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vs 이탈리아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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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상대로 두골씩이나 넣은 슬로바키아의 비텍~ 승리의 주역

이탈리아가 떨어졌다 ! 그것도 월드컵 처녀출전국이자 F조 최하위로 처져있던 슬로바키아에 졌다.

이로써 2006년 독일월드컵 1-2위팀이 모두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이탈리아의 리피 감독은 가투소와 디 나탈레를 선발로 내보내며 변화를 모색했다. 카투소 카드를 꺼내든 것은 확실히 슬로바키아의 중원을 쓸어버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슬로바키아는 작정하고 나온 듯 지난 경기들과 달리 이탈리아를 철저하게 압박하며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보였고 급기하 전반 24분경 미드필드의 압박을 분쇄하고 중앙으로 침투중인 비텍에게 패스가 공급되면서 비텍은 정확하게 이것을 왼쪽으로 깔아차넣어 선취득점에 성공한다.

슬로바키아의 바이스 감독은 자신의 아들인 바이스를 제외시키고 두경기 연속 막판에 교체투입된 스토크를 선발 출전시킴과 동시에 게임메이커 함식을 좀 더 공격적인 위치로 끌어올리면서 이탈리아를 맞이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카드가 성공했다.  함식은 지난 경기와는 달리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흔들면서 슬로바키아 공격에 활로를 뚫었는데 노쇠한 아주리의 수비수들은 전방부터 압박하며 밀려드는 슬로바키아의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감당하기에 벅찬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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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등장한 가축소 ...그러나 이제 늙었구나 후우~

리피 감독은 후반전들어 중원장악에 실패한 젠나로 가투소를 불러들이고 퀴아그릴레라와 (웬 이름이 이렇게 쓰기 어려운지) 마지오를 후반시작과 함께 투입하고 후반 10분경 최후의 카드 피를로를 투입한다. 피를로가 투입되자 이탈리아는 이전과 확연하게 다른팀으로 탈바꿈했다. 갑자기 중원의 패스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압박에 묶였던 데로시에게 빈공간이 생겼으며 최전방을 파고드는 디 나탈레와 퀴아그릴레라에게 더 많은 찬스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느낌도 잠시뿐이었다.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얻어낸 함식이 이탈리아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으나 수비가 다시 함식쪽으로 높게 걷어낸다. 함식은 떨어지는 볼을 잡지도 않고 땅에 거의 깔리듯 다시 크로스를 날렸고 오른쪽 골포스트 근처를 파고들던 비텍이 볼의 방향을 돌려놓으며 다시한번 골을 성공시킨다

이때가 후반전 중반쯤이었으니 사실 이쯤 되었으면 이탈리아는 그대로 무너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극장은 여기부터 시작된다. 이제부터 세골이나 더 터져야 하니 말이다. 피를로가 들어간 후 질서정연해진 이탈리아의 공격이 계속 빛을 발하기 시작, 오른쪽에서 시작된 퀴아그렐레라의 돌파와 2:1패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슈팅을 골키퍼가 선방해냈지만 왼쪽에서 대기하던 디 나탈레에 공이 넘어가며 무방비 상태의 슬로바키아 골문을 드디어 열어젖히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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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피를로...그가 부상만 아니었다면 예선전 결과는 달라졌으리...안타깝구먼

반대쪽 경기가 거의 0:0 무승부로 마감될 분위기였으므로  이탈리아는 한골만 더 넣으면 2:2 무승부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첫골을 계기로 후반에 투입된 퀴아그렐레아의 크레이지 모드가 시작되는데 단 몇분 후 그는 이번엔 왼쪽에서 혼전중 흘러나온 볼을 골키퍼가 나온 사이에 강력한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안에서 지키던 리버풀의 스크르텔의 무릎에 맞고 나오고 만다 (논란거리가 될 부분 1)

요 장면이 있은지 또 몇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왼쪽을 파고 들던 디 나탈레가 수비수를 벗겨내며 낮고 빠른 기가막힌 크로스를 악마같이 정확하게 문전 중앙에 선 퀴아그렐레아의 발앞에 배달하고 그는 지체없이 골망을 흔들어 버린다. (선심은 그의 등 뒤에서 기를 펄럭이고 있었다) -.-

이건 아무리 다시봐도 오프사이드라 하기 힘든 그런 상황이었지만 이탈리아는 계속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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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장면..스크르텔이 문전 안에서 골을 막아내고있다.

