮤직이었나 할 정도로 야들야들한 곡들로 가득 차 있다. (남은건 브라이언 페리의 제비빛 보컬이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More Than This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노래방에서 따라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빌 머레이는 스칼렛 요한슨과 가라오케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

Brian Ferry : 언제나 제비 스타일

지난번에 엘비스 코스텔로를 소개하면서 그와는 판이한 스타일이지만 역시 후세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스타일 리스트인 브라이언 페리를 꼭 소개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그가 1974년 포르투갈에서 독일 여성 두명을 꼬셔서 반라의 앨범쟈켓을 찍은 것이나 평소 옷차림, 화보 등을 보면 이 사람이 뮤지션인지 기생 오라비인지 헤깔릴 때가 많지만 그의 역량 자체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가 하고다닌 짓이 음악적으로나 뭐로나 화제가 되면서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분명하다. 오죽했으면 1974년의 앨범 쟈켓을 오늘날의 그룹이 패러디 하겠는가? 왼쪽의 그림은 그룹 Sweet Apple이 2010년 내놓은 Love & Desperation이란 앨범으로 누가봐도 Country Life를 패러디한 쟈켓이다. (이 그룹은 난 잘 모르지만 그래도 꽤 잘나간다는 얼터너티브 인디 락 밴드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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