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리 브룩하이머’하면 딱 지정된 기대치가 생긴다.  그리고 그는 딱 그정도는 지켜낸다.   그게 그의 장점이다.    그의 영화에 어느 정도 길들여지고 나서는 항상 그래왔다.   그래서 나는 진주만이나 아마겟돈 뿐만 아니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내셔널 트레저, 나쁜녀석들,  콘 에어, 더 록을 보면서 눈도 깜짝하지 않았었다.    

멋도 모르고 봤던 (누가 감독이고 제작자인지 모르고 본) 나쁜녀석들 1탄은 오히려 매우 좋기까지 했다.   탑건이나 플래시댄스 같은 영화는 중-고교를 거치면서 얼마나 인기가 있었나 ?    내가 볼때땐  오히려 지금의 제리브룩 하이머가 예전만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코요테 어글리는 정말 의외였다. (좋다는 얘기임. 나도 좋아하고 아내도 좋아함)

여기까지가 평소 내가 생각하는 제리 브룩하이머이다.  

그는 주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주위의 평이 어떻든 간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들게끔 하는 영화의 제작자이다.   그렇지만 엉청난 감동을 몰고오거나 영화사에 길이 남으며 내가 기억하는 평생의 영화 100선에는 거의 한편도 올리지 못할만한 감독이기도 하다.

그의 블록 버스터는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만큼 압도적이지 않지만  빈 디젤이 주연한 리딕과 같이 대참패한 적도 없다.   그게 그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뛰어난 장점이기도 하다. 

야구선수로 따지면 홈런은 한시즌에 10개 정도때리고 실책은 거의 하지 않지만 타격도 항상 2할6푼 정도를 쳐내고 부상당하지 않는 평범한 2루수 인것 같이 말이다.   그러나 그런 선수가 감독에게는 얼마나 중요한가.

3할에 홈런 30개의 스타플레이어를 유지하는 것보다 맘 편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토요일에 본 캐리비안의 해적이 딱 그정도였다.   처음 이 시리즈에 조니 뎁을, 그것도 해적 두목으로 출연시킨다고 해서 나 역시  그게 맞을까 ? 하고 생각했지만 역시 조니 뎁은 조니 뎁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배역으로 맡아온 희극적인 인물이 이 영화에서도 맞아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

같이 주연을 맡은 올랜도 블룸이나 키이나 나이틀리는 게다가 아직은 조금 부족해 보이기 때문에 조니뎁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이 영화는 해적영화는 실패라던 공식을 깼단다.  (나는 아직도 진홍의 도적을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더니 내친김에 3편까지 예고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비록 이야기의 조직력이 꽉 짜여진 맛은 여전히 아쉽지만 앞서 말했듯 딱 제리 브룩하이머에 걸맞는 만족도를 선사하기 때문에 찬사를 보내거나 욕설을 퍼부을 일은 없었다.   

블록 버스터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2억달러를 썼는데 이게 왜 2억달러나 들어갔는지 의심스러울 때다.  그러나 제리 브룩하이머는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썼는지 일목요연하게 잘 보여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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