정규 시간이 5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반전에 가투소의 스터드로 무릎이 찢겨나갔지만 (정말 꿰메야 할 정도로 깊숙한 상처였다 -.-) 투혼을 발휘하며 계속 뛰었던 스투루바를 대신해 코푸넥이 들어오는데 이번엔 이 친구가 일을 낸다. 이탈리아 오른쪽 사이드 라인에서 던지기 공격을 시도하던 슬로바키아는 저 멀리 뒤에서 전속력으로 뛰어들어오는 코푸넥에게 멀리 던지기를 시도하고 이탈리아의 수비진은 갑자기 등장한 코푸넥을 모두 놓치며 골키퍼와 1:1상황을 허용, 코푸넥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정교한 로빙슛으로 거의 경기를 결정지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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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푸넥의 쐐기골~!! 이걸로 침몰

인저리 타임은 4분… 두골차의 상황… 아무리 이탈리아라 해도… 이건 좀 무리지 않나 싶었던 그 순간

슬로바키아 진영을 압박해 들어가던 퀴아그렐레아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코푸넥이 했던 것 보다 더 어려운 로빙슛을(그것도 먼 거리에서)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정교하게 꽃아넣는 순간~!!

인저리 타임은 2분이 지나갔고 이탈리아 선수들은 모두 벤치에서 일어났으며 그때부터 전 선수가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나서 이런저런 시간끌기로 6분정도가 지나갔을 무렵 거의 마지막에 이탈리아는 슬로바키아 오른쪽에서 드로잉 공격을 얻어내고 무려 20명의 선수가 슬로바키아 문전으로 집결한다.

미친듯한 던지기는 혼전을 거쳐 슬로바이카 왼쪽 골문앞으로 넘어가는데 거기에 페페가 대기하고 있었다. 거의 오픈된 상황으로 !!!

그러나 페페의 슛은 빗맞고 말았고 경기는 종료된다

정말 마지막 20여분은 미친듯한 경기, 인저리 타임은 극도로 숨넘어가는 긴장감이었다.

휴우~ 마치 납량특선 영화를 보는듯…

이렇게 이탈리아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대편의 경기는 결국 파라과이가 뉴질랜드와 비겨 1위가 확정, 2위는 슬로바키아가 차지하였고 이탈리아는 승점 2로 프랑스와 같이 조 최하위를 차지해 버렸다.

어제 미국전의 극장보다 한단계 수위가 높은 극장….후우~ 이탈리아를 응원했는데 탈락해서 아쉽고 이런 살떨리는 경기는 언제나 환영이다… 도대체 그냥 넘어가는 조가 없구나 이번 월드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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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바로의 시대는 이제 가는구나...

경기후 단평 –

이탈리아는 아무래도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이번 월드컵 이후 일단 팬들과 언론으로 부터 몰매를 한차례 맞고난 뒤 개편에 들어가겠지 싶다. 토마토 세례에 대비해 입국할때 조심해야 할듯 …

16강전 최대 빅매치 중 하나인 네덜란드-이탈리아 전은 이것으로 성립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슬로바키아에 매우 만족할 듯…만약 일본이 올라간다면 16강에서 맞붙는 파라과이가 싫지만은 않을것이다. (그러고 보니 은근 일본의 매치업이 우리랑 계속해서 비슷한거 같다 예선전 3경기도 그렇고 말이다)

파라과이/뉴질랜드 경기는 이탈리아 전 때문에 1분도 못봤는데 슈팅수 17:4, 유효슛 5:0인거 보니 파라과이가 일방적으로 뉴질랜드를 몰아붙인 듯 하다. 그래도 뉴질랜드는 이탈리아 탈락에도 일조했고 처녀출전에서 1패도 안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상하게 뉴질랜드도 같은 아시아 팀같이 마음이 간다. 다행히 아시아 팀들의 전과가 좋은 편이다. 호주도 승점 4, 우리도 4, 뉴질랜드 3으로 북한정도를 제외하고는 조 최하위 팀은 없을 것 같으니 그정도면 선전한것으로 보인다.

슬로바키아가 이탈리아를 이긴다는 생각은 단 1%도 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조건에 놓여있었던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게 발목을 잡히면 잡힐까 이탈리아는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결국 잉글랜드가 승리하는 것을 보고 더욱 확신했었는데 슬로바키아가 벼랑끝에서 대어를 낚았다.

게다가 오늘의 그 투쟁심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남은 스페인도 후들후들 떨고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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