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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내가 옴니아를 버리고 갤럭시s로 갈아탔다. 여기에 Good News와 Bad News가 하나씩 생겼는데 좋은 소식은 아내의 직장에서 갤럭시s를 임직원에게 월 3.5만원 요금제, 24개월 조건으로 무상제공(반강제일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당연히 갤럭시s로 갈아탄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뭐 갤럭시s야 잘팔리는 폰이니 공기계로 내놓아도 인기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내는 어차피 기계가 하나 더 생기는거 나 역시 갤럭시s로 갈아타길 바랬지만 몇주일 정도 호기심에 계속 만져보고 나니 ‘이젠 해볼거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아이폰4에 대한 기다림이 옳다는 생각이 굳어지게 되었다. 갤럭시를 처음 사고나서 폰의 환경을 세팅하는 일은 당연히 나에게 떨어졌다. 주소록을 옮기고 음악화일들을 집어 넣어주고 사진을 관리하고 하는 일 말이다.
이전 윈도우모바일에 비하면 안드로이드는 정말 쇼생크를 탈출한 기분이 들만큼 자유도가 높아 만족스러웠다. 이제 아내는 스스로는 아직도 낯설겠지만 구글 메일을 사용하며 주소록도 구글과 싱크한다. 일단 아웃룩과 액티브싱크를 탈피했고 안드로이드는 기본적으로 OS를 가리지 않기에 맥북에 들어있는 개인정보들과 음악화일들을 패러랠즈를 통할 필요없이 그대로 연결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직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그 첫번째가 음악이다. 10여년전 윈도우 기반의 뮤직매치로 음악화일들을 관리하며 아이리버를 사용하다가 몇년 후 아이팟나노 1세대로 넘어갔고 화일 역시 맥과 아이튠즈로 전환하였다.   처음엔 정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이튠즈라는 소프트웨어는 뭔가 제한적인 느낌이 들게하는 그런 플레이어였다. 그리고 그때 나의 스타일은 그저 음악화일이 모여있는 폴더를 통째로 MP3플레이어에 복사해 동기화 하는 거였다. 아이튠즈는 음악화일을 관리하는 철학이 나와는 너무 달랐다.  여러개의 재생목록을 관리하는 일이 아이튠즈에서는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플레이리스트는 처음에 너무 불편했다.
그러다가 얼마되지 않아 플레이리스트(재생목록)가 중요하다는 데 동조하게 되었다. 지금은 100% 재생목록에 의지하고 있다. (이 얘기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해야겠다) 안드로이드는 기본적으로 아이폰과 달리 음악들과 재생목록에 대한 관리 수준이 낮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자유도가 높아 얼마든지 서드파티 앱들을 이용해 관리할 수 있지만 아이튠즈의 미묘한 차이를 좁히기 힘들다고 보여진다.
내가 특정곡들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가장 최근에 들었던 곡은 무엇이었는지, 선호도가 어떤지, 어떤곡을 추천해 주는지 하는 모든 음악감상에 대한 요소들이 아이튠즈내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걸 버리기가 힘이든다. (그러나 음악적 취향이 가요위주라면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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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소소한 주변환경 문제다. 며칠전 아내와 걷기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내와 나는 나이키플러스가 지원되는 러닝화를 장만했고 아내한테는 추가적으로 나이키스포츠밴드와 센서(운동화에 넣는)을 장만해 주었다.  아마 아이폰이었다면 센서만 구입하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요즘 나오는 스마트 폰들은 GPS가 장착되어 있어 이를 통해 운동량을 측정해 주는 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나에게 걷기운동을 부추긴 것은 나이키플러스의 홈페이지였고 나와 아내는 그 사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동참하고 싶었다. 뭐 갤럭시가 자체적으로 나이키플러스를 지원하지 못해도 좋았다. 어차피 스포츠밴드만 추가로 구입하면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여기까지는 뭐 그렇다치고 술술 넘어갔다.   그런데 운동할 때 갤럭시를 지지해주는 암밴드를 찾아보다가 아이폰과의 차이점을 좀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아이폰은 그 자체로도 괜찮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와 관련된 거대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 시스템내에서 아이폰과 아이팟은 일관성을 지키면서(다시말해 생태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항행하고 있다는 점을 말이다.
