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개소문…점점 노골적

By | 2006-07-25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만  이제 드라마는 점점 노골적으로 상업화의 길로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주말에 연개소문의 부친인 연태조가 제갈공명으로 둔갑해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수군 대원수인 건무의  군막을 방문한 자리에서  또  동남풍을  운운하면서  그때가 되면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는  민망한 대사를  뻐꾸기같이 날린데 이어  조의군의 화살 10만개라뇨…

웬 제갈공명의 재림이랍니까…태조 왕건에서도 그 민망함 때문에 허탈해 했었는데 말입니다.

(이건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숲속의 여왕인 갈라드리엘이 반지의 유혹을 물리치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 같더군요)

결국 고-당 대전의 고구려측 총괄이 연태조이며 그의 작전에 따라 영양왕과 을지문덕이 움직이고 있는 판국입니다.  게다가 모든 전투의 주요 역할은 조의군이 담당하고 있구요.   그동안 원작이라고 알려진 유현종씨의 소설과도 판이한 양상입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아예 모티브만 고구려에서 따왔다고 하고 내용은 몽땅 환타지 소설로 꾸미는게 나을 듯 하군요.

정말 미쳤습니다… 드라마의 시청률과 재미를 위해 역사를 자의적으로 꾸며내고 있는게 너무 못마땅합니다.

장희빈이나 한명회 얘기라면 여러번 다뤄왔고 충분히 알려진 얘기라서 오히려 괜찮았을 텐데

잘 알려져있지 않았던 고구려의 역사를 처음 다루는 자리에서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제가 믿었던 역사자문단의 김용만 선생이 얼굴에 먹칠을 할 판이군요.

(이제는 어차피 역사자문단의 얘기는 허공의 메아리가 되었다죠 ?)

이환경 작가와 SBS는 오히려 역사자문단이라는 것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시청자들에게 객관성을 강조하는 듯 하여 더욱 괘씸합니다.   중간에 해설자가 간간히 이러저러한 역사적 문헌을 소개하면서 근거를 제시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 제일 짜증납니다.    그것이 마치 시청자에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한다는 간접적인 전술이니까요. 

후에 영류왕이 되는 건무를 처음부터 네거티브하게 그리고 있는 것도 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이 거의 모두가 모아니면 도로 그려지는 것도 그렇구요. 

다음에 나오겠지만 삼국지가 계속 패러디 된다면 건무가 장산군도에서 수나라 해군을 물리칠 때 바람이 바뀌어 화공으로 그들을 섬멸하기라도 한다면 가장 허탈할 것 같군요…

네티즌들이 말하는 계백의 장판교씬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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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연개소문…점점 노골적

  1. bluedrim

    김용만 선생님…예전에 강의 한번 들었는데…참 재미있고 유익했었습니다..
    연개소문은…어차피..픽션인데…작정하고, 무협드라마 만드는것 같습니다…–;
    군사 10여명 공격하고 후퇴하는 신에…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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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 전 김용만님의 책만 읽었었는데 다음에 보니 까페에서도 활동하시더군요. 최근들어 까페글들을 일단 열심히 보고는 있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무협드라마로 가는 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만약 화살 10만발이 필요했더라면 요동성,백암,건안,안시,오골,신성, 개모성 등 근처의 성에서 징발을 했더라도 그 정도는 나왔을 겁니다.
      그래도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영양왕이었는데 회가 거듭될 수록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왜 일까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bluedri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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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별바람

    뭐 국내 드라마들은 역사를 주제로 했던 뭐를 했던간에 제대로 된 작품 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걸핏하면 판타지에 이혼에 원수집안에..어쩌구 저쩌구…어차피 시청율에만 얽매이니 진실된 역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거지요.

    그나저나 삼국지 너무 배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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