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MOM! 혼다 - 이 친구 오늘 완전 크레이지 모드였다. 몸값좀 오를듯

사실 이번 일본대표팀은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일단 월드컵이 시작되기전부터 언론과 네티즌들에게 죽어라고 두들겨 맞는 모습이 약간 안스러웠는데다가 안방에서 최대의 라이벌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에 2:0으로 발려버리는 (그것도 월드컵 출정식에서) 굴욕까지 당했으니 그들에게는 더 이상 잃을 것이 한줌도 남아 있지도 않았다.

지난 카메룬전 직전까지 나는 일본에 대해 두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해봤었다. 하나는 계속 그 참패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이상 잃을 것 없는자로서 홀가분하고 후회없이 모든걸 경기에 쏟아 붓는 모습이었다. 카메룬 전이 그랬다. 그들은 대회 최악의 경기라고 불릴만한 동네축구를 했지만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대회전부터 4강에 가겠다고 했던 오카다 감독에 대한 나의 시선은 이런것이었다.

‘저 아저씨 뭔가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있는 4차원이군~ 제끼자’

그렇다. 오카다 감독은 내 생각엔 거의 4차원 세계의 감독인것 같다. 그래서 사실 일본팀의 감독인데도 별로 미운 생각이 안든다. 네덜란드전에서 선전하고 1:0으로 졌는데도 마치 베트남에게 진 감독처럼 뿔이나서 훽~ 하니 퇴장해 버리는걸 보고 확신했다.

일본의 경기력과 조직력은 카메룬-네덜란드 전을 거치면서 점차 나아졌고 완성되었다. 그래~ 오카다 감독이 바라는 포메이션과 움직임이 바로 이런거였군… 덴마크전 전반전을 보고 느낀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혼다의 무회전 왼발 프리킥 득점순간~ 정말정말 대단한 골~~아름다웠다~

수비를 두줄로 촘촘하게 박아놓고 상대방 공격진이 패스할 곳을 찾지도 못하게 만들어 놓은다음 어설프게 올라온 크로스나 전진패스를 차단하여 그대로 밀고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공격이 차단당한 그 순간부터 다시 수비진을 압박진영으로 바꾸어 상대방을 압박하다가 공격을 재차 끊어 내거나 빠르게 수비로 돌아온다.

후우~ 정말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일인데… 일본팀은 2006년 호주전과 달리 그 일을 해낸거 같다. 네덜란드에서 뛰어다닌 체력을 보니 보통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덴마크는 자신 만만하게 나왔지만 일본의 끈질기고 빠른 공격과 수비에 당황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혼다와 엔도에게 각각 이번 대회에서 가장 멋있는 골이라 할 수 있는 연속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일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자신있게 덴마크를 밀어붙이고 있다.  전반전 2:0 !!

덴마크에겐 세골이 필요하고 오늘 여러차례 기회를 놓친 욘 달 토마손은 지난번 경기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이제는 퇴장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도의 두번째 프리킥골, 이제 프리킥은 아시아에 유학해야 할듯

후반들어 덴마크는 당연히 모아니면 도의 공격적인 선수교체를 감행한다.  그러나 토마손을 제외시키지는 않았다.  그 부분은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토마손은 결정적인 기회를 한두번 더 놓쳤을 뿐만 아니라 귀중하게 얻어낸 페널티 킥을 실축하고 (결국 흘러나온 것을 넣었지만) 이 과정에서 본인은 무릎부상까지 당하면서 교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덴마크는 실질적으로 10명이 뛰게 된다.

한골을 따라붙은 상황이었으니 당연히 맥이 빠지는 일이다. 일본은 후반 20분이 넘어가자 완전히 수비모드를 발동했는데 뒷문을 제쳐두고 나온 덴마크에 역습을 가해 결국 3:1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만들어내고 경기를 끝내게 된다.

믿어지는가? 덴마크를 상대로 3:1이라니 ~

일본의 냄비들이 얼마나 한국과 비교해대며 난리를 칠지 눈에 선하지만 난 일본대표팀 자체는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더티한 경기를 하면서 이기는 건 내가 가진 온갖 욕을 동원하여 야유를 보내겠지만 경기력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팀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차례 결정적 기회를 날리고, 페널티킥 실축하고 부상까지 당한 토마손~일본용어로 전범

오늘 일본의 상황을 보니 어째 구도가 2002년과 닮아있다. 우리가 먼저 게임에 들어가고 일본을 지켜보는 식으로 말이다. 그때는 그랬다. 우리도 잘하고 있었지만 일본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까봐 그걸 더 걱정하는 눈치….ㅎㅎㅎ 그게 사실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서로에게 말이다. 그래서 각자에게 지지 않으려고 더 힘을 냇던 것인데 일본 역시 그리스를 이긴 한국을 보고 카메룬전에 자극을 받았고 16강에 진출하는 것을 보고 자신들 역시 결코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내놓았다.

아마 16강전에 임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오늘의 일본경기가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를 더 하자면 난 일본팀, 감독, 언론, 선수들이 이런저런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를 자극하는 것을 정말 싫어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싫은것은 유럽과 남미팀, 언론 들이 일단 아시아팀이라고 하면 잡아놓은 물고기를 만난것 처럼 좋아하고 깔보는 언행이다. 비록 우리가 아르헨에게 ‘발리는’바람에 그게 좀 억울했지만 그리스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것을 보고 그들이 뭔가 느꼈으면 했다.

덴마크전 이전에 벵거감독이 당연스레 덴마크팀에게 승산이 있는 것 처럼 얘기한 것도 일본이 보란듯이 덴마크를 힘으로 눌러버렸다. 자~ 이제 어쩔텐가

16강전에서 우리와 일본은 각각 남미팀들을 상대하게 되었다.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말이다. 아시아 팀들의 도전은 이제부터다. 이제 메이저 팀들을 잡아내고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달라. 이런 절호의 기회는 없을거 같다.

이번 월드컵이후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축구를 한단계 격상시키기 위해 발전적인 협의와 조치가 있으면 한다. 이젠 예전처럼 한일전이 외나무 다리 싸움이 아니길 바란다~

오늘 정말 잘 싸웠다 일본~

P.S – 내 입에서 일본축구를 칭찬하는 말이 계속 나오다니 나도 좀 묘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가 추격골을 넣었을때 더 좀 넣어도 상관없다는 소리가 내안에서 들렸다

– 일본사람들이 우리와 그리스전을 보면서 느꼈을 그 오묘한 심정이 뭔지 알거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재까지의 16강 대진표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