일단 갤럭시를 위한 전용 악세서리와 암밴드 따위는 없었다. 그나마 아이폰 용으로 나온 암밴드 몇가지가 호환될 뿐이었다. 그들도 사용자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아, 그리고 예전부터 벼러왔던 일이 있다. 침대옆이나 책상 한켠에 아이폰이나 아이팟터치의 충전을 겸하는 라디오+스피커를 장만하려는 일이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아이폰/아이팟은 선택의 폭이 넓다. 너무 넓어서 아직까지도 선택을 못하고 있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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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C SR-Luxi 라디오, 충전, 알람, 스피커 및 조명을 겸하는 매력적인 기계다 (25만원선)

지금은 TEAC의 SR-Luxi가 유력 후보로 올라와 있다. 사실 지금 아이폰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사실 별 상관이없다. 지금 가진 아이팟을 위한 것으로 잠시 이용해도 되니까 말이다.

아이폰이 가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은 그 생태계에 있다. 이러한 기기들이 아이폰의 Value를 더 높여주기도 하며 심한 경우는 특정한 기기 사용을 위해 아이폰을 고려하게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애플은 저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팟 독(Dock) 표준에 일관성을 부여해왔다. 대부분의 아이팟들과 아이폰이 같은 커넥터를 보유하고있고 커넥터의 위치 역시 세워놓을 수 있게 항상 아래쪽에 두고 있다.
아마 TEAC의 저 기계를 사면 다음 아이팟, 아이폰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겠지.
아내와 나는 갤럭시s가 네번째 스마트폰이고 지금까지 모두 일관성있게 삼성의 제품을 사용해왔다. M4300, 4650, 옴니아1, 갤럭시s까지 말이다. 훗~ 지금 생각하면 그 기계들이 얼마나 일관성이 없었는가 웃음이 나온다. 이들은 충천과 음악을 듣기 위한 커넥터 규격이 각각 달랐다.
지금도 커넥터 등의 잡동사니를 모아두는 나의 가젯박스엔 그 동안 사용하던 충전기, 커넥터, 젠더들이 넘쳐난다. 그렇게 사모은 주변기기가 이젠 모두 쓰레기가 되었다니 기가막힐 노릇아닌가. 충전기를 꽃는 위치도 모두 달랐다. 4300,4650은 아래쪽에 충전커넥터가 있었다. 옴니아는 왼쪽 옆구리에 있었고 이번에 나온 갤럭시는 심지어 꼭대기에 달려있다.  하하…만약 어떤 주변기기 회사에서 (심지어는 삼성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옴니아 전용 충전+라디오+스피커 가젯을 만들었었다면 그 가젯의 수명은 옴니아의 수명과 같았을 것이다.
위의 두가지 이유를 들어 내가 계속 아이폰을 기다리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사실 이유는 더 많다.
불행하게도 아이폰은 국내에서 아직 반쪽짜리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음악/드라마/영화 서비스와 같은 컨텐츠들을 팔지 못하고 있고 이건 아무것도 아닌것 같지만 음악을 추천받아보고 사보고 한 나로서는 그 편리함과 추천서비스 등이 매우 필요하다. (나는 대부분의 음악을 아이튠즈에서 추천받거나 검색하여 국내 사이트에서 산다) 모바일미 서비스와 게임, 아이북 컨텐츠 등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은 애플 혼자의 노력으로 풀어가기 힘든문제이기도 하다.
아마 이러한 것들이 다소간의 장벽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아이폰을 사는데 주저할 만한 사소한 이유 말이다. 그러나 통신사와 삼성 등이 이 사소한 장벽을 위안으로 삼을 때는 아닌것 같다. 이미 작년말 그렇게 호언장담(그것도 근거없는 자신감 같은걸로 말이다) 하다가 변변하게 수비도 못해보고 파죽지세로 당한 것을 상기한다면 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닥 주목할만하지 못했기 때문에 작년까지는 애플이 그대로 방관했다고 치지만 최단기간내에 50만대를 팔아치운 저력이 애플에게 다소간의 동기부여를 했을 가능성이 있기에 애플이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면 그 기세는 대단할 거라 여겨진다.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4가 두번째 시험무대가 되지 않을까 ?
나는 그저 냉정한 소비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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