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단상 ④

By | 2010-06-21

1.

미친걸로 들리겠지만 난 항상 월드컵 전경기를 다 보려고 노력한다.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이 대회는 나같은 축구팬에게는 정말 신나는 기간이다. 예선을 통해 잘한다고 검증된 32개의 팀과 736명의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구경할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같은 사람을 위해 모든 경기가 시간차를 두고 (예선 마지막 경기만 빼고는) 겹치지 않게 중계가 되는 데다가 퇴근이후 씻고 밥먹고 한숨 돌린 후 새벽까지 진행되니 모든 타이밍이 나로서는 완벽히 맞는다.
이런 경기가 한달동안 거의 매일 이어지니 어찌 신나지 않겠나.  그러나 체력에도 한계가 있는 법, 대회가 중반을 넘어 8강전정도 가면 잠을 못잔 티가 확연하게 난다. 회사내에서도 아는 사람들은 월드컵 기간 중 인사가 ‘어제 또 축구봤냐’ 는게 보통이다. ‘그러다 죽는다’며 걱정하는 친구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예선 2라운드가 중간정도 진행된 지금까지 전 경기는 보지 못했고 그래도 2/3정도는 본거 같다.  28년간 월드컵을 보면서 내가 우승팀이나 4강팀을 정확히 맞춘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내가 그걸 다 맞춰냈다면 아마 대회는 재미없었으리라~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말이다)
이번 대회는 쉬우면서도 제일 어려운 거 같다. 며칠전 16강 예상 포스팅을 보시라. 1라운드가 다 끝났는데도 예상이 맞지 않을 거 같다.
2.
차두리, 염기훈, 기성용 등에 대한 월드컵 선발, 출전 논란을 보면서 혈연문제까지 등장하는 기사를 보니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3.
나이지리아전 예상을 해본다면 난 딱 반반이라 생각한다. 관건은 당일 경기 컨디션에 달려있고 경기운도 작용할 것 같다. 지난 그리스전을 앞두고도 같은 말을 했었는데 이런 경기는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완승이나 완패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 전형이나 전술보다도 말이다.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도록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변수를 조작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컨디션이 나쁘거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변수를 투입함으로써 말이다. 내일 경기에서 4:2:3:1전술을 사용하든 4:4:2를 쓰던 그건 그렇게 영향을 미칠것 같지는 않다. 백중세의 경기이므로 분위기나 컨디션이 승부를 가르겠지.
설마 비기는걸 가정해서 수비적으로 나서진 않겠지 ? 그러다 야쿠부같은 애들한테 걸리면 한방에 훅간다
4.
브라질/코트티부아르전 심판은 좀 너무하긴 했다. 일단 파비아누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손으로 볼을 건드리면서 골을 넣었는데 그걸 인정한 점이나 카카에게 옐로카드를 두번이나 연속으로 준 점이나 말이다. 이 외에도 중간중간 이해되지 않은 잔실수 퍼레이드 였는데 경기력에서 브라질이 월등했기 망정이지 안그랬더라면 정말 승부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 심판이 될뻔했다.
아마도 16강전부터는 주심으로 나서지 못할듯…
5.
정대세가 오늘밤 골을 넣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북한이 포르투갈에 고추가루를 제대로 뿌려줬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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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월드컵 단상 ④

  1. indy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0^

    2주 후에 열릴 세미나에…
    참여자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유니폼을 입고 오게 하는 재미는 어떨런지요? ㅎㅎ

    생각만 해도 즐거운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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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첫번째 강의때가 생각나네요~ 리버풀,제라드의 져지를 입고온 분이 계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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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ndy

    고맙습니다. 기억해 주셔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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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그 져지가 아주 좋아보였거든요 ㅎㅎ 전 맨유팬도 아니고 리버풀 팬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라 아직도 져지가 없어요 ㅋㅋ 토트넘 로비 킨 져지를 시도했다가 그 친구가 임대되는 바람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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