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4개중에 맨앞의 햇국수와 맨뒤의 우리밀 햇국수만이 맛있다.

결혼 6년차에 맞벌이 부부이다 보니 집안일과 조리에는 웬만큼 손맛이 붙어갈 무렵이다.   이제는 마트에 가도  싼것과 비싼것을 심판할 줄 알고  대강의 눈썰미로 채소와 생선의 선도를 구분하며 피해서 사야할 단무지와 두부가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아내가 주로 메인요리를 담당한다면 나는 주로 밤에 먹는 면류와 각종 주전부리를 담당한다.   사실 면을 손에 댄것은 거의 25년전의 일로 그만하면 4반세기를 끓여왔으니 이제 내뜻을 밝힐때도 되었다 싶어 오늘 내가 즐겨찾는 햇국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즉석 쫄면과 냉면, 국수에 수도없이 속아서 누가 뭐가 맛있다 해도 안믿게 되었을 무렵…  팀선배의 지긋한 권유에 노트북 가방에 햇국수를 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햇국수에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주고싶다.

햇국수는 대개의 명작이 그러하듯

맛이 꾸며낸것 같지 않고 자연스러우며

단순하면서도 깊고

높은 가격대 성능까지 갖추었다.

게다가 밤늦게 먹는 라면이 다음날 장렬한 속쓰림과 붓기를 제공한다면

햇국수야 말로 담백하면서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정말 우리의 맛인 것이다.

2000원에 4인분이 제공되니  신라면보다도 저렴하다.

조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면은 삶으면되고 장국은 끓는물에 풀어 휘휘 저어주기만 하면 끝이다.

그리고 말아먹으면 끝인 것이다.

이렇듯 간단한 요리이기에 더 높은 내공이 필요함은 말할나위 없다.

이미 장국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 면을 삶아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고수들의 추천사항을 두루 시전하였지만

역시 찬물 세번붓기가 가장 좋았다.

국수는 넉넉한 물로 센불에서 삶는것이 좋다.

물이 끓기 시작했을 때 면을 넣고 첫번째로 끓어넘칠때 불을 줄이지 않고 찬물 반컵을 붓는다

그리고나면 면들이 다시 고요해 지는데 같은 방식으로 불붓기를 3번 지속하고 4번째 끓을때 재빨리 불을 끈다.  이정도의 시간이 대략 2-3분이다.  (시간이 지체될것 같으면 불붓기를 2회로 줄여도 된다)

재빨리 불을 끈 후 중요한 것은 빨리 찬물에 씻어 내는 것이다.

급속하게 면을 냉각시키는 것이 쫄깃함을 유지하는 비결이기 때문에

뜨거운물을 재빨리 따라내고 찬물에서 면을 헹군다.

이때 두번째 비결은 면에 남은 전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빨리 헹구되 손으로 비벼가면서 면발을 제대로 씻어줘야한다.

단지 물을 흘려 보내는것 만으로는 부족하며 손으로 부드럽게 빨래를 하거나 쌀을 씻듯

비벼서 씻어줘야 한다.

마지막에는 국물온도와 맞추기위해 따뜻한 물로 헹궈서 면을 넣었을 때 국물전체가

차가와지는 것을 방지한다

세번째 비결은 물기제거이다.

면을 손바닥으로 몇번이고 지긋이 눌러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많은 면을 국물에 섞으면 그만큼 맛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면을 끓는물에서 꺼낸후 헹궈서 국물에 넣기까지가 1분미만이다.

여기에 고추다대기나 고명을 얹는 것은 각자 취향인데 고명은 오히려 맛을 반감시키는 것 같고

고추다대기 정도와 김치가 최상으로 어울리는 것 같다.

햇국수의 자매품이라 할 수 있는 우리밀 햇국수는 국물은 그대로이고 면만을 특화시킨 제품인데

이 역시 햇국수와 맛이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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